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한의 난임치료 지원사업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양방에서는 이에 대한 폄훼가 지속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반면 한국과 유사한 의료체계를 갖추고 있는 대만에서는 지난 2015년부터 중의약을 활용한 난임 치료에 포괄적 건강보험 급여 시범사업을 적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점차 대만 국민들의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대만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이 저출산 문제가 커다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자 ‘국민 건강보험 중의의 임신 출산 관리의 질을 향상시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임신과 출산을 관리하는데 중의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건강보험 급여를 인정해주는 시범사업이 실시되고 있으며, 향후 시범사업의 결과에 따라 총액 예산 항목으로 포함시킬 방침이다.
사회적 필요도 높은 질환엔 시범사업 실시로 근거 확보
대만의 중의 보험에서는 성과기반지불제도를 통해 사회적인 필요도가 높은 질환에 대해 시범사업을 통해 건강보험 급여를 확대해가고 있다. 본 사업은 총액계약제로 서비스 제공에 제한이 심한 상황에서 주요 질환에 대해서는 총액 이외의 예산을 사용해 시범사업으로 급여를 확대하고 성과가 있는 경우, 총액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난임에 대한 시범사업은 ‘15년에 시작됐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특정 병리요소가 유발하는 원발성 혹은 속발성 난임에 초점을 맞춰, 유산 조짐이 있고 유산 병력이 있는 자에게 중의사가 적당한 관리를 하여 임신률과 임신 유지율을 높이는데 있다.
적용 범위는 결혼한 지 1년을 초과하고 정상적인 성생활을 했지만 임신이 되지 않는 남성 및 여성 환자로 하고 있으며, 임신뿐만 아니라 태아 보호를 위해 유산조짐, 비자연 임신, 임신을 위한 관리를 받은 후 임신된 여성 및 습관성 유산의 여성, 임신 후 0∼20주의 태아 보호 관리도 포함하고 있다.
관리 방법은 난임 치료를 위해서는 △망문문절 사진 진료 △배란일 지도 △체질 유형 △증식기·배란기·황체기의 월경주기 치료법 △내복약 △침구 치료 △영양 지도 △생활 지도 △운동 지도 등의 방안이 포함돼 있으며, 태아 보호를 위해서는 △망문문절 사진 진료 △황체 평가 △출혈 상황 평가 △내복약 △침구치료 △음식 영양 지도 △위생교육을 포함해야 한다.
당귀작약산, 온경탕, 가미소요산 등 처방 활용
난임 시범사업 대상에 따른 가격은 침구 치료를 포함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며, 침구 치료를 진행할 경우 1200점(지불점수), 침구치료를 진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900점이 부여되는데, 일반적인 질환 치료를 위해 방문한 환자의 경우 보통 600점이 부여되는 것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높은 수준의 가격이 부여되고 있다. 또한 프로그램의 성과는 난임 치료의 경우 임신성공률을 기준으로 하며, 일반적인 임신 관리의 경우에는 태아 보호 성공률을 기준으로 한다.
중의 난임치료 시범사업은 시행 첫해인 ‘15년에는 3129명(진료건수 2만3256건)이 이용한데 그쳤지만, 다음해인 ‘16년에는 환자수가 5630명(진료건수 4만9848건)으로 ‘15년과 비교해 환자수는 79.9%, 진료건수는 114.3%가 각각 증가하는 비율을 보였다.
임신성공률 23.27% 달해…저출산 해결방안으로 ‘관심’
특히 대만 위생복리부가 ‘16년 시범사업 실시 후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중의의료서비스의 성공률은 23.27%에 달하고, 태아 안정 성공률도 80.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진료 환자 연령은 30∼34세가 2063명(36.57%)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35∼39세 2012명(35.67%) 등의 순으로 나타나는 한편 치료 진단명은 △여성불임증 3만1377건(85.97%) △기타 원인으로 인한 여성 불임증 1754건(4.81%) 등의 순이었다.
또 여성불임증에서 사용되는 처방으로는 당귀작약산, 온경탕, 가미소요산, 좌귀환, 우귀환 등의 보신(補腎)·소간(疏肝)·활혈조경(活血調經)하는 한약들을 활용하고 있었다.
대만 위생복리부, 시범사업 임신성공률 증진 도움 ‘평가’
대만 위생복리부에서는 “불임증과 저출산율은 대만의 주요한 공공보건 문제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15년부터 ‘전민 건강보험 중의 출산관리 품질 향상계획’을 실시하고 있다. 원발성 혹은 특정 병리학적 요인으로 인한 단발성 불임이거나 조기 유산과 유산경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중의의 맞춤케어를 제공하고 여성의 임신률과 태아 안정율을 평가하고 있다”며 “2016년 사업결과는 중의약 치료가 불임 환자의 임신성공률과 태아 안정율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한의학연구원 김동수 박사는 “대만의 중의 난임 시범사업은 한의학을 활용한 난임 치료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호응을 확인시켜주고 있으며, 비슷한 건강보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당장 도입이 가능한 모델로 큰 의미를 주고 있다”며 “특히 건강보험 진료비 억제가 심한 대만의 건강보험 환경에도 불구하고 중의 난임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 사업의 높은 효율성에 기반한 것으로 보이며, 이 같은 대만의 시범사업 모델은 향후 한의 난임치료의 건강보험 모델을 개발하고 실제 급여화하는데 기초적인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