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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9일 (금)

“성폭력 치료, 피해자를 향한 선입견 개선부터”

“성폭력 치료, 피해자를 향한 선입견 개선부터”

국내 성폭력 피해자 전담 한의의료기관 이유명호 한의원
“환자 보살피는 의료인, 고도의 성인지 교육 받아야”
“항우울제, 만능 아냐…전인적 한의치료로 증상 호전”

 

이유명호.jpg
이유명호 한의사 (마포 이유명호한의원 원장) 

 

“예전에는 성폭력 범죄를 겪으면 학업이나 미래의 진로를 포기하는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 청소년 때 가출했다가 성 학대를 당한 뒤 자존감이 극도로 떨어지면서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지요. 저로서는 이들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에 치료하는 사실 자체를 감추기에 급급했는데 최근 한의계에서 성폭력 피해자 치료가 공론화되는 것을 보며 제가 미처 하지 못한 일에 여한의사회가 나서준 게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내 성폭력 피해자 한의 의료기관을 전담해 온 이유명호 한의사(마포 이유명호한의원 원장)는 지난달 25일 한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진행된 한의계의 성폭력 피해 치료 매뉴얼 구축과 관련한 일련의 운동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의사가 좋은 의료인이 되기 위해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개념 탑재’가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최근 여한의사회가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인식 조사에 대해 불쾌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는 사람들에 대한 설명으로 들렸다. 의료인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불편한 시선도 존재했기 때문이다. 

 

“저는 인생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지는 않았지만 단지 운이 좋아서이지 제가 잘나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교육 받을 수 있는 환경에 있었고 좋은 부모님을 만난 덕에 한의사가 될 수 있었던 거죠. 저 사람은 나와 다르다 라든가 마음속에 차별 또는 비난하는 시각 자체가 없어야 합니다. 그 날 그 시각에 ‘왜 거기에 따라갔을까, 왜 저렇게 됐을까’라는 생각 자체가 2차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본인의 안경과 시각을 교정하지 않으면 절대 좋은 의료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내내 성폭력 피해 치료 이전의 우리 사회의 인식 개선에 방점을 찍은 그는 한의사들이 이번 기회를 잘 살려 정말 겸손하게 환자를 대한다면 한의약의 장점도 십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이유명호 한의사로부터 성폭력 피해 환자를 치료하면서 느낀 그간의 소회와 치료 과정에서의 유의점에 대해 들어봤다. 


성폭력 환자를 치료하게 된 계기는? 

72학번으로 민주화 운동 당시 동기들은 피흘리며 탄압받고 옥살이도 했는데  정작 짱돌도 한 번 들지 않고 일신의 영달만을 위해 한의사로서 안일하게 살아왔다. 이런 지난날을 반성하며 여성 운동을 택하게 됐다. 

98년 고은광순 한의사와 함께 여성단체와 손잡고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을 결성하고 ‘성별 감별 아들낳기 처방 않기’ 운동 등을 하며 여성의 몸에 대한 책도 쓰게 됐다. 

여성의 몸이 왜 박해를 받는 걸까, 여자와 남자의 몸은 차이가 일부 있을 뿐인데 이로 인해 차별이 된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여성 운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폭력 피해 전담 기관으로부터 의뢰가 왔고 강의도 다니다보니 자연스럽게 치료도 맡게 됐다. 


치료과정에 어려움이 있다면? 

미투 운동이 촉발된 이후 지금이야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도 알리고 치료를 받으려고 하지만 대부분의 성폭력 피해자들은 털어놓을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었다. 일단 관에서 의뢰가 오면 환자들은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의료인이 어떻게 판단할지부터 걱정해야 했다. 이미 상처를 많이 받은 상태에서 신경안정제나 항우울제를 과다 복용하고 있었고 이런 상태에서 한의원으로 연계되기 때문에 더욱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여성 운동가로 활동하며 현장에서 느낀 우리 사회의 성인지 감수성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언젠가 공공기관에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 교육 강의를 하는데 ‘성인지적 관점’이란 단어를 몰라 ‘성인잡지’로 알아듣는 웃지 못할 경우도 있었다.

한 번 생각해보자. 우리 사회는 강간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까. 일반적인 인식 수준에서 숙박시설에 같이 들어갔다고 하면 동의한 걸로 간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미국의 최신 판결에서는 성 행위 중에 노라고 세 번 얘기했다면 그 이후부터는 강간으로 친다. 어려운 부분이지만 엄격하게 기준이 정해져 있는 셈이다. 

미국에는 성폭력을 당할 당시 집에 든 강도에게 콘돔을 준 사례도 있더라. ‘이걸 두고 강간이라면서 콘돔을 준단 말야?’라고 생각하는 게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인식일 것이다. 당시 피해자는 에이즈 감염의 위험 때문에 그랬다고 하는데 나중에 검사해보니 실제 가해자가 에이즈 환자로 판명돼 강간이 인정된 경우도 있었다. 

성범죄는 이렇게 ‘동의 여부’ 추세로 가고 있다. ‘왜 죽을 만큼 저항하지 않았냐’가 아니다. 수사과정 등에서 자꾸 이 부분을 강조할수록 2차 피해는 커질 것이다. 


2차 피해 얘기가 나왔으니 의료기관내 에서 성인지 감수성의 중요성에 대해 좀 더 설명해 달라. 

자궁 질환을 겪는 여성 환자에게 좋은 남자 만나면 개선된다는 의사도 있었다. 이렇게 선입견이 무서운 거다. 우리나라는 가해자 예방 교육이 없고 성교육은 거의 피임만 하는 실정이다. 환자를 보살피는 의료인은 다른 전공보다 더 고도의 성인지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은 열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기억에 남는 환자는? 

치료받고 힘들면 긴 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첩약은 보험이 되질 않아 무료로 지어줬는데 얼마 전에는 돼지갈비를 싸갖고 온 환자도 있다.

어머니가 딸을 데려온 경우도 있었다. 어릴 때 성폭력을 당했는데 그대로 방치한 엄마에 대한 원망이 내재된 딸이 커서 딸을 낳아 자녀를 때리게 된 경우다. 그래도 여기까지 찾아온 것은 그분들이 용기를 내준 것이다. 몰카 때문에 자살하는 여성들도 있다. 여성들이 더 강해져야 한다.  


환자들이 보이는 증상은?

질염 등 신체에서 나타나는 생식기관의 병은 물론이며 심리적인 질환을 겪는다. 폭력적인 관계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이 상흔은 상당히 오래 남는다. 주로 분노가 극대화되면서 화풀이를 하거나 폭력적인 증상들을 보인다. 우울증은 기본이며 늘 불안감에 시달린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연애나 결혼 등 관계맺기는 물론, 임신의 어려움으로까지 이어진다는 점이다. 일생을 통해 극복하지 못하면 계속 어려움을 겪게 된다. 우리나라가 내숭스러운 사회다보니 보여지는 시선을 의식하다 치료를 받지 못하면 질병이 더욱 오랫동안 방치될 수밖에 없다.


한의 치료의 장점 및 성폭력 한의치료에 나설 한의사들에 조언한다면? 

무조건 항우울제로만 해결할 필요가 없다. 전인적 관점의 한의 치료는 환자의 신체 증상을 상당 부분 호전시킬 수 있다. 가슴이 답답해 호흡을 힘들어 하는 환자들도 많은데 등 근육에 부항치료를 해주면 개선되기도 한다. 

생리통이 더 심해지거나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 한의 월경통 치료의 효과는 지자체 사업에서도 입증이 되고 있지 않나.

무엇보다 환자들에게 내 몸의 소중함에 대한 교육을 많이 시킨다. 신경의 영향에 대해 설명해주고 심장이 뛰고 호흡이 가빠질 때 어떻게 할지 자율성을 키워주면 훨씬 좋아진다. 그냥 무심하게 약 먹으라고 할 게 아니라 한의사가 함께 곁에서 몸에 대한 공부를 자꾸 시켜줄수록 삶에 대한, 건강해지겠다는 의지가 생겨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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