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이번호에서는 음향 외상에 의해 발생한 난청의 모습과 치료, 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돌발성 난청을 일으키는데 관여하는 요인들은 다양하며, 이 중 소음 노출이나 압력 자극처럼 우리의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상황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음향 외상에 의한 난청은 소음성 난청의 한 형태로, 청력손상 정도에 따라 초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겨 증상이 오래 가고, 자칫 관리의 소홀로 손상이 누적돼 회복이 어려운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5월22일 45세 여성 환자가 좌측 귀 이명을 호소하며 내원했다. 연휴가 시작되던 5월2일 좁은 공간의 욕실에 장식용 도자기가 떨어지면서 강한 소음이 있었고, 당시 좌측 귀가 갑자기 멍하면서 안 들리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바로 이비인후과에 내원해 청력검사를 하고 소음으로 신경손상이 온 것 같으나 스테로이드 약을 일주일 정도 복용하면 될 것이고 일상생활은 다 하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하필 발생 다음날이 어린이날 연휴기간이라 가족들과 여행을 가면서 지방축제 같은 곳도 가고 일요일에 신앙활동도 하고 영화관도 가는 등 여러 활동들을 하고 나니 약을 다 복용했지만 귀의 증상은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 12일에는 대학병원에 다시 내원했지만 여기서도 별 문제 없다라는 소견만 듣고 왔다고 한다. 그리고 그 주말인 18일에 다시 사람 많은 곳에서 노래소리와 스피커 소리를 들은 뒤로는 귀가 안으로 당기는 듯이 조여드는 느낌과 통증까지 있어 면봉으로 몇 번 긁은 이후 귀 안이 욱신거리기까지 한다고 했다.
환자가 호소하는 청각 증상은 소리가 2∼3개로 갈려들리고 샤워기 소리나 설거지 하는 경우의 물소리가 예전과 다르게 거슬리고 여러 사람이 말하고 있을 때나 주변이 시끄러운 곳에서는 소리가 웅웅거리면서 무신 말인지 알아듣기가 어렵다고 했다.
22일 시행한 환자의 청력은 좌측 귀가 4000Hz에서 30dB로 소음으로 인한 손상이 확인됐다.

소음성 난청의 전형적인 모습은 4000Hz에서 notch를 보이는 것으로, 이는 내이에서의 해부학적 위치와 외이도의 공명기능 연관성에 의한다고 한다.
소음성 난청은 직업적인 이유로 또는 취미생활에 의해 발생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생활 속의 예상치 못한 소음 노출에 의해 일시역치변동이나 음향외상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소음에 노출되면 내유모세포·외유모세포가 모두 손상받지만, 특히 먼저 손상되는 곳이 외유모세포다. 외유모세포는 원심성 신경으로 내유모세포가 잘 들을 수 있게 보조해주는 역할을 한다. 즉 주변소음을 이겨내고 듣고자 하는 음역대를 더 잘 듣게 해주고 주위 소음도 막아주는데 이 기능이 저하돼 있어 청각과민, 이중청, 소리왜곡 등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은 청력 저하보다 청각증상들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귀의 기능이 저하되었으면 감각을 보호해주는 것이 우선이다. 소음성 난청의 한 형태인 일시역치변동 같은 질환에서도 회복되는 24∼72시간 정도 귀를 휴식시켜줄 것을 말하고 있고, 음향 외상도 동일한데 이 환자는 전혀 주의사항을 모른 데다 평소보다 더 소음에 노출돼 음향성 이통까지 추가로 발생한 사례다.

내이는 강력한 소음으로 인해 기계적 손상, 신경 대사 손상, 무균성 염증물질 생성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이후 소음에 노출될 때마다 상기 상황들이 축척되어 회복이 어려워지므로 가급적 편안한 환경에서 귀를 쉬게 해주어야 한다.

이런 상황을 초진시에 설명하고 치료목표는 이중청, 청각과민, 소리왜곡, 이통증 등 청각증상의 개선으로 치료기간은 한 달로 설정하고 그 기간 동안은 주말 외출을 삼가하고 직장에서도 가급적 귀마개를 사용토록 했다.
치료는 돌발성 난청에 준하되 소음으로 경직된 근육을 풀기 위해 예풍, 천유, 부돌혈 등에 소염 약침과 뜸 치료를 하고 동일 혈자리를 중심으로 가정에서도 온열팩을 하도록 했다.
치료 7일차인 5월29일에 소리에 귀가 예민해지는 증상과 변조된 소리처럼 들리던 것은 없어지고 주변이 시끄러울 때 소리가 2∼3개로 갈려들리는 것은 아직까지도 여전하다 했다.
치료 10일차인 6월2일에 대부분의 청각증상과 통증은 소실되었고, 다만 사람이 많으면 소리가 갈려들리는 증상은 약간 남아있었지만 며칠 사이로도 호전이 있어 최대한 조심하면서 생활을 하는 중이라고 했다. 자각적인 증상이 많이 호전돼 청력검사를 시행했고, 4000Hz 30dB에서 정상인 20dB로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

음향외상은 폭팔음과 같은 강력한 음에 단시간 노출된 후 일어난다고 알고 있지만, 일상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너무 큰 소리를 들으면 발생할 수 있다. 공연장에서 너무 큰 소리의 앰프와 마이크 소음에 의해 일시역치변동(일시적 청력저하) 같은 질환이 생기는 20대 환자들도 종종 내원한다.
직업적 또는 취미로 인한 소음에 의해 손상이 누적되면 영구적 난청으로 진행돼 치료가 어렵지만 음향외상과 일시역치변동의 경우는 불완전한 상태를 귀의 환경을 안정화시키는 한의치료와 적절한 관리를 통해 좋은 예후를 가져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