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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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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행정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의 하루

업무 개시 전 두 차례 회의로 센터 운영 완벽히 준비
매일 매일 도시락, 점심시간도 아껴가며 환자 돌보기
대구 전역 어디건 한약 배송, 숙소 오면 곯아 떨어져
최혁용 회장 “반드시 국가방역체계 바꿀 기틀 삼을 것”

[편집자주]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 이하 한의협)가 대구한의대학교 대구한방병원 별관에 마련한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에 한의진료를 받기 위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등 자원봉사 의료진들의 노력으로 순항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란에서는 지난 17, 18일 양일간에 걸쳐 한의 의료진들의 하루 일과를 뒤쫒아 보았다.

 


오전 8시 30분-진료단 실무회의로 업무 준비  

 

강영건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장(한의협 기획이사)의 주재 아래 모든 팀이 모여 진료단 실무회의를 시작한다. 주로 전날 있었던 상황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17일 회의 주제로는 생활입소시설 내에 머무는 확진자들에 대한 ‘한약제제 반입’ 이슈가 올라왔다. 확진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시설에서 한약 택배 수령이 불가하다며, 반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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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회의에서는 반입을 막고 있는 시설 리스트를 정리한 뒤, 한의협 의무팀을 통해 정식 공문을 발송하기로 논의했다. 한의사의 진료권 방해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진료팀에서는 회복기 확진자들에 대해 은교산 처방을 산제보다 탕약 위주로 처방하기로 했다. 전날 있었던 진료자문단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팀별 보고와 금일 공지사항을 마친 뒤 전화상담센터 한의의료진들은 서로를 격려한 뒤 자기 자리로 돌아가 본격적인 업무 개시를 준비한다. 


9시-울려 퍼지는 전화벨, 분주한 오전 진료

 

본격적인 오전 업무에 들어가기 앞서 오늘 처음 자원봉사에 참여한 한의의료진을 비롯한 기존 진료팀 의료진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전화상담 진료 차트 작성 프로그램 매뉴얼을 익히고, 상담 업무에 대한 기존 의료진들의 노하우를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다. 대구한방병원 수련의의 능숙한 프로그램 시범 아래 새로 온 한의의료진은 몇몇 주의사항들을 배운다. 

 

예진팀은 헤드셋을 착용하고, 확진자들의 콜에 따른 사전 전화상담에 들어갔다. 이들은 확진자들의 건강상태와 기본적인 병력을 청취하고,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 동의에 따라 신상기록을 작성해 진료팀에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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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상담센터 바깥에 마련된 약제파트의 배송팀 일부는 이날 입고된 약을 정리한 뒤 환자에게 전달될 한약 포장박스를 만드는데 한창이다. 또 처방약들을 미리 소분 포장해놓고 한약 상자에 동봉될 ‘청폐배독탕 복용법’에 대한 출력물을 미리 박스에 넣는다.


12시- 휴식시간도 부족한 잠깐의 ‘점심 식사’ 

 

오전 내 전화상담센터로 배송된 기부물품을 정리한 배송팀 중 오후에 배송을 나가는 자원봉사자 학생들은 식사를 시작한다. 오후 1시부터 대구 시내 전역을 돌며 처방된 무료 한약을 배달하기 위해서는 다른 팀보다 미리 식사를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열흘 가까이 매번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고 있어 입맛에 물릴 법도 한데 학생들은 “도시락 반찬이 잘 나와서 괜찮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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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팀은 대략 12시 30분부터 식사 시간에 들어간다. 지난 9일 전화상담센터 개소 이래 전화상담을 원하는 환자 수가 일평균 130여명 수준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도시락 식사를 마치고 양치를 하고 나면 사실상 휴게시간 없이 곧바로 오후업무에 나선다. 

 

개소 첫 날부터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는 한 원장은 “병원 주변 한 바퀴 산책이라도 하고 싶지만, 그래도 우리를 기다리는 환자들을 생각하면 그럴 순 없다”며 미소 지었다. 


13시-다시 시작된 오후의 분투, 그리고 배송

 

짧은 휴식시간을 마치고 각 팀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오후 업무에 돌입했다. 확진자들에게 한약을 갖다 주기 위해 배송을 나가는 4명은 2인 2개조로 나눠 차량에 한약 박스를 싣고 출발 한다. 

 

1개조가 일일 할당량 배달을 마쳐야 할 한약 박스만 해도 어림잡아 확진자 15명에게 전달해야 한다. 보통 3일치 분량으로 한약이 처방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한약 처방을 원하는 확진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걸 알 수 있다.

 

배송팀 중 한 팀은 이날 배달 동선만 해도 대구시 동구 율하동-안신3동-검사동-입석동-신암동-북구 북현동-산격동-서구 비산동-내당동 등을 오후 내내 돌아야 한다. 이동 거리만 해도 거의 60km 가깝다. 

 

일주일 넘게 배송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한 대구한의대 자원봉사자는 “처음 가본 지역도 많고 골목길을 비집고 들어갈 때도 많아 저녁 늦게 끝난 적도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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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은 해당 한약을 전달할 확진자 집에 도착하기 전 미리 전화를 걸어 공용 현관문 출입번호를 알아낸 뒤 확진자 현관문 바로 앞에 한약박스를 두고 온다. 그 다음 배송을 마쳤다는 인증사진을 찍어 확진자에게 전송하면 한 건의 배송 과정이 전부 완료된다.

 

이 같은 과정을 반나절 동안 매일 15건 전후로 하게 된다. 교통사고의 위험도 있고, 외부활동을 가장 많이 하게 되는 업무다 보니 다른 팀보다도 육체적 강도가 센 편이다. 

 

일주일 넘게 배송업무를 하고 있다는 한의협 총무비서팀 김한영 대리는 “저녁을 먹고 숙소에 복귀하면, 바로 골아 떨어지기 일쑤”라고 말했다.  


18시 30분- 하루의 마감, 한의 의료진 컨퍼런스 

 

모든 팀들이 공식 진료상담(오전9시~오후 6시)을 마치고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하루 있었던 업무 상황에 대해 공유하고자 하는 컨퍼런스를 개최하기 위해서다. 이날 공식집계 된 전화상담 확진자 수는 총 146명(초진 21명, 재진 125명, 처방 51명)이었다. 전날보다 14명 늘어난 수치다. 정보 공유와 함께 업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건의사항도 이때 제시된다. 

 

예진팀은 확진자들의 전화가 몰릴 때 잠시 기다려달라는 ARS 녹음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건의했다. 전화가 몰리다 보니 대기음을 듣고, 전화를 포기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다. 

 

배송팀은 확진자가 한약 수령을 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생활치료시설이 많고, 이에 한약을 못 받은 확진자가 센터로 불만을 토로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물품에 한약이라고 표기를 안 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제안에 강영건 센터장은 대표번호에 ARS 안내 녹음 삽입과 함께 생활치료시설에 대해 최혁용 회장의 항의 방문 등을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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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진료팀장(한의협 보험이사)은 “벌써 일주일 만에 진료 시스템이 갖춰지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한계와 리스크도 많지만 모두 협력하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총평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대구광역시한의사회 최진만 회장도 참석해 자원봉사 중인 한의의료진들과 학생들을 격려했다. 

 

최진만 회장은 자원봉사 학생들에게 “확진자 분들이 전화를 걸었을 때 이 사람들이 무엇이 간절한지 잘 파악해서 진료팀에게 전달해 달라”며 “이번 봉사를 통해 전염병 치료에 있어 한의사가 참여할 수 있는 계기로 삼자. 저 또한 여러분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강조했다.  


19시- 끝난게 아니다, ‘확대회의’로 마감 

 

컨퍼런스를 마친 뒤 매주 화, 금요일에는 한의협과 지부, 학교가 함께 주관하는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 확대회의가 열린다. 이 자리에는 최혁용 회장과 최진만 회장, 대구지부 이정호 수석부회장, 경상북도한의사회 김봉현 수석부회장, 대구한의대의료원 김승모 교수, 강영건 센터장, 박종훈 진료팀장 등이 모여 향후 센터의 운영 방향 및 전략 등을 논의한다. 

 

이날은 전화상담센터에 격려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방문한 울산광역시한의사회 주왕석 회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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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최혁용 회장은 “이번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 운영이 단순히 한의계의 봉사 미담으로 끝내선 안되며, 최종적으로 국가 방역 체계를 바꿔나갈 기틀로 삼아야 한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최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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