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계를 비롯해 정부, 시민단체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열악한 인천 지역의 의료공공성 확대를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섰다.
인천대 인천공공성플랫폼(단장 김철홍)은 지난 22일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세미나실에서 인천시한의사회 황병천 회장을 비롯해 인천시의회 시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책임 의료기관의 확대와 지역 의료공공성의 향상방안'을 주제로 지역현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철홍 단장은 인사말을 통해 "의료복지 분야는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임에도 불구, 경제 등의 분야에 비해 발전이 뒤쳐져 있는 것 같다"며 "오늘 토론회를 통해 국민들의 의료복지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향과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돼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지역책임 의료기관의 확충과 인천지역 공공의료 발전(보건복지부 정준섭 공공의료과장) △인천지역 보건의료 공공성 확대를 위한 현황과 실천적 과제(장정화 건강과 나눔 운영이사) 등의 주제 발표와 함께 문영춘 인천시한의사회 부회장·정재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정책실장·김성준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부위원장·김혜경 인천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이 참여한 토론이 진행됐다.
정준섭 과장은 발표를 통해 지난해 10월 발표한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을 중심으로 추진배경 및 경과, 향후 추진방향 등을 설명했으며, 장정화 이사는 인천 지역에서의 공공의료기관은 인천시의료원·인천적십자병원 등 단 2곳에 불과해 공공의료 인프라가 매우 열악한 실정임을 지적했다.
장 이사는 "앞으로 공공의 인프라 강화를 위해서는 응급·외상·심뇌혈관·소아 전문응급의료센터 구축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강화와 더불어 건강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서비스 확대, 감염병·공중보건위기 대응시스템 구축 등이 함께 병행돼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권역책임 및 지역책임 의료기관, 공공병원의 육성·강화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공공의료에 대한 인식 개선을 통한 적극적인 육성의지가 중요할 것이며, 더불어 현재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커뮤니티케어와 공공의료가 맞물려 돌아가는 시스템이 마련돼야만 공공의료 육성을 통한 국민건강 개선이라는 본연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이어진 토론에서 정재수 정책실장은 정부의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은 필수의료 제공에 대한 국가책임 명시 등 긍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발표 이후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법 제도 마련 등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정책실장은 이어 "인천시 공공의료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취약한 공공의료기관의 신축 및 기능 강화와 함께 노동·시민사회·지역주민이 지역사회 공공의료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 강화 등에 인천시가 책임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관련 법 제도 개선을 신속하게 진행해 이같은 지자체의 활동에 힘을 실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문영춘 부회장은 공공의료 분야에서 한의학은 충분히 제역할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 제도적인 제약 등의 여러 문제로 인해 공공의료에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는 한편 현재 각 지자체에서 수행되고 있는 다양한 한의의료의 공공의료 참여 현황을 소개하며, 공공의료 분야에서 한의학이 충분히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김성준 부위원장은 "현재 제2 인천의료원 건립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제2 의료원 건립의 핵심은 취약한 공공의료 인프라를 확대해 시민의 필수의료서비스 제공과 차별없는 강권 제공이라는 목적을 전제하고 추진돼야 하며, 시민의 건강권 보장 및 행복권 차원에서 적극 추진돼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며 "또 현재 정부 정책의 방향과 주민 요구에 맞춰 연내 발의를 목표로 인천시 시민건강권 보장에 관한 내용을 담은 조례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민건강권 보장과 건강격차 해소에 도움이 되는 조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혜경 과장은 "인천시의 공공의료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는 물론 시민단체, 학계, 의료계 등이 모두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며 "이러한 거버넌스를 통해 제시된 하나의 목소리를 낸다면 지역 공공의료 정책을 펴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철홍 단장은 "오늘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의 핵심은 소통인 것 같다. 지방정부는 시민들과, 또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와의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으면 한다"며 "또 국민의 건강권을 위한 보건의료 분야는 국민들이 누려야 하는 당연한 보편적 권리이자 인권인 만큼 정책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