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재현 브레인리더한의원 원장(좌)과 정덕진 원장(우).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김성환(가명,11)군은 눈을 자주 깜빡이며 "킁킁" 소리를 내는 장애가 있다. 이른바 '뚜렛증후군'을 앓고 있는 김 군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친구를 사귀지 못해 학교도 울면서 다녔다. 지난 2월 종합심리검사에서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은 후 리페리돈정 등 양약도 먹어 봤지만 더 소심해질 뿐이었다.
김 군의 변화는 한의 치료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지난 3월부터 한의 치료와 더불어 뉴로피드백, IM(Interactive Metronome) 등 발달장애 치료를 받은 김 군은 치료 2주차에 매일 잊어버리던 알림장을 처음으로 챙길 수 있게 됐다. 4주가 지나니 손을 흔들거나 "킁킁" 소리를 내던 빈도가 줄어들었고, 3개월 뒤에는 국어 80점, 수학 85점 등으로 학업 성취도가 향상됐다. 치료 8개월 차에 접어든 김 군은 2019년 11월 현재 뚜렛 증후군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 박정우(가명,5세)군은 또래나 어른과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하고 말을 거의 하지 않는 발달 장애를 겪고 있다. 부모와 한의원을 찾은 박 군은 한약을 먹은 지 한 달도 안 돼 퇴근한 아버지에게 "아빠, 냄새 나" 하고 말했다. 상호작용은 여전히 치료 중이지만 표현력은 계속 늘어갔다. 팝콘 냄새를 맡고 "팝콘 먹고 싶어" 하고 부모에게 조를 정도였다.
뚜렛증후군 등 지적 장애나 언어 장애를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한의약이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운증후군, 소두증, 뇌성마비 등 지적장애 치료에 한의 치료만 하거나 한·양방 병행 치료를 했을 때 치료받은 환자 70~95%의 지능이 많게는 15 이상 상승했다.
브레인리더한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학부모 초청 세미나'를 통해 한의약의 효과를 학부모들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정덕진 브레인리더한의원 원장과 설재현 브레인리더한의원 원장은 각각 ‘지적장애의 증상, 원인과 한방치료, 치료케이스’와 ‘언어발달장애의증상, 원인과 한방치료, 치료케이스’를 주제로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먼저 정덕진 원장은 지적 장애가 '화어혈(化瘀血)', '보중보익(補中補益)', 청열(淸熱)', '이수화담(利水化淡)' 등으로 치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화어혈'은 정체된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뇌 혈관의 염증을 제거하는 치료 방법이다. '보중'과 '보익'은 각각 소화·면역기능을 개선하거나 인지·뇌신경계 염증을 향상시킨다. 청열은 흥분을 가라앉히며 이수화담은 소변, 땀, 림프 등을 개선한다. 신경계, 감각계, 기관계, 대사, 면역, 호르몬 재분비계, 염증 등 개인에 맞춘 통합적 치료로 어린이의 발달장애에 접근해 효과를 낸다는 설명이다.
정 원장은 뚜렛 증후군을 극복한 김 군 외에도 폭발장애,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이장우(15, 가명) 양과 발달장애, 불안장애등이 있는 최혜연(15세, 가명)의 사례를 소개했다.
대화내용을 자기 중심적으로 해석하고 자해를 시도하던 이 군은 학교 적응이 어려워 자퇴까지 고민했다. 양약을 6개월 동안 먹어도 차도가 보이지 않았다. 한약, 침 치료를 먼저 시작한 이 군은 치료 1주차 만에 엄마와 눈 마주치는 게 편해졌다. 6개월째 한의 치료를 병행 중인 이 군은 이제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공부하고, 동생과 화투를 치는 등 증상이 호전됐다.
지적장애 2급의 최 양은 스스로 양치질하고 씻는 게 힘들 정도로 발달 장애를 겪었다. 한의원에서 한약, 침 등 한약 치료와 뉴로피드백, 청지각 훈련, IM 등 훈련치료를 함께 받은 후부터 변화가 찾아왔다. 4년 넘게 치료를 받은 최 양은 현재 혼자 지내면서도 밥 챙겨먹으라는 언니의 연락을 받고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밥을 데워먹을 수 있을 만큼 의사소통이 원활해졌다. 엄마의 귀가가 늦으면 세탁기를 혼자서 돌리기도 했다.
정 원장은 "학습량을 늘려주는 훈련치료는 신경, 지각, 면역 등 각 기관의 문제로 인한 학습장애를 치료해주진 않는다"며 "한의 치료는 학습장애 요소를 조정하고, 학습 효과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학습 장애 요소를 해결해야 훈련 치료의 경험이 쌓이면서 인지능력이 개발된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또 "아이가 정상 발달보다 3개월이라도 늦다면 의료기관 등 전문기관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재현 원장은 한방 치료가 △표현 언어 지연 △수용 언어 지연 △지적장애 동반 △자폐스펙트럼 동반 △표현 및 수용언어 지연 등 언어 장애 개선에 효과를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설 원장은 또 "발달 장애 치료의 성패는 아이에 대한 관찰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아이의 상태를 잘 모른다면, 전문가들과 자주 상담해 아이의 상태와 경과에 대해 배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