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진단 문항 등 새로운 출제 방식을 시도했던 제75회 한의사 국가시험은 다소 어려웠지만 일정 수준의 신뢰도와 변별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발표한 ‘2020년도 제75회 한의사 국가시험 문항분석 결과’를 보면 평균 난이도는 전년대비 2.0 감소한 74.9, 표준편차는 21.4를 기록했다. 0~100 범위에서 난이도 지수가 크면 쉬운 문항으로 ‘난이도가 낮다’는 의미이며, 낮으면 어려운 문항으로 ‘난이도가 높다’고 본다.
각 문항에 대한 응시자의 능력 수준을 변별하는 지수인 변별도의 경우, 상하위구분법에 따른 ‘변별도1’은 전년 대비 동일한 0.17을, 문항과 총점의 상관계수로 구하는 ‘변별도2’는 전년 대비 0.01 감소한 0.20을 기록했다.
전체 340개 문항 중 177문항이 난이도 지수 80~100 범위로 가장 많았으며 60~80 미만 문항이 90문항, 60 미만 문항이 73문항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목별로는 내과학 전체 112문항 중 64문항의 난이도가 80~100 범위에 해당했으며 침구학은 48문항 중 29문항, 보건의약관계법규 20문항 중 10문항, 외과학 16문항 중 6문항, 신경정신과학 16문항 중 6문항, 안이비인후과학 16문항 중 6문항, 부인과학 32문항 중 19문항, 소아과학 24문항 중 13문항, 예방의학 24문항 중 12문항, 한방생리학 16문항 중 11문항이 80~100 난이도의 문항을 출제했다. 본초학은 16문항 중 1문항이 80~100 범위에 속했으며 60~80미만 범위의 문항이 8개, 60 미만 문항이 7개였다.
과목별로는 전년대비 다소 쉬워졌으나 일부 과목이 어렵게 출제돼 전체 난이도를 견인했다. 신경정신과학과 본초학의 난이도 지수는 전년대비 각각 23.0, 11.5 감소했으며 보건의약관계법규, 안이비인후과학, 외과학은 각각 8.0, 1.6, 6.0 낮아졌다. 반면 내과학 및 침구학, 부인과학, 소아과학, 예방의학, 한방생리학의 난이도 지수는 6.3, 4.6, 2.8, 0.7, 4.7, 0.8 증가했다.
암기형과 해석형 문항의 난이도 지수는 각각 전년대비 7.0, 2.8 감소했으며 해결형 문항의 난이도 지수는 0.4 증가했다. 암기형과 해석형 문항의 난이도 지수는 80~100 범위에서 각각 63문항 중 22문항, 138문항 중 72문항으로 가장 많았다. 해결형 문항 역시 전체 139문항 중 83문항으로 80~100 범위의 문항이 가장 많았다.
텍스트형 문항의 난이도 지수는 2.3 감소했으며 자료제시형 문항의 난이도 지수는 0.9 증가했다. 이들 문항 역시 80~100 범위 난이도 지수가 각각 전체 324문항 중 165문항, 전체 16문항 중 12문항으로 가장 많았다.
시험이 오차 없이 정확하게 치러진 정도를 평가하는 ‘신뢰도’는 0.928로 최근 5년간 높은 수준의 신뢰도 구간에 해당하는 0.9 범위를 유지했다.
김준기 국시원 연구개발본부 전임연구원은 이번 결과에 대해 “신뢰도, 변별도 등이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표면적인 하락을 의미할 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한의사 국가고시위원회는 제75회 한의사 국가시험이 임상현장에서 볼 수 있는 문항과 영상·사진 등을 직접 활용한 문항의 출제 비중을 늘리고,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진단명을 답가지로 제출하는 등 새로운 시도가 성공적으로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1월 15일 시행된 제75회 한의사 국가시험에는 770명이 응시해 전년과 동일한 96.6%(744명)의 합격률을 보였으며 최근 5년 동안 국시 합격률은 94.9%에서 꾸준히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