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최근 대한한의사협회 유튜브 ‘닥터조이’에 ‘기타치는 한의사’로 출연한 이동해 바디올한의원장에게 기타를 치게 된 계기와 한의원과의 병행, 인상깊은 에피소드 등을 들어봤다. 현재 ‘이블루(EBLUE)’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이 원장은 ‘바람부는 날’ 밴드, 슈퍼스타K6 슈퍼위크 진출 경험이 있으며 2019년 자작곡 앨범 so beautiful, Anyway 뮤직비디오를 발매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수원에서 바디올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동해 원장이다.
Q. 여러 예술 활동 중 노래와 기타를 선택한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끼 있는 사람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고등학교 이전까지 스스로 음악적인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서, 무대에 오르는 아이들을 보면서 부러워하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고등학교 때 노래방에 갔다가 친구들의 권유로 학교 노래자랑에 갔는데, 환호 받았던 경험 덕에 노래를 열심히 부르게 됐다. 여러 대회에 나가서 상도 받으면서 커리어를 쌓아 갔다.
대학에 올라와서도 노래만 하다가, 우연히 해외 뮤지션인 제이슨 므라즈가 ‘토카’라는 퍼커셔니스트와 단둘이 EBS 음악 프로그램인 ‘스페이스 공감’에 나와서 기타 한 대와 젬베 한 대로 기막히는 공연을 하는 걸 보게 됐다. 그 전까지는 반주 음악(MR) 위에 노래하던 게 당연했던 시절이었고, 반주 위에 노래하는 것이 ‘비는 음악’이라는 편견이 있었으니 충격을 받은 것이다. 기타 한 대, 젬베 한 대로 그렇게 꽉 찬 무대를 만든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그날로 바로 동아리방에 있던 허름한 기타를 가지고 매일매일 연습하게 됐다.
Q. 한의원 경영과 연주활동을 병행하기에 어려움은 없는지.
신규로 개원한지 이제 막 한 달이 됐다. 개원 준비하는 기간 내내 거의 손에 잡지 못했다. 더욱이 코로나도 겹치면서 여러모로 더 바짝 긴장하다보니 여유를 잃는 게 가장 큰 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최대한 여유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고 그 수단 중 하나가 기타 치며 읊조리듯 작곡하는 일이다.
한의사로 일하기 전에는 버스킹도 왕성하게 하고 연습도 자주 했다. 공중보건의가 끝나고 임상가로서 세상으로 던져진 이후에는 이전만큼 기타를 잡지는 못했다. 스스로 공부에 대한 부족함을 많이 느끼기 때문이기도 하고. 특히 저는 ‘올빼미형’ 인간인데, 아침에는 힘이 없어 안 하게 되고 밤에는 9시에 끝나 집에 오면 10시라 또 못 한다. 여러모로 여유가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음악을 할 때 느끼는 정신적인 여유가 사라지는 느낌이 너무 싫다. 그래서 1시간씩은 꼭 나지막하게 노래를 부르면서 기타 치는 시간을 갖곤 한다. 다만 예전과는 양상이 좀 달라졌다. 과거에는 공연을 대비한 연습 위주의 시간이었다면, 지금은 주로 작곡하는 시간으로 보낸다. 하고나면 명상한 듯이 머리가 개운해지고 차분해진다.
Q. 어쿠스틱 버스킹 밴드 ‘바람부는 날’에서 여러 차례 버스킹 공연을 하기도 했다.
슈퍼스타K6 멤버들과 함께 조인으로 진행했던 홍대 길거리공연이 가장 즐겁고 신났다. 원래도 한주에 한 번씩은 만나서 아지트처럼 쓰던 술집에 가서 기타 치면서 노래하던 게 일상이었는데, 처음으로 그 멤버들이 의기투합해서 진행한 버스킹이었고, 무엇보다 함께 한다는 사실로 즐거웠던 공연이다.

Q. 앞으로의 음악 활동 계획은.
현재는 계속 작곡 라이브러리를 쌓아나갈 생각이다. 이렇게 하나둘 쌓이면 여유가 생겼을 때 좋은 곡들로 엄선해서 하나하나 발매할 생각이다. 예전에 함께 하던 ‘바람부는날’ 멤버들과도 다시 한 번 뭉쳐서 좋은 곡 만들어보고 싶다.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일이다.
Q.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고, 그에 앞서 좋아하는 대상이 있다는 사실이 가면 갈수록 정말 축복받은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렇게 까지 미쳐볼 수 있었구나 싶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가슴 속에 가공되지 않은 원석이 하나씩은 반드시 있다.
그걸 찾아내느냐 못 찾아내느냐는 오로지 도전해보고 실패해보는 것 말고는 없다. 나이의 의미가 점점 무색해지는 요즘, 여러 가지 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면 앞뒤 따지지 말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내 안에 보석을 찾아내고, 우리 모두가 하나쯤은 ‘미친 듯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낼 수 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