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손아귀 힘인 악력(握力)은 측정하기 쉽고 신체의 전체적인 근력을 잘 반영해 건강지표로 활용된다.
그런데 최근 악력과 빈혈, 유산소 운동 시행여부와의 연관성을 입증한 역학연구 결과들이 나와 눈길을 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는 기유미 한의사 연구팀과 성재연 한의사 연구팀이 각각 악력과 빈혈, 유산소 운동 시행 여부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먼저 기유미 한의사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3~2017) 19세 이상 대상자 총 3만9225명 중 제외 기준 요건에 해당하는 이들을 제외한 1만6637명을 대상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라 남자는 헤모글로빈 13g/dL 미만, 여자는 헤모글로빈 12g/dL 미만일 때 빈혈로 정의하고 악력의 세기는 디지털 악력계를 활용해 그룹을 분류했다.
분석 결과 한국의 성인 인구 중 7.7%는 빈혈을 갖고 있었으며 이원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성별과 나이, 소득, 동반 질환 등을 보정했을 때 악력과 빈혈이 뚜렷한 상관관계를 가졌다.
오즈비(Odds ratio, OR) 값이 1.92로 나타났는데 이는 정상 악력 그룹에 비해 약한 악력 그룹이 빈혈 유병률이 약 2배 높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성별과 나이에 따른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하위 분석을 실시한 결과 악력이 약한 그룹의 빈혈 유병률이 남성일수록 OR값이 2.13배, 65세 이상일수록 OR값이 1.92배 높았다.
기유미 한의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악력의 세기와 빈혈 유병률의 관계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악력 측정으로 빈혈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인구를 미리 예측하고 빈혈의 원인을 임상적으로 추적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재연 한의사 연구팀은 악력과 유산소 운동 시행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국민건강영양조사(2014~2017) 조사 대상자 중 설문에 응답한 만 19세 이상 1만9650명을 대상자로 분석했다.
유산소 운동 시행여부는 설문을 통해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을 활용했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이란 일주일 동안 중등도 신체활동을 2시간 30분 이상 실시했거나 고강도 신체활동을 1시간 15분 이상 실천한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악력과 유산소 운동과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변수들을 보정하고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시행한 결과 유산소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성인이 유산소 신체활동을 하는 성인 보다 악력 저하 위험성이 약 1.4배(OR=1.42) 높았다.
이뿐만 아니라 만성질환인 고혈압(OR=1.8)과 당뇨(OR=1.81)를 갖고 있음에도 유산소 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악력이 저하될 위험성은 OR값이 약 1.8배 더 커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성재연 한의사는 “악력과 유산소 운동의 밀접한 연관성을 밝힘으로써 악력을 통해 전반적인 신체 건강과 활동을 유추할 수 있게 됐다”며 “유산소 운동은 혈당과 혈압 조절에 효과가 있는 만큼 환자들에게 유산소 운동의 필요성을 설명하는데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악력과 빈혈의 연관성을 밝힌 기유미 한의사 연구팀의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IF=2.776)’ 3월호에, 유산소 운동 시행 여부와의 연관성을 분석한 성재연 한의사 연구팀의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영양, 건강과 노화(Journal of Nutrition, Health & Aging, IF=2.66)’ 4월호 각각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