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시장 박남춘)가 주관하고, 인천관광공사(사장 민민홍)·연세대 의료복지연구소가 주최한 ‘Global Healthcare Policy & Management Forum’이 지난 18일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 세계적인 의료관광과 웰니스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최신 지식정보 공유는 물론 토론의 장을 마련해 인천 지역의 외국인환자 유치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싱가포르와 태국에서 시작된 의료관광 산업은 21세기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고급 웰니스 관광상품을 앞세운 유럽 국가들도 VIP 의료관광객 유치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을 정도로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 분야다.
인천시 김혜경 보건의료정책과장, 황병천 인천시한의사회장 등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포럼은 △의료관광의 글로벌 트랜드 △지자체의 의료관광 정책과 전략 △목적지의 경쟁력 제고 전략 등의 세 가지 주제의 세션으로 진행됐으며, 주제 발표 이후에는 발표자가 참석한 가운데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미국의 아웃바운드 의료관광 추세와 한국에의 시사점(Josef Woodman·CEO of Patients Beyond Borders) △유럽의 의료관광 추세와 한국에의 시사점(Lutz Lungwitz·President of the German Medical Wellness Association) △말레이시아 의료관광 발전을 위한 지자체의 역할(Sherene Azli·CEO of Malaysia Healthcare Travel Council) △한국의 의료관광 발전을 위한 지자체의 정책과 전략(진기남 연세대 교수) △중동 의료관광 사례로 보는 인천 의료관광 목적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이정주 Himeid CEO) △한의약 분야 의료관광 경쟁력 제고 전략(최문석 한의협 부회장) 등의 발표가 진행됐다.
특히 이날 최문석 부회장은 발표를 통해 한국의 의료관광 현황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인천 지역의 한의의료관광과 관련해 SWOT 분석을 통해 향후 한의약 분야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최 부회장에 따르면 한의약 분야 의료관광과 관련 강점으로는 전문화한 한의인프라가 풍부하고, 한의약기술의 과학적 개발, 교통망 접근성 편리, 관광명소 인프라가 풍부한 반면 약점으로는 의료기관들의 의료관광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오는 외국인환자 유치기관 등록 저조, 한의의료관광에 대한 행정인식 부족, 의료기관간·각 지역간 공조체계 미비 등을 꼽았다.
또한 기회요인으로는 최근 웰빙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중국 등 해외관광객의 증가와 함께 허준·대장금 등을 통한 한류 영향, 대체의학·동양의학 선호도 증가 및 정부·지자체에서의 한의약 육성 투자 의지 등을 꼽는 한편 위험요소로는 타 지역의 의료관광 육성에 따른 경쟁 심화, 양의과 중심의 정부의 의료관광 육성정책, 아시아 의료관광 경쟁력 심화 및 국내외적 장기 불황의 지속 등을 제시했다.
이 같은 SWOT 분석을 통해 최 부회장은 △해외환자 유치 다 의료기관화 △특화 프로그램 발굴 및 육성 △홍보 마케팅 지원 강화 △민·관·공·학 유기적 공조 등을 인천 지역의 한의약 분야를 포함한 의료관광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제안했다.
최 부회장은 “해외환자 유치 다의료기관화를 위해서는 찾아가는 컨설팅이나 정기적인 전문가 세미나, 정부·지자체·공공기관·한의사회·학계와의 공조 강화 등 수요자 맞춤형 전문가 컨설팅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며 “또 중증치료나 항노화 분야 한의과·의과 컨소시엄 등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및 분야별 한의의료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특화 진료 프로그램 발굴 등에 대한 마케팅 지원도 필요하다”고 밝히는 한편 특화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지원했던 한의약 특화진료프로그램과 태국·인도 등에서 대체의학에 기반한 의료관광상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이어 “해외환자 유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홍보활동이 중요한 만큼 각 의료기관 혹은 지자체 차원에서의 독자적인 홍보마케팅보다는 상호간 공조를 통한 다각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비용효과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은 정책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민·관·공·학간의 유기적 공조를 통해 한의약 외국인환자 유치기반 조성과 더불어 지식정보 공유 네트워크 구성, 의료관광 클러스터 구축 등과 같은 기반 조성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최 부회장은 “한의약 분야의 중점적인 육성을 위해서는 전통의학과 현대한의학이 접목된 부분이라든지, 개인 맞춤의학을 추구하는 한의학 특성 등을 잘 반영한 특화상품 개발이 필요하며, 이러한 한의치료가 비침습·비수술·경제성을 갖춘 치료법이라는 것을 적극 알릴 수 있는 맞춤형 컨설팅이나 홍보마케팅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현재 세계 의료관광 시장이 치료의학뿐만 아니라 각 국가의 관광자원과 연계한 웰니스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인천뿐만 아니라 한국 의료관광의 육성을 위해서는 한국만의 관광인프라와 선진화된 치료기술을 접목한 한국형 웰니스 의료관광 상품의 개발 및 브랜드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진기남 교수는 한의약 분야 의료관광과 관련 중국은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을 잘 접목하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최문석 부회장은 “그동안 한국의 의료관광이 의원급 의료관광에 맡겨놓은 것이 사실이며, 실제로도 치료의학에 치중돼 있는 부분이 있다”며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나 학계 등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정부-지자체-민간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나간다면 좋은 모델들을 발굴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이어 “한국 한의학과 중국 중의학이 대동소이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두 의학간 가장 명확한 차이는 중의학은 질병을 중심으로 발달해온 반면 한국 한의학은 사람을 중심으로 발달해 왔다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한국 한의학은 개인 맞춤형 의학, 체질의학 등에 강점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 부회장은 “중국의 경우에는 제도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전통의학과 현대의학간 장벽을 허물려는 노력이 강한데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공공의료보다는 민간의료가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상호간 벽이 높아 이를 허무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이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과 함께 양 단체의 노력도 함께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혜경 인천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포럼을 통해 인천시 의료관광이 한 걸음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아볼 수 있었던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 오늘 포럼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고, 또한 인천시가 가지고 있는 타 지역보다 앞선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전 세계에 인천의 우수한 의료관광을 더욱 알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