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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건강권’ 지키는 우리동네 한의원…커뮤니티케어의 미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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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건강권’ 지키는 우리동네 한의원…커뮤니티케어의 미래를 보다

윤동현 막내아들한의원 원장 인터뷰

강북 수유동 방문 진료로 지역주민 건강 챙겨

장애인 활동 보조인 자격 취득…장애에 대한 이해↑

카카오톡 등 실시간 소통으로 환자와 밀도 높은 치료




윤동현1



[한의신문=윤영혜 기자]“골목 상권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골목 건강권’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의료기관이 목 좋은 곳, 사람 많이 다니는 곳으로 동네를 피해 다 떠나면 굽이굽이 골목에 계신 분들의 건강은 누가 지킬까요?”



여기 ‘골목 건강권’을 부르짖는 한의사가 있다. 목 좋은 상권과는 거리가 먼 강북구 수유동 굽이굽이 골목 안에 위치한 6평 남짓한 막내아들한의원 원장인 윤동현 한의사. 방문 진료를 자유롭게 다니려고 일부러 작은 한의원을 개설했다는 그는 “동네 골목을 다니다 보면 할머니들께서 옹기종기 제대로 된 의자도 아닌 바닥에 앉아 쉬고 계실 때가 많은데 요즘은 우리 한의원이 사랑방처럼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막내아들한의원의 진료는 오전에만 진행된다. 한의원이 문 연 시간에 사랑방처럼 모여든 어르신들에게 요즘 그가 하는 일은 사진을 찍은 뒤 선을 따라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린 캐리커처를 선물하거나 버스 노선을 알려드리는 민원 해결 등이다. 2남 중 막내로 태어나 막내아들 한의원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어느덧 동네 어르신들이 “막내아들 집에 와서 쉬었다 간다”고 하실 정도로 정을 나누는 관계가 됐다는 것.



오후에는 2시부터 6시까지 한의원 인근의 독거노인이나 이동에 제약이 큰 장애인을 대상으로 방문 진료가 진행된다. 오래된 동네다보니 노부부가 많고 한분이 집에 못 나오는 경우 배우자가 방문 진료 요청을 하는데 주로 연대하는 단체나 기관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방문 진료의 가장 큰 장점을 물으니 윤 원장은 “밀도 높은 치료”라고 답했다. 고령자, 장애인의 경우 신체 조건 상 불편함 때문에 의료기관 방문을 게을리 할 수 있지만 직접 방문하다보니 약이 꼭 필요한 시기 등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겨울마다 감기를 달고 살던 환자분이 있었는데 주기적으로 방문해 약을 처방하고 평소에도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건강 상태를 체크하다보니 그 해에는 감기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언어 장애가 있는 환자들의 경우 이 같은 활자를 이용한 실시간 소통방식이 상당히 유용하지요.”



거동이 불편해 일 년에 한 번 병원을 겨우 방문하는 환자들, 의료에서 소외된 분들을 직접 찾아가 생활 주거 환경까지 손수 개선해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서비스’를 몸소 실천하는 윤동현 한의사를 지난 22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caption id="attachment_415946" align="aligncenter" width="1024"]강북구 수유동의 좁은 골목길 집들이 바특하게 붙어있는 강북구 수유동의 골목길[/caption]



 



◇강북 지역에서 방문 진료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caption id="attachment_415943" align="alignleft" width="200"]방문 진료시 들고 다니는 왕진 가방 방문 진료시 들고 다니는 왕진 가방[/caption]



원광대 한의대 재학 당시 기독의료인단체(CMF·Christian Medical Fellowship) 및 아름다운생명사랑이라는 NGO 단체를 통해 강북지역에서 활동을 한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로 단체를 통해 한의원을 알게 된 분들이 진료 요청을 하면 시간 약속을 잡아 왕진 가방을 들고 자택을 방문하고 있다. 입소문이 나면서 요양보호사 파견 기관이나 장애인 자립 생활센터, 서울시가 실시하고 있는 ‘찾동(찾아가는 동사무소)서비스’의 방문간호사들이 방문진료를 의뢰하기도 한다. 거주지도 당연히 이 동네다.



◇단체를 통한 의료봉사는 누구나 하지만 직접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보다 구체적 동기가 있지 않을까.



그나마 괜찮은 주거환경에 계신 분들은 장애인 콜택시를 타고서라도 재활원이나 병원에 갈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늘 대학병원에 갈 수는 없는 노릇이고 작은 로컬 의원들의 경우 오래된 건물에 있으면 엘리베이터도 없다. 이곳 강북 수유동은 이렇게 엘리베이터도 없는 노후한 빌라나 단독 주택이 많다. 그래서 집에서 나오기가 어려운 분들이 대다수다. 1년에 한번 약 처방 받거나 장애등급을 신청할 때나 병원에 겨우 가는 분들인 셈이다. 방문 진료를 의뢰한다는 것은 그만큼 의료에서 소외돼 있다는 얘기다.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분들에게 직접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주로 하는 진료는?



주로 고령층과 장애인이 대상인데 노인분들은 기초 체력이 떨어져 허약한 분들이 많다. 주로 입맛이 없고 잠을 잘 못 주무시는 분들이고 장애인의 경우는 근육통이나 경련, 강직으로 고생하는 분들이다. 침 치료를 하고 소화장애에는 보험약을 처방하고 있다.



◇진료 외에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것도 신경쓴다고 들었다.



윤동현 계단예컨대 반복적으로 발목을 다쳐서 오는 환자가 있었다. 그 분 집에 방문 진료를 가보니 오래된 집이어서 계단이 너무 높더라. 그래서 개인적 취미로 목공을 하던 터라 집에 계단 턱을 직접 만들어 드렸다. 이렇게 방문 진료의 장점은 의료기관에서 미처 보지 못한 환자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생활의 문제들을 보게 된다는 점이다. 또 불면이 지속되던 환자가 있었는데 집에 방문해보니 수도꼭지에서 물이 계속 ‘똑똑’ 떨어지더라. 밤새 소리가 나면 누가 잠을 잘 수 있겠나. 불면의 원인일 듯 싶어 수도꼭지를 직접 갈아드렸는데 그 이후로 잘 주무신다는 얘기를 들었다.



◇수화도 배우고 있다고 들었다.



장애 유형별로 유형에 맞는 소통방식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 동네에 정착하고 처음에는 진료 건수가 많지 않아 특별 활동을 했다. 장애인 자립 생활센터에서 장애인과 활동 보조인들을 대상으로 장애인 건강권에 대한 강의를 했고 오후에는 주 2회씩 한의원에서 지역 주민들과 수화를 배웠다.



◇정부가 고령사회를 대비한 지역 연계형 ‘커뮤니티케어’를 추진 중이다. 한의사의 역할은 무엇일까?



커뮤니티케어라는 거창한 그림으로 방문 진료를 시작한 것은 아니나 우연한 계기로 지금까지 실천하게 된 ‘우리동네 주치의’ 개념이 커뮤니티케어의 모델과 비슷하게 됐다는 생각은 든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커뮤니티 케어에서 의사와 같은 수준으로 한의사의 참여도 보장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물론 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으로 커뮤니티케어에서 의료인의 역할은 일차적으로 진료를 잘하는 것이겠지만 이에 국한하지 않고 속한 지역 내의 보건의료 자원이 무엇인지를 알고, 필요한 자원과 환자를 연계하는 것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한마디로 ‘케어 코디네이터’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단 얘기다. 어떤 질환은 의사가 잘하고 어떤 질환은 한의사가 잘한다라는 식의 논의는 의료인이 할 수 있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논쟁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윤동현3
윤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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