[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최근 대한장애인체육회 남북장애인체육교류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김진혁 원장(한의사)으로부터 위원으로 위촉된 계기 및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본다.

Q. 남북 장애인 체육교류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소감은?
“최근 개최된 대한장애인체육회 ‘2020년 제1차 남북장애인체육교류위원회’ 회의에서 박진영 위원(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이영종 위원(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장)과 함께 신규 위원으로 위촉됐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가 하나로 갈등을 줄이려면 스포츠나 문화 교류가 많아져야 한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또 한의사로서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막내 위원으로서 할 수 있는 역량을 다해 남북교류와 남북평화에 도움이 되고 싶다.”
Q. 위원으로 위촉된 계기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국제 4개국 배구대회,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동아시아컵 5개국 탁구대회 등에서 남측팀 전속의로서 남측 선수나 북측 선수단을 치료하고 남·북한 교류 국제경기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돼 남북교류위원회 위원장의 추천으로 임명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외에도 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패럴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남북 단일팀 합동훈련이 진행된 북경에서 탁구, 수영 등 전 종목 선수 및 대회 관계자들에게 경옥고와 파스, 소화제 등 상비약을 지원한 적도 있다.”
Q. 여러 대회에 참가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국제배구대회에서 북한의 에이스라 불리는 전경호 선수는 연습 내내 허리 통증을 호소했는데, 당시 제가 남측팀 한의사로 치료를 했다.
평소 요추 3〜4번에 디스크 증상이 심했고, 장요근 근육을 운동하다 다쳐 호텔에서 추나요법과 침구·부항 치료 등을 진행하는 한편 경기장에서는 사혈과 스티커침 치료를 병행,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이틀 전에는 잘 걷지도 못했는데, 치료 후 점프하는 데도 무리가 없는 등 경기를 잘하게 됐으며, 남측 이예림 선수와 함께 전경호 선수가 나란히 MVP를 수상하기까지 했다.
북한측 팀닥터와 전경호 선수는 대회 종료 후 직접 찾아와 북한 개성 고려 인삼, 구기자차 등을 선물하는 등 훈훈함을 줬는데, 북한체제에 있어 남측이 보여준 선의(善意)에 대해 감사표시하는 이번과 같은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라고 체육계 관계자들이 전해줬다.
지금도 (그때 받은 선물을)집에 잘 전시해 두었고, 고려인삼·구기자차는 참 맛이 좋았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남아있다.(웃음)”
Q. 선수들을 돌보면서 느꼈던 한의학만의 장점은?
“우선 국제경기는 연달아 열리는 탓에 선수들은 쉬는 시간 이후 바로 연습에 들어가야하기 때문에 부상이 발생하면 즉시 치료해주고, 경기 중에도 쉬는 시간 중간중간마다 처치와 함께 근육 피로를 풀어줘야 한다.
이때 침이나 사혈, 파스, 스티커침 등은 매우 강력한 치료도구가 된다. 동시에 염좌나 근육피로, 쥐가 나는 등의 경우, 선수들의 경기력 회복에 즉시성·즉효성이 매우 뛰어나 스포츠에도 한의학에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이 정말 많다고 생각된 순간들이었다. 보다 많은 한의사들이 이러한 분야에 더욱 관심을 갖고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향후 어떠한 활동을 하게 되며, 개인적으로 위원으로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될 수도 있지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회의 성공적인 마무리로 인해 오는 10월 평양에서 ‘제2차 아시안 피스컵 대회’ 개최가 예정돼 있으며, 대회 개최에 대한 북측의 확답도 있었다고 한다. 또 현정화 감독과 남측 팀닥터로 참여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동아시아 5개국 탁구대회도 성황리에 끝나 다른 국가의 순환 개최가 논의되기도 했다.
앞으로 남·북한 스포츠 교류에 남측 한의사로서 선수들과 남북 교류에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또한 여러 대회에 참가하면서 북측 팀닥터들과도 여러 차례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남측의 스티커침·압봉침·뜸·부항 등을 비롯한 의료장비 등을 북측에서는 잘 보지 못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남북간의 단절이 오래되면서 의료기기 등이 많이 바뀌어진 것도 있는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북측 한의사들과 남측 한의사들이 모여 의료장비나 진단기기, 치료법 등 상호간에 달라진 한의학적 부분에 대해 논의를 진행해 서로 이해하고 교류하는 계기가 생겼으면 한다.”
Q. 남북 교류 이외에도 사회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일들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교육청에 손세정제를 기부한 것을 비롯 △YWCA 미혼모 여성들 대상 산후보약 지원 △가정폭력피해아동 지원 △문화취약계층에게 영화, 연극 관람 등 문화나눔지원 △대전보훈청 제휴병원으로 독립유공자 및 국가유공자 한약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대전·청주·세종 지역에 취약계층 한약지원 △사랑의 열매·초록우산재단 의료지원활동 △대전도로교통공단과 대전시내 교통사고 다발지역에 노란발자국 설치 사업지원 △포항 지진사태 지원 △강원도 산불지원 △대전봉사체험교실 장애인 의료지원 △탈북민 의료지원 등과 같은 활동을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대한민국은 너무 힘든 경쟁국가여서, 각 시민사회 스스로 서로서로 안정망이 되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동시에 우리들이 밥먹고 생활하는 일생의 모든 생활과 우리가 하는 의료행위도 다들 누군가의 배려로 할 수 있는 일상생활이자 사회생활이다. 항상 서로 감사하고 배려하고 살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이뤄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사회소외계층들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개인적인 생각으로 만약 통일이 된다면 북한을 넘어서 남측 한의사들이 외국으로 진출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더 많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남북 교류와 장애인체육 문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응원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