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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서 얻은 성취, 어려운 시절 버티게 한 버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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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

“마라톤서 얻은 성취, 어려운 시절 버티게 한 버팀목”

김은섭 유앤그린여성한의원장, 산·들 뛰어다니던 경험 떠올리며 마라톤 시작
코로나 종식 이후 ‘철인 3종 경기’ 도전이 꿈

김은섭1.jpg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10년 넘게 마라톤에 심취해 있는 김은섭 유앤그린여성한의원 대표원장에게 마라톤을 하게 된 계기와 성취,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 등을 들어본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대전에서 임신 관련 질환과 여성 생애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각종 여성질환을 진료하는 부인과 특화 한의원 유앤그린여성한의원 대전 본원 대표원장 김은섭이다. 1999년에 대전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의사 면허 취득 후 서울에서 잠시 부원장 생활을 하고 2000년부터 대전에서 한의원을 계속 운영해 오고 있다.


Q. 마라톤을 취미로 삼게 된 계기는?

젊은시절 취미는 바둑이었고, 한의원을 하면서 초기부터 골프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해오고 있다. 마라톤에 입문하게 된 계기를 떠올리면 욕심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한의원 운영과 스스로에 대한 답답함으로 스트레스가 컸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야 할 공부는 끝이 없고 한의원 운영은 늘 빠듯해 불면증과 가슴 답답함 등의 문제가 있었던 시절이다.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터놓고 고민을 상담할 입장도 아니었고 매일매일 숨 쉬듯 공부를 해도 도저히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 되는 부인과의 광범위한 학습 자료들은 정말 숨을 턱턱 막히게 했다. 한의사로 이 길을 선택했으니 끝을 봐야겠는데 계속 출발점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다는 자괴감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또 주변에서 양방을 비롯해 심기가 불편해지는 일들이 있어 홀로 대응하는 데 한계를 느끼던 차였다.

 

그렇게 스트레스에 헤매고 있던 당시 같이 골프를 하던 친구가 함께 마라톤을 뛰어보자고 제안해 왔다. 그때는 무슨 큰 기대를 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 다만 시골 출신이라 어렸을 때부터 산이나 들로 뛰어다니면서 놀던 기억이 났고, 어렴풋이 해볼 만하다는 생각과 정신력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첫 마라톤 경험에서 이런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마라톤 동호회에 나가서 처음 경험한 마라톤은 생각보다 더 큰 고난 그 자체였다. 2010년 가을이었는데, 토요일 새벽 5시 반에 대전 동물원 주차장에 위치한 동호회 만남의 장소에서 출발해 보문산 도로를 따라 위령탑을 돌아오는 10km 정도의 코스였다. 

 

당시 처음이라 초대 회장님의 도움을 받아 7km를 뛰었는데, 그날부터 며칠간 완전히 환자가 됐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오기가 생기면서 계속 도전해 지금은 열렬한 마니아가 됐다. 그리고 그 과정을 겪으면서 육체는 물론 정신적인 스스로의 한계도 뛰어넘었다 판단한다. 


Q. 마라톤을 한 후 가장 큰 성취는?

아직 풀코스 32회 정도만 완주한 초보 마라토너지만, 그래도 그동안에 가장 큰 성취라면 당연히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30분 이내로 완주하는 ‘sub330’을 한 것과 울트라마라톤(100km) 완주다. sub330은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이내로 완주하는 ‘sub3’에 비하면 초라할 수 있겠지만 아마추어로서 나름 의미 있는 기록이고, 완주 과정에서 느낀 희로애락은 인생에 있어서 큰 밑거름이 되었다고 자부한다. 

 

울트라 마라톤도 기나긴 인생의 축소판을 경험한 값진 시간이었고 큰 성취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작은 성취를 통해 얻어진 자신감이 이후에 삶을 살아가는 데에도 많은 자산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2014년 확장 이전을 전후로 많이 힘들었을 때 버팀목이 되어준 것도 마라톤이었다.

 

김은섭2.jpg

 

Q. 마라톤을 하면서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한 번은 마라톤 훈련 중에 달리는 길 중간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는데 모두 아랑곳하지 않고 달렸던 기억이 있다. 비를 맞으며 지나가는 차에서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어렸을 적 한 번쯤은 겪어봤을 기억 속의 모습을 상상하며 동심을 만끽했던 모습이 지금도 선명하게 머릿속에 남아 있다. 지금도 그런 모습을 상상하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또 하나의 사건은 2012년 서울 국제 마라톤이 열리기 한 달 전에 돌발적인 십이지장 출혈로 연습도 제대로 못한 상태로 풀코스에 도전한 적이 있다. 예상대로 훈련 부족을 절감하며 후미로 처져서 달리다가 후송 버스에도 추월당하고, 결국 제한 시간 5시간을 초과하면서 교통 통제가 해제돼 도로를 달리지 못하고 신호등의 신호를 지키며 인도로 달렸다. 이렇게 자그마치 5시간 30분에 완주하는 ‘웃픈’ 기록을 남겼는데, 이 또한 교훈을 준 고마운 대회였다.


Q. 도전해보고 싶은 다른 취미는?

코로나가 끝나면 부지런히 수영을 배워서 ‘철인 3종 경기’를 해보는 것이 내가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새로 시작하고픈 운동이다. 조금 늦은 나이이지만 어느 정도의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운동이기 때문에 꼭 도전하고 싶다. 그것을 이루고 나면 제 한의사 인생도 한 단계 더 성장할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도 있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대부분의 한의사를 포함한 의사들은 마라톤 하면 무릎에 무리가 가니까 절대 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특히 정형외과나 한의사들은 무리하면서 무릎이 아픈 환자들을 많이 접하다 보니 더욱 그런 얘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사실 마라톤 하다가 무릎이 안 좋아서 병원에 가면 다 마라톤 때문에 무릎에 무리가 가서 아픈 거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 그런 경우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운동을 잘 안 하시는 현대인들이 약해져 있는 관절을 고려하지 않고 갑자기 무리하게 되면 바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꾸준한 운동을 통해 관절 주변의 인대나 근육을 강화시켜주면 더 튼튼한 관절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아픈데 참고 계속 운동을 한다든가 대회에 임박해서 통증을 참고 심지어는 진통제를 맞아가면서 대회에 참가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경우는 오히려 몸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당연히 지양해야 한다. 하지만 건강을 생각하면서 꾸준하게 준비하고 가끔씩 도전하는 풀코스 정도의 마라톤은 크게 무리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실제로 저희 동호회에도 70세가 넘으신 형님들이 풀코스를 완주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물론 저는 마라토너로서 마라톤의 좋은 점을 말씀드렸는데, 어떤 운동이나 취미활동도 장단점이 있겠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은 단순히 기분이나 건강을 좋게 하는 것을 뛰어넘어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키우고 모든 상황이나 일에 자신감을 갖게 하며 나아가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모두 꼭 자신만의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자신의 삶을 더욱 활기차고 값지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김은섭3.jpg


민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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