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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의 줄어든 부담, 지속적인 한약 치료 가능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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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의 줄어든 부담, 지속적인 한약 치료 가능하게 됐어요”

20명 환자 처방…월경통 개선 등 한약에 대한 긍정적 인식 심어져 ‘보람’
약재입력 등 전산절차, 낮은 수가, 바로 처방해야 하는 부분은 개선돼야
보다 많은 회원 참여해 제도의 문제점 찾아 개선으로 이어지길 기대
김기병 참솔한의원장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참솔한의원 김기병 원장으로부터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느끼고 있는 다양한 소회 등을 들어본다. 

 

김기병.png

Q. 시범사업으로 진료한 환자 수는?

“지난해 11월20일부터 시범사업이 시작됐지만 약재 등록·챠트기록 등의 방법을 정확하게 숙지하기 어려워 12월21일부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14명, 이달 19일까지 6명 등 총 20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안면마비 후유증 환자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월경통 환자였고, 재진을 통해 첩약을 처방한 환자는 2명이었다. 지난달에 10일 정도의 짧은 기간임에도 14명의 환자를 보게 된 이유는 내원한 환자들에게 ‘준비가 미흡하니 기다려달라’고 부탁을 드렸다가 21일부터 처방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처방받은 환자들이 입소문을 내준 덕분에 최근에는 새로운 환자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Q. 시범사업 참여 준비 및 실제 진료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약재 등록에 가장 어려움이 많았다. 처음에 등록하려 하니 방법도 모르겠고, 시간도 많이 걸릴 듯 했다. 그래서 손쉬운 방법을 고민하던 중 엑셀로 한 번에 입력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바로 한약재업체에 요청해 엑셀로 서식을 받아 등록을 시도했다. 그러나 업체에서도 처음하는 작업이라 엑셀 자체에 오류가 있어 청구프로그램에서 오류메시지가 떴다. 이후 챠트회사에 검토 요청을 하여 원격으로 엑셀파일을 수정받아 무리 없이 등록을 진행했다. 그 외의 것들은 번거롭기는 했지만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Q. 약재비·원산지 공개 등에 대한 환자들의 반응은?

“아직까지 환자들이 그 부분에 대해 질문을 하거나 거부감을 표한 적은 없다. 제 경우에는 오랜 기간 내원해 왔던 환자들이 많았기에 그동안의 신뢰가 쌓여 있어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다른 동료 한의사들 중에도 원산지 부분의 경우에는 환자들이 의외로 쉽게 수긍한다고 들었다. 

 

가격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문제가 있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지만, 약재비 공개는 그동안 하지 않던 부분이라 상당한 부담이다. 향후 시범사업 이용자들이 많아지게 될 텐데, 시범사업 외 질환의 한약 가격에 대한 불만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Q. 시범사업의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환자들의 부담이 적은 부분이 제일 큰 것 같다. 실제 생리통이 있는 여성환자에게 원내에서 준비한 안내서를 통해 설명하면 금액적인 부분에서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또한 1년에 1회 건강보험 50% 적용 이외에도 2차 복용분도 급여 적용된다는 점은 한방실손보험을 가입한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그동안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한두 번 첩약을 복용하고 한약 치료를 중단을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전화로 확인해보면 월경통 감소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더불어 꾸준한 첩약 복용으로 지속적으로 치료받을 의향이 있다고 답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한의원 경영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Q. 시범사업의 문제점 및 이에 대한 개선방안은?

“약재 입력, 체크리스트 작성, 챠팅과 청구 입력은 실제로 해보기 전까지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러나 서너 번 정도 해보면 별로 어렵지 않고 그냥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동료 한의사들이 만들어놓은 청구프로그램별 체크리스트 작성 및 챠팅 입력 등 진행방법에 대한 동영상도 있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한약재 수가 부분에서는 부당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 한약재를 구입할 때마다 구입가로 약재를 매번 입력해야 하는 것은 입력 및 재고관리 부분에서 원내 업무가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한약재의 보관·조제 과정에서 필히 발생하는 손실에 대한 보상이 전혀 없다. 

 

업무 증가로 인한 원내 행정력 소모와 약재 손실에 대한 보상없이 구입가로 산정된 한약재 수가는 한의사에게 일방적으로 손실을 감내하라는 부당한 처우라고 생각된다. 향후 첩약 급여화가 확대된다면 이 부분은 반드시 개선돼 현실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만약, 이에 대한 보전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결국 첩약 급여화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한방보험 엑기스제처럼 외면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와 함께 탕전료와 심층변증방제기술료는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기존 관행수가가 1제 20첩 10일분에 약 20만원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하다. 그러나 침도 처음 급여화가 됐을 때 비현실적인 수가였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현실화된 것처럼 첩약 역시 지속적인 노력으로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환자의 수납을 위해서 처방을 바로 내려야 하는 부분이다. 저는 첩약처방을 할 때 진단 내용을 기록한 후 시간이 될 때 처방을 내렸었는데, 시범사업에서는 다른 환자들이 대기를 하더라도 처방을 바로 내려야 한다. 그래야 약재비를 포함한 수가가 나와 수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궁여지책으로 최대한 경우의 수를 생각해 여러 처방을 입력 저장한 후 변증에 맞게 불러오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난감한 경우가 있다.”


Q. 시범사업을 보다 수월하게 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시범사업에서는 챠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월경통은 문진표를 준비해 대기실에서 미리 작성하게 하고, 그것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전자챠트에 옮겨 적고 있다. 또한 안면마비·중풍 후유증의 경우에는 평가지를 마련, 환자를 진찰할 때 기록해 그것을 전자챠트에 입력한다. 

 

이같은 지속적인 평가는 치료의 효과 유무를 환자에게 보여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챠트 기록시에도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줄일 수 있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와 함께 챠트 회사에 요청해 약재입력의 엑셀서식을 받아 약재회사에 전달, 그 형식대로 작성해서 보내라고 요청했으며, 이로 인해 약재 입력에 걸리는 시간도 대폭 단축하고 있다.”


Q. 첩약 시범사업에 대한 견해는?

“시범사업은 말 그대로 본 사업 이전에 여러 문제점과 개선점을 파악하는 사업으로, 미흡한 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한의사 회원들이 적극 참여해 그 속에서 문제점을 찾아 개선해 나가야 한다. 회원투표를 통해 재협상의 의지가 높아진 상황에서 한의사협회에서는 힘들더라도 한의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부와의 협상을 잘 진행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행정적인 부분 등의 불편함·어려움으로 인해 아직 시작하지 못한 회원들은 먼저 시작한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참여해보고 개선점과 발전방향을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추후 올바른 방향으로 첩약의 급여화가 발전돼 한의의료의 보장성이 강화되고 환자들의 한의의료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으면 한다.”


Q. 강조 하고 싶은 말은? 

“한의계는 대한민국의 훌륭한 인재들이 모여있는 지성집단이다. 첩약 시범사업에 대해 여러 이견이 있고 격한 의견 충돌도 있지만, 결국 그 근원은 한의의료가 국민건강 증진과 보건의료 향상에 더욱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단순하며 명확한 진리가 이번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모든 한의계 구성원이 힘을 합쳐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환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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