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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30일 (목)

김호철 교수

김호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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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을 달일 때 오래 끓일 필요는 없다”

꼭 알아야 할 한약이야기 (2)



탕제를 만들 때 얼마 동안 달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 일반적으로 한약을 약 2시간 정도 달여서 탕제를 만든다. 한 제를 한꺼번에 달일 때는 3시간 정도 또는 그 이상 달이는 한의원들도 많다.



과연 한약은 이렇게 오래 달일수록 효과적인가? 사골로 곰국을 끓일 때는 오래 달이면 좋지만 한약을 달이는 것은 이것과는 다르다. 대부분의 한약 유효 물질들은 저분자 화합물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끓여야 이 유효 물질들이 가장 많이 추출되느냐가 전탕시간을 정하는 관건이 된다. 필자도 당연히 탕제를 만들 때 한약을 오래 끓일수록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약 20여년 전에 시도한 실험으로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당시 국내에서 유명한 모 전기약탕기 제조회사로부터 적절한 전탕 시간을 알기 위한 연구 의뢰를 받은 적이 있다. 추출시간은 물론 한약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여러 처방을 실험할 상황이 아니라서 우선 황련해독탕을 실험재료로 선택하였다. 그 이유는 황련해독탕을 구성하는 네 종류의 한약재인 황금, 황련, 황백, 치자 등의 지표성분들이 뚜렷하고 비교적 측정이 쉬웠기 때문이다.



황련해독탕에 물을 넣고 달이면서 10분 간격으로 2시간까지 샘플들을 채취한 다음 추출된 지표성분들을 HPLC로 측정하였다. <Figure>에 나타난 것처럼 황련 중 berberine은 30분에 가장 많이 추출되었으며, 황금 중 baicalein과 wogonin은 끓기 시작한지 5분 이내에 대부분의 성분들이 가장 많이 추출되었다. 오래 끓일수록 성분이 많이 추출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대부분의 성분들이 10~20분에 가장 많이 추출되었다.



필자가 1996년 중국 산동성부속 중의병원 제제과에 교환교수로 갔을 때 중국에서는 한약 전탕을 약 20~25분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때 오래 전에 했던 이 한약 전탕 실험 결과가 떠올랐으며, 그 결과와 일치하게 이미 중국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 달인다는 사실에 놀랐던 적이 있다.



왜 오래 끓이는 것보다 짧게 끓이는 것이 추출에 효과적일까? 그 해답은 추출되는 과정을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식물한약재는 유효 물질들이 대개 세포내 2차 대사산물들로서 세포질 내에 존재한다.



그런데 세포막은 반투막이기 때문에 세포질 내의 대부분의 유효 물질들은 끓이지 않아도 물에 잠기면 세포막을 사이에 두고 물질 교환이 일어나서 추출된다. 이렇게 추출되는 시간은 그리 긴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굳이 끓이지 않아도 성분들이 상당량 추출된다면 왜 한약을 끓이는 과정이 필요할까? 이는 상온에서 녹지 않는 성분을 추출하기 위해서이다. 100&#162;ªC까지 올리면 더 많은 종류의 성분이 물에 녹기 때문이다.



즉 한약을 전탕할 때 끓이는 이유는 상온에서 녹지 않는 성분을 녹이기 위한 것이지 성분을 더 많이 추출하기 위하여 끓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한약을 달일때 100&#162;ªC까지 온도를 올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얼마나 오래 끓였느냐는 오히려 덜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약은 어떻게 달이는 것이 효과적일까? 효과적인 한약 전탕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 주에 이야기하기로 한다.



다음주 주제:

효과적인 한약전탕방법 - 재탕을 하면 25~30%를 더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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