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7 (수)
코로나19는 급성 감염병으로 1∼2주에 걸쳐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회복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일부 환자들은 장기간 지속되는 후유증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만성코로나’(롱코비드)를 코로나19 감염 후 ‘설명할 수 없는 적어도 하나의 증상’이 3개월 이내 발생해 최소 2개월간 지속되는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만성코로나에 대해서는 아직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하고 명확한 치료 기준도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후유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으며,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도 호흡기부터 전신증상까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피로감 및 호흡곤란 ‘대표적’…원인 없는 전신증상도 발생
가장 대표적인 것은 피로감, 호흡곤란, 관절 통증, 흉부 통증 등이다. 국내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후 4주 미만에서는 주로 호흡기 관련 증상이, 4주 이후 만성코로나 상태에서는 피로감, 주의력 저하, 우울, 시력 저하, 탈모, 성기능 장애 등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코로나19를 앓고 나면 환자가 가지고 있던 기저질환이 악화되기도 하고, 환자에 따라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광범위한 전신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다양한 증상이 지속되지만 검사결과 이상소견이 확인되지 않아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한의학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조승연 강동경희대한방병원 교수(한방내과·사진)는 “국내외에서 코로나 후유증에 대한 한의치료 효과를 관찰한 결과가 발표되고 가운데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익기양음과립’(益氣養陰顆粒)이란 한약처방의 효과를 확인한 결과, 한약을 투여한 군에서 숨이 차고 기운이 없는 등 코로나 후유증이 의미있게 호전됐다”며 “또한 최대호기유량(PEFR)이 유의하게 증가하고, 면역력과 관련된 지표인 T림프구(CD3와 CD8)가 증가한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이어 “이렇듯 한의치료에 대한 효과가 입증되고 있지만, 환자마다 증상이 매우 다양하고 기본적인 건강 상태가 다른 만큼 특정 처방을 정해 투여하는 것보다는 개개인의 상태를 고려해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의치료, 건강상태 및 변증·체질 등 고려한 맞춤치료
조 교수에 따르면 현재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순환기내과에서는 만성 기침 등 만성코로나 증상이 지속되는데도 불구, 검사결과 기질적 이상이 없거나 증상에 맞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맞춤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각 환자들의 건강 상태에 대한 정확한 평가 후 변증 및 체질을 고려한 한약과 침·뜸, 약침 치료 등을 통해 만성코로나 증상 개선과 더불어 건강 회복을 목표로 전문적인 한의진료를 시행한다. 실제 숨이 짧거나 기운이 없고 쉽게 땀이 나는 증상에는 한의 변증 중 ‘기허’(氣虛)에 해당하는 증상으로 육군자탕을 처방하고, 입이 마르고 목이 자주 마르는 등의 증상은 한의 변증 중 ‘음허’(陰虛)에 해당하는 증상으로 사삼맥문동탕 등을 적용하게 된다는 것.
코로나 백신 이상반응에도 한의치료 고려
한편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장기간 지속되는 이상반응에도 한의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백신 접종 후에는 주사부위 통증, 피로, 두통, 근육통 등이 경증에서 중간 정도 수준으로 나타났다가 며칠 내에 소실된다. 그러나 몇몇 환자의 경우 몇 주 이상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며 각종 검사상 명확한 이상소견이 확인되지 않는다.
특히 조승연 교수팀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두통, 팔다리 저림, 전신에 땀을 많이 흘리는 등의 증상이 장기간 지속돼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약 및 침 치료 등 입원치료를 시행해 건강이 회복된 증례를 KCI 등재지인 ‘대한한의학회지’(2022년 6월호)에 보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