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한 보건의료 성과(2017년 기준)를 분석한 결과 보건의료의 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됐으나 항생제 처방률은 여전히 높고 만성질환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다제병용 처방(성분이 다른 5개 이상의 약을 90일 이상 동시에 복용하는 것)에 대한 관리가 요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2017년 우리나라의 외래 항생제량은 26.5DDD(Defined Daily Dose)로 하루 동안 1000명 중 26.5명이 항생제를 처방받았다.
이는 OECD 평균 18.3DDD 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외래 항생제량은 2011년 24.3DDD에서 2012년 24.9DDD, 2013년 25.0DDD, 2014년 25.9DDD, 2015년 25.8DDD, 2016년 26.9DDD로 계속 증가하다 2017년에 다소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광범위 항생제에 해당하는 세팔로스포린과 퀴놀론 항생제 처방량은 전체 항생제 처방량의 34.5%를 차지해 OECD 평균인 18.8% 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항생제 사용을 결정함에 있어 세균 감염증이 확인된 경우 좁은 항균범위를 갖는 항생제부터 단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바이러스가 원인인 일반 감기 등에도 광범위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광범위 항생제 처방 비중이 2012년 36.5%에서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처음 수집된 다제병용, 오피오이드 항정신병약 처방 결과를 살펴보면 5개 이상의 약을 만성적으로 복용하는 75세 이상 환자 비율로 정의되는 다제병용 처방률은 2017년 기준으로 68.1%로 조사됐다.
이는 통계를 제출한 7개국(평균 48.3%)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더구나 2013년 67.4%, 2014년 67.8%, 2015년 68.0%, 2016년 68.2%로 증가세에 있어 시급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총 처방량은 0.9DDD로 터키 다음으로 처방량이 적었다.
엄격한 마약 규제와 관리, 마약이라는 용어에서 오는 거부감 등으로 인해 처방량이 낮은 것으로 해석된다.
65세 이상 환자의 항정신병약 처방률은 약제처방 인구 1000명 당 36.2명으로 통계를 제출한 16개국 중에서 처방률이 낮은 국가에 포함됐다.
당뇨병 환자의 약제 처방 적정성은 일차선택 항고혈압제(고혈압 초기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로, 이뇨제, 베타 차단제 및 알파베타 차단제, 칼슘 길항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 inhibitor),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등이 포함됨 )와 지질저하제(콜레스테롤 등 혈중 지질을 조절하는 약제) 처방률로 측정되는데 고혈압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의 당뇨병성 신증의 위험과 다량 알부민뇨증의 진행을 늦추기 위한 일차선택 항고혈압제 처방률은 78.0%로, OECD 회원국 평균(82.9%)보다 낮지만 증가하는 추세다.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해 지질저하제 처방을 권고하고 있는데 당뇨병 환자의 약제처방 수준이 2011년 44.1%에서 2017년 67.4%로 23.3%p 증가했다.
65세 이상 환자가 장기간 복용하면 인지장애, 낙상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아져 주의가 필요한 최면진정제인 벤조디아제핀을 장기간 처방받은 환자는 65세 이상 약제처방 인구 1000명당 10.1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33.9명)보다 낮았다.
하지만 벤조디아제핀계 중에서 장기작용(long-acting) 약물을 처방받은 환자는 65세 이상 약제 처방 인구 1000명당 146.3명으로 2011년(241.5명)에 비해 상당히 감소했으나 OECD 회원국의 평균(52.0명)보다 많다.
장기작용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은 노인이 복용할 경우 반감기가 더욱 길어져 과도한 진정효과에 따른 부정적인 결과가 우려된다.
급성기 진료 영역의 질을 반영하는 대표적 지표인 '급성심근경색증'과 '뇌졸중' 30일 치명률(입원 시점 기준으로 45세 이상 급성기 환자 중 30일 이내 사망한 입원 건수 비율)을 살펴보면 2017년 허혈성 뇌졸중으로 입원한 환자(45세 이상)의 30일 치명률은 3.2%로 OECD 회원국 중에서 우수한 수준(OECD 평균 7.7%)이었다.
급성심근경색증 30일 치명률은 9.6%로 OECD 회원국 평균(6.9%)보다 높았다.
2008년 이후 감소했으나 2016년을 기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일차의료 영역에서 관리를 잘 하면 입원이 예방되는 만성질환 중 '천식' 및 '당뇨병'으로 인한 입원율은 각각 인구 10만 명 당 81.0명, 245.2명으로 OECD 평균41.9명, 129명 보다 높았다.
일차의료 영역에서의 만성질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다만 만성질환 입원율은 2008년 이후에 전반적으로 감소했고 만성폐색성폐질환 입원율은 OECD 평균에 근접하는 추세다.
5년 순 생존율(Net Survival, 암이 유일한 사망 원인인 경우 암 환자가 진단 후 5년 동안 생존할 누적 확률)로 본 우리나라 암 진료 수준은 대장암 71.8%, 직장암 71.1%, 위암 68.9%로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우수한 수준이었다.
폐암 환자의 5년 순 생존율(25.1%)은 OECD 회원국의 평균(17.2%)보다 높고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은 84.4%로 OECD 평균(83.7%) 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2018년 의료서비스경험조사를 토대로 외래 진료 환자의 진료 경험을 측정한 결과에서는 의사의 진료시간이 충분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80.8%, 의사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진료․치료 결정 과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82.9%, 82.4%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