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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치료에 한의학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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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치료에 한의학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며…”

4월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
증상 조절 및 병의 진행 늦춰 환자 삶의 질 개선·유지하는게 치료 목표
한의치료…진행 지연 및 다양한 임상증상 개선, 기존 치료와의 시너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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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욱 교수

통합뇌질환학회 회장(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



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World Parkinson’s Day)이다. 파킨슨병은 치매와 더불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발병률과 환자 수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질병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의 수는 2004년 3만9265명에서 2017년에는 10만716명으로 10여 년 사이에 2.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분비하는 흑질의 뇌 신경세포가 점차 파괴되면서 발생한다. 도파민은 우리 몸이 적절한 동작을 하도록 조절하는 물질이다. 흑질의 신경세포가 파괴되어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으면서 몸이 떨리고, 근육이 경직되고, 움직임이 느려지며, 자세가 불안정해진다. 파킨슨병은 이러한 운동장애가 가장 주요한 증상이지만 이외에도 통증, 우울증, 불안, 수면장애, 변비 등 운동과 관련이 없는 증상들도 흔하게 나타나 환자의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5년 이상 도파민 보충요법시 70% 이상 환자가 어려움 겪어

파킨슨병은 노화와 관련되어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인류가 아직 노화를 극복하지 못한 것처럼, 현재까지는 파킨슨병의 완치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런 까닭에 파킨슨병 치료는 완치가 아니라 증상을 조절하고 병의 진행을 늦추어서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유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양의학에서 사용되는 파킨슨병 치료제들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사용되는 약물들이며, 효과도 좋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약물들로 조절되지 않는 증상들이 많고, 부작용 등으로 장기간 약물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 또한 많은 것이 현실이다. 

5년 이상 장기적으로 도파민 보충요법을 받은 환자들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70% 이상의 환자들이 약효 감소나 운동동요, 이상운동증 등으로 약물을 통한 증상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현황을 반영하듯 세계 각국에서 40〜76%까지의 많은 파킨슨병 환자들이 기존의 약물치료 이외에 다양한 보완대체 요법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인적 관점의 한의치료 효과 입증 속속 이뤄져 

한의학적 치료는 전인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진다. 질병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질병을 가진 사람들의 삶의 개선 자체를 치료의 목표로 삼는 자연 친화적이고 조화적인 특성이 있다. 약물로 인해 발생하는 한계와 문제점을 보완하고, 삶의 질 유지와 향상이라는 파킨슨병의 치료 목적을 달성하는데 한의학적 치료가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이유이다. 

파킨슨병은 이미 한의학적 치료영역 안에 들어와 많은 연구와 임상이 진행되어 왔다. 그동안 떨림이나 경직, 보행장애나 운동기능 개선 등에서 이미 다양한 치료방법들을 제시했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한의학적 치료가 파킨슨병에 매우 큰 효과가 있음이 치료결과와 연구들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한의학의 치료전통과 최신의 연구결과들을 통합해서 고찰해 보았을 때 파킨슨병 관리에 있어서 한의치료의 역할은 크게 세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호하여 파킨슨병의 진행을 느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비임상 및 임상연구들은 다양한 한약물과 침치료, 봉독약침 치료가 뇌신경세포를 보호하여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에서는 파킨슨병 환자 203명을 대상으로 5년간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도파민 보충요법과 침 치료를 같이 받은 환자들이 도파민 보충요법만 받은 환자들에 비해 파킨슨병의 진행이 의미 있게 지연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의치료, 삶의 질 개선 및 개선효과의 장기간 지속 ‘확인’

두 번째는 파킨슨병 환자들의 다양한 임상증상들을 개선시킴으로써 삶을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운동기능, 일상생활 수행능력, 균형잡기와 보행기능, 통증, 우울 증상 등 환자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다양한 증상들이 한의치료를 통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 여러 가지 연구들을 통해 검증되었다. 필자가 수행했던 임상연구에서는 파킨슨병 환자에게 약물치료와 한의치료의 병행으로 운동기능, 균형유지능력, 우울증 정도와 삶의 질이 개선되며, 치료 종료 후에도 그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 또한 통증, 근육경련, 수면장애, 무기력 등 파킨슨병의 다양한 증상들을 경감시키는 청간탕, 억간산, 작약감초탕, 육균자탕 같은 한약의 효능을 확인한 연구결과들이 계속 축적되고 있다. 

세 번째는 파킨슨병의 표준치료제인 도파민과 한의치료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도파민을 복용하면서 침치료나 한약물 같은 한의치료를 동시에 받으면, 적은 양의 도파민으로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한의치료를 통해 도파민 복용량을 줄일 수 있으며, 도파민 복용으로 인한 이상운동증 등의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장기적 관리가 필수인 파킨슨병…한의의료 다양한 역할 가능

이처럼 파킨슨병 환자의 관리에 있어서 한의치료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임상 현장에서 한의계의 역할이 크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들 중에서 한의치료를 받는 비율은 2012년 6.9%에서 조금 증가하기는 했지만 2016년 8.7% 정도에 그치고 있다. 파킨슨병 환자는 이미 국내에서만 1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인구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됨에 따라 환자수는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의계가 파킨슨병 관리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파킨슨병처럼 장기적으로 진행되며, 일상생활과 병행되어야 하는 형태의 병일수록 환자의 병과 삶에 대해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전인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따라서 환자들 곁에 가까이 자리한 많은 한의의료기관들이 주치의가 되어서 환자 개개인의 주요 증상이나 병의 진행상태, 환자의 일상생활과 삶을 질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파킨슨병을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치료와 관리가 가능한 것이 한의의료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기도 하다. 한의학이 한국사회에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파킨슨병 치료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뇌질환으로 인한 두려움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파킨슨병으로 고생하시는 분들께 마음을 담아 응원을 전하며, 한의학이 파킨슨병 치료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시 다짐해 본다. 

박성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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