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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의치료 위해 여행도 포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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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행정

“코로나19 한의치료 위해 여행도 포기했어요”

세계 12개 도시 대신 대구로 행선지 바꾼 이필환 한의사
“오기 잘했다는 생각…자원봉사 의료진 모두 힘냈으면”

이필환.JPG

 

“1년 동안 세계 각국의 12개 도시를 돌며 ‘한 달 살기’를 하려고 계획 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터지는 바람에 대구로 곧장 내려오게 됐습니다.”

 

지난 9일부터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에서 확진자들을 대상으로 전화상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이필환 한의사. 그는 봉사하러 오게 된 계기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이필환 한의사는 이달 초 다니던 한의원을 사직했다고 했다. 워낙 여행을 좋아하는지라 그가 오랫동안 꿈꾸던 1년간 해외 도시에서 ‘한 달 살기’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필환 한의사는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전화상담센터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에서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재난사태에 있어 한의사로서 환자들에게 한의학적으로 뭔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이필환 한의사는 전화상담도 처음인데다 전화상담센터 운영 역시 체계가 갖춰지기 전이라 조금 힘들었지만, 역시 오기를 잘했다고 했다. 한의의료진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확진자들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란다.

 

“전화상담을 하다 보면 격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굉장히 많습니다. 경증환자나 무증상인 분들은 따로 처치 받는 게 없다는 점에 대해서도 답답해하시지만, 사람들에게 감염시킬까봐 밖에 나갈 수 없다는 점을 많이 힘들어 하십니다.”

 

그는 실제로 한 확진자가 급성폐렴으로 진행됐던 것을 전화상담을 통해 빨리 확인한 뒤, 영남대병원 응급실로 급히 이송시킨 사례도 있다.

“자가격리 중이었던 50대 남성인데 이 분은 3월 7일 처음 발열이 발생했습니다. 제가 초진했던 시점이 10일이었으니 4일 동안 발열이 진행됐어요.”

 

그는 고열이 지속되면 폐렴이나 패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으니 환자에게 반드시 보건소에 이 상황을 알리라고 조언했다. 고열로 인해 탈수증상이 오면 본인이 몸을 못 가눌 수 있어 응급상황임에도 자칫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건소에서도 인력과 병상이 부족하다며 그 분께 난색을 표했다고 합니다. 그 분 역시 본인은 자가격리 중이다 보니 119를 부르는 것도 밖으로 나가는 것도 꺼려진다며 병원엘 안 가시려 했어요.”

 

급기야 이 환자는 13일 가래가 생기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으로까지 진행됐다. 폐렴으로 진행되는 상황이라고 여긴 이필환 한의사는 진짜 응급상황이라 생각해 무조건 병원에 가야한다고 재촉했다.

 

“아버님 돌아가시면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는다고 거의 반 협박(?)해서 결국 영남대병원 응급실로 가게 됐습니다. 거기서 급성폐렴 진단을 받았어요. 지금은 동산병원 중환자실에 계시는데 저한테 고맙다고 하시면서 나가면 밥도 사주신다고 합니다(웃음).”

 

지금이야 웃으며 말하지만 이필환 한의사는 돌이켜보면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사실 시설이었다면 의사들이 상주해 확진자의 건강 상태를 직접 점검해주지만, 자가격리 중인 환자는 그럴 수가 없기에 자칫했다간 크게 잘못될 수도 있기 때문이란다.

 

이필환2.jpg

 

아울러 그는 지금 상황에 대해 “육체적 정신적 힘듦보다는 마음이 진짜로 좋다”고 말했다.

 

이런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뭔가 역할을 하고 있는데다 한의계에 도움도 되고 있고, 무엇보다 환자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뿌듯하다고 한다.

 

이필환 한의사는 “오히려 이 분들 덕에 제가 이 전화상담을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기존 한의원에서 일하던 업무와 다른 보람이 느껴진다”며 “다만 환자의 전화 건 수는 계속 늘어나는데 진료를 볼 수 있는 의료진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 한의대 학생들도 본인 과제를 하면서 자원봉사를 해주고 있는데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참 대견스럽다. 전화상담센터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 모두 힘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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