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란에서는 최근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이하 한평원)이 시행한 한의과대학 ‘제2주기 한의학교육 평가·인증’을 통과한 장인수 학장(우석대 한의과대학)에게 평가·인증 획득 소감과 우석대 한의대의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Q. ‘제2주기 한의학교육평가’에서 우수 대학(4년) 인증을 획득했다.
먼저 평가를 준비하기 위해 애써주신 우석대 한의과대학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많은 교수님들이 우리 학과만이 갖고 있는 특징적인 교육들의 장점을 부각시켰고, 전체적인 한의과대학의 기준에 부족함이 없도록 많은 노력을 해 주셨다.
Q. 평가 인증 준비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사실상 순조롭게 진행됐던 것 같다. 교육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가 검토, 개선할 수 있지만 그외 외부 요소들로 인해 평가되는 항목들도 있다. 이런 부분들을 어려웠던 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제2주기 한의학교육평가를 준비하면서 학교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구성원 전체가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하는 부분들은 함께 논의했다. 모두가 바라는 이상대로 백퍼센트 일치하는 의견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끝내 합을 맞췄고, 좋은 결과를 얻었던 것 같다.
Q. 우석대 한의대만이 갖고 있는 장점은?
전국 한의과대학 중 우석대 한의과대학은 정원이 가장 적은 학교에 속한다. 하지만 소수의 학생들로 구성돼 있어 교수님들과 학생들 간 교류가 많고,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우리는 임상실습과 술기에 강한 학교를 만들고자 오랫동안 노력했다. 학생 숫자가 적다는 단점이 있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학생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평가인증을 떠나 좋은 한의사를 길러낼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육에 힘쓰고 있다.
Q. 평가인증 결과 발표 후 반응은 어땠는가?
학생들과 교수, 모두가 매우 반갑게 생각했다. 반면 걱정되는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한의과대학 학생들이 최근들어 교육체계 변화 그리고 KAS2021이 추구하는 성과기반 역량중심 한의학교육의 완성에 관심도가 높다. 하지만 이러한 급작스런 변화들로 인해 본인들의 역량이 기대보다 더 발휘되지 못할까봐 걱정을 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평가인증은 끝났지만 학생들이 꿈꾸는 한의사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수들은 더 노력할 것이다.
Q. 술기시험모듈(OSCE) 운영 부문에서 우수한 평가를 얻었다.
우석대는 전국 한의과대학보다 이른 시기에 임상실습과 임상술기교육에 집중해왔다고 말할 수 있다. 한의과대학은 ‘한의학’을 교육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한의사를 길러내는 양성기관이기도 하다. 학문에만 치중하면 이론에 치우칠 수 있고, 술기에 치우치면 직업학교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21세기 의학교육은 직무교육을 더 우선시한다. 이것이 세계적인 의학교육 트렌드다. 우석대 한의과대학은 이런 트렌드에 맞춰 학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의 역할 뿐만 아니라 졸업 후 직접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실무교육에 더 집중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임상술기교육과 PBL(Pro
blem-Based Learning, 문제중심학습) 교육 등을 일찍부터 도입해 시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 수가 적다는 단점을 보완했고, 학생들이 오히려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졸업반 학생 대다수가 양질의 임상실습과 각종 술기교육을 충분히 습득한 것에 만족하고 있으며, 현장투입에도 전혀 차질이 없을 것이라 자부한다.
Q. 우석대 한의대의 향후 목표는?
세계의학교육협의회(이하 WFME)의 기본적인 마인드를 이해하고 우리의 것으로 받아들여 한의과대학의 실정에 맞춰 수정, 보완하는 것이 목표다. 과학에 기반을 둔 보편의학의 기본적인 내용은 한의사로서 반드시 배우고 익혀야하기 때문이다.
최근 WFME의 교육 방향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언급되고 있다. WFME의 교육철학은 직무교육의 강화라고 생각한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의학기술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매일 새로운 지식이 등장한다.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의학지식을 모두 가르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된다.
대안으로 학생들에게 EBM(Evidenc
e-Based Medicine/증거중심의학)을 바탕으로 하는 의학지식을 스스로 찾아 공부할 수 있는 자질을 길러주고, 의사로서 꼭 필요한 술기를 반드시 가르칠 필요가 있다. 이것이 WFME의 교육정신이라 생각한다.
한의학도 마찬가지다. 경혈 위치만 알려주고 자침 방법은 한의사가 된 후 습득할 것을 권장하지 말고 침을 시술하는 방법, 안전하게 시술하는 방법, 감염관리 등을 먼저 교육돼야 한다.
또한, 한의사로서 꼭 숙지하고 있어야 할 응급처치, 각종 내과질환의 진단법, 기본적인 처치를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