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최성훈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병원환경과 의료서비스 제공 시스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국내 의료기관들의 병원 감염관리 시스템 변화가 메르스 이후 본격화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인 병원 의료시스템 역시도 ‘뉴노멀(경제 위기 이후 5∼10년간의 세계경제를 특징짓는 현상)’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서비스혁신단은 코로나19 이후 나타날 병원 혁신서비스에 대한 4가지 변화를 꼽아 ‘포스트 코로나, 병원서비스 혁신 방향’ 리포트에 제시했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키워드로 압축되는 뉴노멀 시대, 병원서비스는 어떠한 형태로 나타날지 4가지 변화에 대해 소개한다.
병원 구조, 감염과 비감염 ‘투 트랙’으로 변화
먼저 코로나19 사태 이후부터 환자 및 직원의 병원감염을 줄이기 위한 감염과 비감염 투트랙으로의 전환 시도가 더욱 활성화 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 및 호흡기 감염병환자의 조기 발견을 위해 드라이브 선별진료소의 상설화와 병원 진입 전 자동음압제어시설을 갖춘 워킹스루 검진 선별진료소 신축될 예정이라 내다봤다.
또한 응급실 부속시설로 음압격리병실 구축 등에도 병원들의 투자 역시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인력 구조 재배치와 재난상황에서도 필수 진료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응급실 폐쇄 표준지침 마련에 대한 논의 역시 활성화 될 것이라 보고서는 밝혔다.
외래의 경우 열성 호흡기 외래센터 출입구 동선과 시설의 완전 분리 및 독립 운영 등이 이뤄질 것이며, 병원별 앱(App)을 통해 제공되는 예약접수, 검사결과 조회 등 일부 서비스를 확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병원 방문 전 감염병 위험 환자의 분류(triage)를 위해 AI기반 챗봇 등을 활용한 방문자의 사전 선별 프로세스 기능 도입도 자리 잡을 전망이라 예측했다.
사전에 수집 동의한 증상과 개인정보에 따라 예약된 시간에 내원 후 별도 접수 등의 대면 절차 없이 진료실로 이동해 병원내 접촉 최소화를 일상화 하는 방안들도 나올 것이라 보고서는 설명했다.
의료서비스혁신단은 “결국 복잡한 병원 외래의 과밀화를 줄임과 동시에 환자 외래 접수공간과 진료 대기구역 축소 등 치료를 기다리는 방식과 외래 구조의 개선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환자 흐름(patient flow) 재평가 및 개선
다수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병원운영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하면서 빠른 방법으로 ‘환자 흐름(patient flow)’을 개선하는 것이라 언급했다.
특히 올 하반기 코로나19가 재유행할 경우 환자 흐름에 대한 재설계는 감염병 확산을 제한하고 필수의료서비스 기능을 유지해 병원 운영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면진료가 필요한 유형과 비대면 진료가 필요한 유형 분류를 통해 팬데믹 상황 등 필요에 의한 수요를 수용하고, 이러한 방문유형을 유지하되 환자 및 제공자를 위한 선택적 의료서비스를 통합할 수 있는 구조로의 논의가 역시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라 내다봤다.
실제 코로나19 이후에는 비대면 진료에 대한 긍정 선호도가 증가하고 물리적 진료거리 확보 등 정책으로 환자 진료대기구역 수는 크게 축소하는 등 치료를 기다리는 방식이 대폭 개선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의료기관 방문 최소화를 위한 방안으로 비대면 진료(전화상담)와 처방 등을 제한적·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감염병의 유행이 주기화 되고 간격 또한 짧아짐에 따라 장기적으로 대면 접촉과 내원 환자의 불필요한 대기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병원의 진료 전 과정에서의 비대면 서비스가 필요한 영역에 대한 검토 역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병원의 스마트화 가속
병원은 진료, 검사, 원무 등 기능이 다양하고 인력 및 시설·장비가 분야별로 매우 전문화 되어있어 물리적으로 매우 복잡한 공간이다. 이러한 복잡성은 환자의 주체적 의료이용을 방해하며 노약자, 장애인 등 의료취약계층의 의료접근성을 낮추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 병원의 복잡한 환경과 어려운 길 찾기 등은 환자의 심리적 불안감과 불편함을 가중시키고, 의료진의 경우 실시간 자원 운용 현황 파악이 어려워 의료진의 불필요한 행정업무가 가중되거나 비효율적 동선이 발생해 업무 피로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될 ‘병원의 스마트화’는 분절된 프로세스와 인프라를 상호 연결함으로써 인적·물적 자원 활용 효율성을 높이고, 발생 가능한 문제를 사전에 예측해 방지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의료자원 배분 및 환자 흐름 관리를 위한 빠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해 위기 상황 대처 능력을 향상시킬 것으로도 예측했다.
예를 들어 사물인터넷(IoT)과 로봇공학 기반의 ICT 솔루션 등을 이용해 린넨 등 의료 폐기물을 로봇이 운송하고, 항공교통관제 등에서 활용되었던 중앙통제센터(Command Center) 시스템 도입 등이다.
이를 통해 감염성 질환 관리는 물론 환자 흐름의 병목현상 해소, 대면 행정절차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대기시간 최소화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설명했다.
스마트 헬스케어의 실현
미래 의료 생태계는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자, 사회서비스 제공자, 헬스케어 사업자, 보험자 등 여러 주체가 소비자를 중심으로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 이용자들의 의료정보를 기반으로 다양한 디지털기술이 융합된 ‘스마트 헬스케어’의 실현이 완성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다만 ‘스마트 헬스케어’의 제공을 위해서는 먼저 ‘스마트 병원’을 중심으로 기존의 중증, 응급/급성기 의료, 수술 등 핵심적인 의료서비스의 효율적, 효과적인 제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1,2차 의료기관의 스마트화를 지원하고 지역 의료기관과의 연결성을 확대해 만성질환관리와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서 △권역내 의료주체들과의 역할 분담을 통한 종합 건강관리 실현 △연결된 헬스케어 조직의 감염병 등 의료데이터와 건보 등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의료서비스 제공 △백신‧치료제와 혁신의료서비스 개발을 위한 R&D, 개발된 제품과 서비스 실증 생태계 마련 등이 이뤄질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