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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에게 침 치료의 득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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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에게 침 치료의 득과 실

미국 국립 종합 암센터 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한의학 웰빙 & 웰다잉 6

김은혜 (1).jpg


김은혜 경희대학교 산단 연구원

(전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임상교수)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 주] 

화가 베이먼은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면 죽는다고 믿던 이웃을 위해 나뭇가지에 직접 잎새를 그렸다. 이웃은 이 잎새를 보며 생의 의지를 다잡았다. 오 헨리의 소설 ‘마지막 잎새’ 이야기다. 본란에서는 죽음을 눈앞에 둔 말기 암 환자에게 한의사로서 희망을 주고자 한 김은혜 경희대 산단 연구원의 원고를 싣는다.

 

 

필자는 어떤 치료든 효과가 있다면 부작용도 있다고 생각한다. 한 번 더 풀어서 말하자면 적응증이 있다면 금기증도 있어야 정확하게 활용할 수 있는 치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사고를 기반으로, 이미 표준 치료가 명확히 정립된 암 환자에게 한의치료를 활용하려고 한다면 그것이 보완대체적인 목적이 되더라도 적응증과 금기증이, 특히 ‘어떤 경우에 한의치료를 암 환자에게 해서는 안 되는지’를, 반드시 정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거론적인 관점으로 접근했을 때 한의 암치료로 사용되는 치료 도구 중 침 치료가 가장 범국가적으로 정립되어 있는 자료가 많은 것을 고려하여 본 글에서는 암 환자에게 침 치료가 득이 될 때와 실이 될 때의 작은 예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침 치료는 득이 되는 경우가 반드시 있다


한국어로 번역했을 때 ‘미국 국립 종합 암센터 네크워크’로 해석되는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NCCN) 라는 비영리 연합체가 있다. 미국을 기반으로 전 세계를 선도하는 주요 암센터들이 합작해서 설립한 단체로 매년 근거 기반의 암 환자의 치료 및 관리 방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있다. 


2022년에 업데이트된 해당 가이드라인 중 ‘Supportive care’ 항목에서 암성 통증, 예기성 오심구토, 피로 증상에 비약물적 치료로서 침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고 권고되어 있는 것은 우리에게 눈에 띄는 내용이다. 


고식적(palliative) 목적의 오심구토의 관리, 암 생존자의 피로, 신경성 통증, 근막성 통증, 또는 호르몬제를 복용 중인 여성 암 생존자에서의 상열감, 수면 중 식은땀(盜汗)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서술되어 있다. 


2020년에 환자에게 제공되는 책자로 발표된 ‘Survivorship Care for Cancer-Related Late and Long-Term Effects’에서도 앞서 기술한 증상에 침 치료의 적용을 안내하고 있다. 물론 각 증상에 표준적으로 사용된 약물적 치료를 우선하고, 해당 약물 치료에 대한 반응이나 순응도가 낮거나 고령 등의 신체 활동 기능 저하자에게 보조·부가적인 치료로서 권고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하지만 암 환자에서 만큼은 어떤 증상이든 표준치료가 존재한다면 한의치료가 그것보다도 우선되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럽게 사고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입장에서, 해당 조건 사항이 침 치료의 의의를 퇴색시킨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서 암 환자에게 침 치료는 분명히 득이 되는 경우가 반드시 있다는 것을 확실히 전하고 싶다(NCCN 가이드라인은 회원가입만 한다면 누구에게나 무료로 온라인에서 제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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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 암치료, 안전성 여부 보수적으로 숙지


하지만 이런 일이 있었다. 대장암으로 3주에 한 번씩 항암치료를 받던 어르신에게 다음 항암치료 후 일주일 뒤에 예약되어 있는 혈액검사와 CT 의뢰 계획(의과 처방)을 나누고 댁으로 보내드렸다. 


그러고서 약속한 날 다시 오신 어르신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이상하게 이번에는 배에 점이 많이 생긴 것 같아.” 직접 확인해 보았을 때도 배에만 드문드문 점으로 보이는 작은 점상 출혈들이 있었다. 


자세히 물어보니 소화가 잘 안 되는 것 같아 댁에서 어르신이 직접 수지침 스티커를 여러 개 붙이고 생활했다고 말씀하셨다. 정말로 그것이 수지침이었는지는 알 길은 없었으나 다행히 CT상 이상이 없었고 피부과 진료를 간단하게 본 후 출혈이 모두 사라져서 별 탈 없이 지나갔다. 


이 상황은 의료진이 시술한 것이 아니므로 직접적인 관계성은 없으나 이런 순간이 대표적으로 침 치료가 암 환자에게 실로서 취급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항암치료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혈구감소증이 나타나는 시기(nadir 포함)에는 침습적 치료를 가급적 피해야 한다는 것, 설사 꼭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질환의 원발부는 제외하고 원위부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것, 무균적 중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점, 그리고 한의치료 도구가 일상에 무분별하게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선티칭 후문진을 자주 해야 한다는 점 등. 혈액암 환자나 요추 천자(lumbar puncture)를 주기적으로 하는 환자에서는 근위부, 협척혈을 포함해서 원위부도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도 포함될 것이다. 


경우를 일일이 말하면 수도 없이 많으나 결국 하고자 하는 말은 ‘암 환자에게 언제 어디에 침 치료, 그리고 한의 암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안전한지’에 대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많이 숙지한 상황에서 구축된 진료현장에서야, 한의 암치료의 득이 더욱 가치를 발할 것임을 전하고 싶다. 


도처에서 쌓고 있는 노력들이 빛 발할 것


시야를 확장해서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 조사하다 보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암 환자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게 한의 암치료와 동일한 도구를 사용한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이나 일본은 말할 것도 없다. 서양 기관의 예로는 Mayo clinic,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Johns hopkins integrative medicine and digestive center 등이 있다. 이러한 기관들이 구축해 놓은 체계가 있다는 것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시스템이 일부 이미 설계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비록 그 과정은 다소 다르겠지만. 그럼에도 지금에서라도 크고 작을 것 없이 도처에서 쌓고 있는 노력들이 언젠가는 합심해서 빛을 발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모두에게 감사와 응원의 말씀을 감히 전하고 싶다. 


김은혜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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