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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4000명 증원’ 정부안 부족…5000명으로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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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행정

‘의대정원 4000명 증원’ 정부안 부족…5000명으로 늘려야

시민사회·보건의료단체, 정부 의대 증원 방안 토론회 개최
현행 의대 교육과정으로 공공의료인력 양성 한계
일차의료·지역의사 강화하기 위한 별도의 체계 필요

공공의료.jpg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공공의료 확보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의대 정원 4000명 증원은 향후 의료 공급과 수요의 전망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며, 권역별 공공의대 신설을 통해 지역별 의료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노총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보건의료단체연합, 공공병원설립운동연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공공운수노조 등 시민사회단체와 보건의료 분야 전문가들은 31일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공공의료 의사는 어떻게 양성해야 하나’ 토론회를 열고 △중장기 의사인력 필요수요 공급체계(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 경실련 보건의료위원장)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의사 양성 방안 (나백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 주제의 발제와 토론을 진행했다.

 

김진현 교수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의료이용량의 급팽창, 지역간·부문간 불균형, 공공의료인력 부족, 의료산업의 성장 등의 이유로 의사 공급이 부족해졌다면서 취약한 공공의료, 인구고령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을 고려해 의과대학 입학정원 규모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 정부의 정책을 반영하면 증원된 의사 인력은 2025년에 졸업하는데, 이 인원이 최소 5000명은 돼야 중장기적으로 수급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며 “입학정원이 부족하면 공급 부족 해소를 위해 환자의 희생, 사회적 비용 증가 등의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기존 소규모 의대의 정원을 100명 수준으로 증원하고, 수도권·충남권·호남권·영남권 등 권역별로 100~150명 규모의 공공의대와 의학전문대학원을 신설해야 한다고도 했다.

 

현재 한국의 의사수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60%에 불과하지만 의사소득비율은 2~3배로 지역의 공공의료 의사수급이 취약한 상황이다. 도 단위 보건소 의사 소장 비율도 22.7%로, 특별시나 광역시의 84%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현행 예방의학 교육, 공공의료 현장과 괴리

 

나백주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지역의 공공의료 체계 부족을 지적하고, 현재의 부족한 의사 수를 공공의료 수행에 필요한 의료인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교수는 “문제는 세부 임상분과 전문의를 양성하는 현행의 의대 교육과정에서는 제대로 된 공공의료 의사를 양성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공공의료 관련 내용이 다수 들어 있는 예방의학 교육이 공공의료 현장과 괴리돼 있고, 그나마도 기존 임상교육과정 때문에 수업시수도 확보하게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지역의사 양성제도는 기존 의대 교육과정의 이런 한계를 인정하고 있지만, 광역지자체가 장학금을 부담하게 하는 방안 외에는 특별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호주의 경우 의대 지원을 위한 평가에 의사의 취약지 근무 여부 등 공공의료 기여도를 중요한 평가항목으로 두고 있으며, 일본은 별도의 의대 교육시스템을 마련해 학부부터 현장 위주의 실습 교육과 의료 술기 등 전문성을 기르도록 하고 있다. 미국의 공중보건장학제도 역시 공중보건장학생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취약지 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에게 동기부여를 한다.

 

나 교수는 지역의사를 양성하는 방안에 대해 “먼저 새로운 의과대학으로 지역공공의료 양성을 시작한 뒤, 여기서 나온 성과를 기존의 의대로 확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한편으로는 지역공공의료인력 관리체계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서 및 산간지역 등 지역 특성에 따라 질병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지역 특성에 맞춘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하고, 전국을 3~4개 권역으로 나눠 새로운 공공의대를 신설해 맞춤형 공공의학교육을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공공의료 확충 위한 인력 필요” 한 목소리…“양적 확대는 무의미” 반론도

 

발제 이후에는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이동우 공공운수노조국장, 원용철 공공병원설립운동연대 대표, 경창수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장,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오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김헌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 보건의료정책관의 지정 토론이 이어졌다.

 

조동찬 기자는 “OECD 등 다른 나라의 사례에 빗대기보다 우리의 실정에 맞는 의료체계를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공공의료 확대가 공공의료 강화를 의미하지 않는 만큼, 지금의 의료취약계층이 양질의 병원에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거나 의과교육과정에 인성교육을 추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동우 국장은 “로스쿨이 도입된 후 국민들은 ‘동네 변호사’를 보다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의 현실은 예상과 달랐다”며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의료 인력 증원이 로스쿨 제도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용철 대표는 “대형병원 중심의 의료체계와 지역불균형 등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의료 확충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쏟아내는 대책은 양꼬 없는 찐빵”이라며 “공공의료 확충을 전제로 해야 지역의사 양성대책이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창수 회장은 의료사회협동조합의 가장 큰 난관이 의료인 확보 문제였다면서 “의료도 교육과 같이 전 국민이 평등하게 누려야 할 권리”라며 “의사도 교사처럼 양성할 수 있는 공공의대를 만들고, 광역단위로 순환근무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진한 국장은 “현재 정부 정책은 사립의대와 민간병원의 수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의과학자 양성’ 목표는 정부 의료 상업화 정책의 일환”이라며 “코로나19로 촉발된 의사증원 논의인 만큼 공공의료기관을 늘리고, 공공의료인력 양성에서는 의사보다 간호사 인력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오영호 위원은 호주 등 해외 사례를 들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시골의사’를 언급하면서 “의료 인력이 해당 지역에 자리잡는 동기와 과정 자체가 달라야 한다”며 “지역거점 공공의과대학을 설립해 일차의료와 시골의학에 맞춘 교과과정을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보건의료정책관은 “현재 한국의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데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절대적인 인원의 문제보다 지역 편중, 과목별 편중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는 만큼 늘어난 정원이 어떻게 활용되느냐의 측면을 심도 있게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토론에 이어진 질의응답 순서에는 전북지역 의대 설립 등 경남지역 공공의료 확충의 필요성, 의료인력 단기 충원을 위한 한의 의료 인력 수급 등의 의견이 나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022년부터 10년 동안 의과대학을 총 4000명으로 늘리고, 이 중 3000명을 지역 의료인력으로 양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협의를 통해 결정된 2022학년도 의대 정원 확대안은 8월 초 복지부와 교육부와 논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민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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