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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승의 사나이, 한의치료 덕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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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

“한판승의 사나이, 한의치료 덕분이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준 도움, 한국 유도 발전으로 보답”
‘2020 도쿄 패럴림픽’ 남자 시각유도 +100kg급 동메달 ‘쾌거’

최광근3.jpg

 

대한민국 시각유도 한판승의 사나이 최광근 선수가 지난 8월 29일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남자 유도 +100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전보를 울렸다. 최 선수는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패럴림픽 대회 –100kg급에서 2연패를 달성한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체급을 올려 동메달을 획득하는데 그쳤지만 3연속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고등학교 2학년,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연습 도중 왼쪽 눈을 다쳐 망막박리로 결국 실명을 하게 되는 불상사를 겪었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장애를 딛고 그는 2010년과 2011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 2012·2016 패럴림픽 2연패를 달성하는 등 화려한 성적을 올렸다. 

 

‘2020 도쿄 패럴림픽’을 끝으로 인생 제2막을 열겠다는 그로부터 패럴림픽 비하인드 스토리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가 있다면?

가장 기뻤던 대회는 2012년 런던에서 개최됐던 ‘제14회 런던 패럴림픽’이다.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메달을 딴 순간이기도 하며, 그 메달이 금메달이어서 더 남달랐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올해 마쳤던 ‘제16회 도쿄 패럴림픽’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제까지 3번의 패럴림픽을 치르면서 잔부상은 꽤 있었지만 심하게 다치거나 고난의 시간은 없었다. 하지만 도쿄 패럴림픽에 앞서 양쪽 무릎부상을 크게 당해 더 이상 재기하기 힘들 거라는 주변의 우려가 컸다. 특히 의사선생님께서 재기가 어렵겠다고 말씀하셨을 때, 심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사실이다.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말이 뇌리에 스치더라.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번 패럴림픽에서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해 성과를 거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 수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메달을 딸 수 있었던 비결은?

항상 도전자의 입장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내가 최고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최고에 있을 때처럼 훈련계획을 세워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게 내 지론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가 되기 전에 이어왔던 혹독한 훈련,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자 하는 끈기 등을 바탕으로 나와 타협하지 않고, 항상 도전을 한다는 자세로 임했다.

 

정상에 도달했을 때는 아무래도 목표의식이 이전보다 떨어질 수 있기에 내 자신과 합의점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어서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는 편이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시키는 모든 훈련, 견디기 힘든 훈련까지도 다 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던 것 같다. 세 번의 올림픽에서 두 번의 애국가를 듣게 돼 아쉬움은 남지만 마지막 커리어까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기에 후회는 없다.


Q. -100kg급에서 +100kg급으로 체급을 올려서 출전했다.

-100kg급에 출전할 당시에는 시합 전까지 12kg을 감량해 출전을 했었다. 하지만 무릎 부상을 겪고는 무게 감량에 필요한 운동을 할 수가 없어 +100kg급에 출전하게 됐다. 다시 말해 부상으로 인해서 체급을 올린 격이다.

 

체급을 올렸더니 이전보다 신체적인 조건들이 더 좋은 선수들과 마주하게 됐다. 기존의 힘이나 기술 등이 상대선수들에게 효과적으로 발휘되지 못해 심리적인 압박감도 있었다. 주특기인 ‘감아치기’로 –100kg급에서는 웬만한 선수들을 넘길 수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체급을 올렸더니 고전하는 면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신감은 잃지 않았다. 성실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계속 주문을 걸었다. ‘감아치기’가 먹히지 않는다면 다른 기술들에 집중하겠다는 일념으로 ‘되치기’, ‘모로떨어뜨리기’ 등 다른 기술들을 연구했고, 적용했더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

 

최광근1.jpg

 

Q. 무릎 외에 신체적으로 힘든 부분들은 없었는가?

무릎 고장을 시작으로 어깨, 골반, 허리 등에도 통증이 왔다. 패럴림픽을 준비하면서 몸이 정상 컨디션을 갖추지 못하고 있을 때는 어깨가 펴지지 않을 정도로 심각했던 적도 있다. 

 

그 때마다 패럴림픽 한의사 주치의로 참여해주신 제정진 원장님께서 치료를 해주시곤 했다. 주로 침을 놓아주시는데 침 치료를 받으면 올라가지 않던 팔이, 돌아가지 않던 어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합 중에 기술을 사용할 때마다 통증은 물론 버티는 것도 힘들었지만 원장님께서 치료를 해주시면 예전 경기의 퍼포먼스가 나왔다. 부상을 입은 후에도 한판승의 사나이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아니겠는가. 또한 내가 한의치료를 찾는 이유도 이렇게 즉각적으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제정님 원장님과의 인연은 내가 장애인 유도를 시작한 이후로 종합대회를 치르면서 이천선수촌에서 훈련하면서 시작됐다. 제 원장님은 늘 이천선수촌을 방문해 선수들에게 성심성의껏 치료해주셨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보다 도쿄에 늦게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먼저 원장님을 찾아 4일 동안 치료를 받았다. 원장님께서는 내 몸이 근육질이 아니지만 부드러운 몸을 갖고 있어 다른 사람들보다 나를 치료하길 선호하셨다. 단점은 너무 아프다. 정말 너무너무 아프다. 다음 기회에는 아프지 않게 치료하는 방법을 마련해주시길 기대한다(웃음).


Q. 큰 부상을 입고도 패럴림픽에 참가한 이유는?

마무리가 멋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단지 그 이유 하나만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눈을 다쳤을 때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다리를 다쳤다고 해서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걷지 못할 정도의 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주위의 많은 분들에게 응원을 받았다. 기회가 된다면 내게 고마운 영향을 줬던 많은 분들을 위해 그리고 선수로서 받았던 도움과 영광들을 장애아동 또는 소외계층을 위해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 

 

최광근2.jpg

 

Q. 앞으로의 계획은?

사실상 내게 남은 국제대회는 없다. 실업팀 생활도 지난 9월로 끝이 났고, 지난 1일부터는 강원도 정선에 있는 공공유도스포츠클럽 사무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공공유도스포츠클럽은 유도를 배우고자 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유도선수를 발굴하는 시스템을 갖춘 곳이다. 이곳에서 유도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예정이다. 

 

특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가리지 않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이기에 어깨가 많이 무겁다. 다시 한 번 나의 한계를 넘어 장애를 가진 선수들뿐만 아니라 일반 선수들에게도 좋은 경험과 지식을 공유해주고, 대한민국 유도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김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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