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전남지역 한의난임치료 지원사업’이 난임 여성에 대한 임신성공률 17%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는 지난해 동국대학교 김동일 교수가 발표한 ‘원인불명 난임’으로 진단 받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의약 난임치료 다기관 임상연구 결과(14.4%)를 상회하는 성과다.
전라남도한의사회와 전라남도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난임여성 한방치료 지원사업 결과보고서’를 발간했다.
올해로 3년째를 맞은 이 사업은 전라남도한의사회의 주관으로 전남 시군 지정 한의원에서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실시했다. 사업 예산은 1억8000만원으로 전남이 5400만원, 각 시군이 7200만원, 전라남도한의사회가 5400만원씩 부담했다.
치료 대상자, 4개월간 한약 치료 등 실시
사업 대상자는 전남에 거주하고 있는 법률혼 난임부부로서 △기준중위소득 200%(2인 기준-5695천원)이하 △지난 1년 이상 정상적인 부부생활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임신이 되지 않은 44세 이하의 여성 △양방적인 검사상 부부 모두 불임을 유발할 수 있는 기질적 질환이 없다고 진단된 환자 △한방난임 치료 중 보조생식술을 받지 않기로 동의한 자 △사업기간동안 한방난임치료에 성실히 임할 것을 서명한 자 등을 대상으로 선발했다.
이 외에 임신반응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거나 배란유도제, 보조생식술 등 양방시술을 받는 중인 경우, 한약복용을 거부하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한약 복용을 7일 이상 중단한 경우 등에는 기준에서 제외하거나 탈락시켰다. 그 결과 전라남도 각 시·군에 124명의 지원자를 받아 100명을 선정한 뒤, 4개월간 한약, 침, 뜸 치료 등을 실시했다.
난임치료 대상자의 연령대는 △35세 이상~40세 미만(35명) △30세 이상~35세 미만(31명) △40세 이상~44세 미만(24명) △30세 미만(7명) △45세 이상(2명) 등 순이었다.
임신 성공 여성 중 35세 이상 18.4% 차지
그 결과 사업에 참여한 대상자 100명 중 17명이 임신에 성공해 임신율은 17%였다. 다만 2명은 임신 후 유산을 겪었다.
임신에 성공한 난임치료 대상자의 연령대는 30~35세, 35~40세 구간에서 각각 6명씩 임신에 성공했으며, 이들의 비율은 전체의 약 35.3%를 차지했다. 30세 미만과 40~45세 구간은 각각 4명, 1명씩 임신에 성공해 23.5%, 5.9%를 차지했다.
난임치료 여성의 빈도와 임신유지 여성의 빈도를 비율로 나타낸 결과에서는 여성 연령 30~35세 구간 임신성공률은 25.8%, 35~40세 구간은 14.2%를 기록했다. 30세 미만은 57.1%, 40~45세 구간은 4.2%를 차지했다. 이는 35세 미만의 여성을 치료 했을 때의 성공률이 더 높다는 의학적 소견과 일치했다.
또한 양방 보조생식술인 체외수정과 인공수정을 시술한 경력이 있는 여성 2명도 임신에 성공해 전체의 11.8%를 기록했다. 나머지 임신에 성공한 15명(88.2%)은 양방 보조생식술을 받은 경력이 없었다.

응답자 80% 이상 “지인 추천이나 재치료 받을 것”
한의난임치료 지원사업 설문에 참여한 71명 중 한의치료에 대한 치료 만족도를 묻는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84.5%(60명)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 중 ‘매우 만족한다’고 대답한 사람은 절반이 넘는 39명(54.9%)이었으며, ‘보통이다’ 5명(7.0%), ‘불만이다’ 4명(5.6%), ‘매우 불만이다’ 1명(1.4%) 등 순이었다.
근거리 이동과 근무시간 배려, 예약 용이성, 당일 진료 등 치료 접근성을 물은 한의원 내원 만족도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81.7%(58명)는 ‘만족한다’고 답했다. 한의치료 과정 중 난임치료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상담 등을 묻는 치료원장의 친절도에 대한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88.7%(63명)는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한의난임치료 이후 신체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해 묻는 설문에서는 응답자 77.4%(55명)가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답했다.
한약 외 선호하는 한의치료를 묻는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62.0%(44명)가 ‘뜸 치료’라고 답했고, 이어 ‘침 치료’ 30명(42.2%)’, ‘좌훈치료’ 24명(33.8%), ‘추나치료’ 16명(22.5%), ‘약침치료’ 12명(16.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주변에 난임인 가족이나 친지에게 한의치료를 추천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83.1%(59명)가 ‘그렇다’고 응답했고, 응답자의 81.7%(58명)는 ‘추후 한의난임치료를 다시 받을 의향이 있다’고 답해 한의치료에 대한 높은 신뢰를 보였다. 향후 ‘난임부부의 한의난임치료에 대한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한가’를 묻는 설문에서는 응답자 92.9%(66명)가 ‘그렇다’고 응답해 한의난임치료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사업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임기 여성 건강 관리 위한 정책 지원 필요”
이에 전라남도한의사회는 한의난임치료 대상을 여성뿐만이 아닌 남성까지 확대할 것과 난임부부 치료에 있어 한양방 협진을 활성화할 것을 제언했다.
전라남도한의사회는 이번 사업 결과에 대해 △한의난임치료 전 남성과 여성의 체중관리 및 건강관리의 필요성 △뜸·좌훈요법 등 몸을 따뜻하게 하는 치료에 대한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 △임신 후 유산되는 케이스를 예방하기 위해 향후 남성 치료의 병행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강동윤 회장은 “난임을 공시적인 관점이 아닌 통시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면서 “난임을 현재만 놓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월경통 치료, 난임 치료, 산후조리를 동일한 연장선상에 둬 가임기 여성의 건강을 전반적으로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난임 환자 증가 추세에서의 특이점은 남성 요인의 난임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건강한 몸을 만들어 생식능력 자체를 높이는 한의약 치료를 부부가 함께 받을 수 있도록 치료 대상을 남성으로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강동윤 회장은 “난임치료에 한의학과 양의학이 따로 있을 수는 없다”면서 “두 의학은 국가에서 법으로 명확히 규정한 제도권 의학으로서 당면한 난임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의 장점을 살려 상호 협력해 나가야 한다”며 난임치료의 한양방 협진 활성화를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