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석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이 남북 전통의학 용어 표준화를 위한 체계와 방법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남북 전통의학 용어 표준화를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최문석 부회장은 ‘남북 전통의학 용어 사전 편찬 연구 소개’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그동안 북한에 제안했던 공동 연구 및 용어 표준화 사업과 함께 그동안 진행됐던 남북 한의학-고려의학 전문용어 비교 연구 및 남북 의학용어 사전 편찬사업 현황 등을 소개했다.
최 부회장은 “남북 고려의학 한의학 전문용어 비교에 대한 연구를 보면 우선 찾아보기 자모 배열이 남과 북 사이에서 많이 다르고, 띄어쓰기 또한 차이가 난다”며 “북한의 경우에는 여러 약석 포제법을 우리말로 풀어쓰거나 병명·약초명 등을 우리말로 표현하는 등 원작내용을 살리면서 현대적인 우리말로 풀어쓰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히는 한편 “그럼에도 고려의학과 한의학은 한자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 비해 용어의 일치율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 부회장은 올해 추진되는 ‘남북 전통의학 용어 사전 편찬 사업’과 관련 △상호존중 △호혜평등 △상호협력 △지식공유라는 원칙 아래 지식 공유를 위한 용어 데이터베이스화, 남북 전통의학 용어집 발간, 용어 표준안 마련, 표준용어 사전 출간(표준용어 교과서·교육과정 개발 및 웹 기반 남북 용어 제공 프로그램 개발) 등 4단계로 나눠 진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즉 남북 고려의학 한의학 용어 수집 정리를 시작으로 ‘표준한의학용어집’-‘동의학사전’을 대조해 최신 용어에 대한 추가 병렬 표기, 남북 고려의학 한의학 대응 용어집, 국제적 의학용어 표준 연계 추진, 표준 용어 기준 합의를 거쳐 표준 용어 사전 편찬을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다.
남북 전통의학 용어 사전 편찬사업은 남북 용어 표준화 기반 구축을 통해 향후 남북 전통의학 교류·협력을 위한 교두보 마련을 위해 추진되는 것으로, 대한한의사협회와 한국한의학연구원의 공동 주관 아래 6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진행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는 사전 편찬 방법론 구축과 함께 △기초원리 △진단 △치료·행위 △치료·한약 등 4개 분과로 나눠 분야별 남북 전통의학 용어 수집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나설 계획이며, (가칭)남북 전통의학 용어사전 편찬위원회 구성·운영을 통해 용어 비교 분석을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 최 부회장은 “한의학과 고려의학은 전통의학, 그리고 민족 고유의 학문이라는 점에서 남북 양측 모두에서 이질감이 적고, 인도주의적인 접근이 가능해 남북 교류시 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있는 분야”라며 “특히 현재 북한에서는 일차의료의 60%를 고려약·고려의학이 담당하고 있으며, 다양한 고려약 제형 연구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한국 한의학과 지속적으로 교류협해 나간다면 전통의학의 역할 강화 및 기술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부회장은 이어 “한의학-고려의학간 교류협력에 앞서 장기간의 단절로 인해 발생한 용어 정의 차이 및 신규 용어에 대한 정의 등 용어 사전 편찬사업이 진행돼야 한다”며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남북 협력은 물론 인력·행정·예산 등과 같은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최 부회장은 “이번 사업에서는 남북 용어에 대한 현재화·정량화는 물론 객관적이고 수용 가능한 대응 용어집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게 된다”며 “이러한 과정에서는 남북 전통의학 및 사전(용어) 전문가들이 모여 협력을 통해 정확한 최신 용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최선의 표준기준안을 마련하는 협의구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