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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바이러스폐렴 중국 지침 제5판 해설

기사입력 2020.02.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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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장인수 학장
    장인수.jpg장인수 학장 (우석대 한의과대학)

     

    중국 당국이 발표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폐렴 진료지침 (진료방안) 제5판이 2월 4일에 발표되었습니다. 이번 진료지침을 살펴보면, 제4판(1월 30일)에 비해서 몇 가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의사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변화된 대표적 항목을 간단히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대표적 차이점 

    1. (임상적 특성. 검사) troponin 과 LDH 검사 등이 추가

    2. (진단기준) 후베이성(湖北省)과 후베이성 이외 지역의 진단 기준을 분리 

    3. (치료) 스테로이드, 항바이러스억제제 효과 높지 않음을 명시  

    4. (치료) C형간염 치료제인 Ribavirin이 추가

    5. (치료) 호흡기 치료법에서 상세한 기술 추가

    6. (중의 치료) 중의 변증은 제4판과 동일


    중국 당국의 진료지침 변천사 

    2020년 1월 22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폐렴 진료지침 제2판 발행 

    2020년 1월 22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폐렴 진료지침 제3판 발행 

    2020년 1월 30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폐렴 진료지침 제4판 발행 

    2020년 2월 4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폐렴 진료지침 제5판 발행 

    - 제1판은 현재 찾을 수가 없으며, 22일에 제2판이 나오고, 당일에 다시 수정된 제3판이 나왔습니다. 추정해보건대, 대규모 감염이 이어지면서 초기에는 중국 보건당국도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후 약간의 시간을 두고 제4판, 제5판이 발표되면서 다소 정리가 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1. (임상적 특성. 검사) troponin 과 LDH 검사 등이 추가

    임상적 특성의 검사 부분에서 troponin과 LDH 검사가 추가되었습니다. 

    troponin은 CK-MB와 더불어 심근경색 등 허혈성심장질환 진단에 흔히 알려진 troponin T (TnT), I (TnI)로 잘 알려져 있죠. troponin과 LDH와 같이 상승되는 것으로 보아서, 골격근 특히 심근에서도 조직 상해가 동반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1월 29일에 발표되었던 Lancet 논문(Chen et al.)을 살펴보아도 같은 상황으로 추정됩니다. 

    BUN, creatinine, ALT, AST는 상승된 증례가 없는 것으로 보아도 신손상, 간손상보다는 심근과 관련된 병변으로 추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2월 7일 발표된 JAMA (Wang et al.)에서도 troponin I 상승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약간 옛날 일입니다만,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메르스 때에도 심근염 증례가 보고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Alhogbani 2016).


    2. (진단기준) 후베이성(湖北省)과 후베이성 이외 지역의 진단 기준을 분리 

    중국 내에서도 후베이성과 후베이성 이외 지역의 차이는 매우 큽니다. 사망률 자체가 다르죠. 따라서 진단기준에 있어서도 후베이성 내에서는 좀더 민감도를 높일 필요가 있기 때문에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됩니다. 

    Mionor comment.  

    사망률에 대한 부분에서는 제가 2월 5일 KBS 방송에서도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만 후베이성을 따로 분리해서 생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2월 9일자 통계를 보더라도 중국에서 3만7천명의 확진자와 813명의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후베이성에서만 780명의 사망자가 나왔죠. 후베이성에서 사망자의 96%가 나왔습니다. 후베이성을 뺀 나머지 중국의 26개 성 인구만해도 13억을 넘습니다. 13억명 중에서 23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입니다. 후베이성 이외 지역의 확진자는 1만명입니다. 

    사망률이 0.23%라고 가정한다면, 역시 매우 높은 전염성을 가지고 있지만, 사망률은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것입니다. 2003년의 사스가 12% 정도 나왔었습니다. 미국에서도 일반적인 계절독감(seasonal flu)으로 3만명 전후로 매년 사망합니다. 계절독감의 사망률을 0.13% 정도로 추산합니다만, 특별한 다른 요인이 없다면,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높은 전염성을 지닌 것은 맞습니다만,  사망률은 일반적인 독감보다 2배 가량 차이가 나는 수준이라고 조심스럽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상황이 끝난 것이 아니며, 아울러 감염력이 높다면 0.2%라고 하더라도 천만 명이 감염되면 2만 명의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는 계산이니 최대한 막아야 하겠습니다. 


    3. (치료) 스테로이드, 항바이러스억제제 효과 높지 않음을 명시  

    [제5판]에서는 기존의 항바이러스 치료법이 뚜렷한 효과가 없다는 말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었습니다. 아울러 다량의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면 면역억제 효과를 가져와서 코로나바이러스 제거를 지연시켜 해가 될 수 있다는 내용도 보충되었습니다. [제4판]에서도 언급된 부분입니다만, 구체적으로 명시된 것으로 보아서 더 강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4. (치료) C형간염 치료제인 Ribavirin이 추가

    HIV 치료제인 Lopinavir, Ritonavir의 사용에 대해서는 1월 22일의 [제2판]에서부터 이미 권고해왔습니다. 계속 권고되고 있는 것을 보니,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울러 C형간염 치료제인 Ribavirin이 새 지침에 추가되었습니다. Ribavirin은 만성 C형간염에 많이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인데, 원래는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치료제로 쓰이다가 적응증을 넓힌 약제입니다. 사스와 메르스에서 모두 사용되었던 적이 있죠. 

    Mionor comment 1.  

    기존의 호흡기 질환에 사용되는 일반적인 항바이러스제가 잘 듣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약물을 실험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상황이겠죠. 물론 HIV 치료제 들이나 Ribavirin과 같은 약이 모두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임상적인 근거가 충분히 쌓여서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스나 메르스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이런 급성 감염성 질환은 일단 지나가버리면 그뿐입니다. 한번 지나가버린 바이러스는 다음에 그대로 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다른 변이가 일어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임상시험 자체가 불가능하죠. 이중맹검 RCT를 해볼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Mionor comment 2. 

    언론에 자주 보도됩니다만, 도대체 백신은 안만드는 것이냐, 못만드는 것이냐? 라고 묻는다면 선뜻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못 만드는 것도 맞습니다만, 안만드는 것도 맞습니다. 

    다국적 제약회사에서 급성 바이러스질환이 발병하면, 실험실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하고, 여러 단계의 실험을 거쳐서 백신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임상시험을 거쳐 허가를 얻기까지 1년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이 흐르게 될 겁니다. 다시 그 뒤에 대량생산 시설까지 완비하고 난 다음에, 드디어 백신 양산 체제를 갖추었는데, 그 질환이 소멸해버리면, 제약회사는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을 수 있습니다. 

    사스 때도 그랬습니다. 메르스 때도 그랬죠. 개발이 추진되지만 결국 백신이 생산되지는 않는 문제가 되풀이되는 것 같습니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와 말라리아 같은 오래된 질환에 대해서 백신 개발이 더뎌지는 것도 기술력의 문제라기보다는 제3세계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환이 큰 돈이 되지 못하는 것도 한 이유가 됩니다. 


    5. (치료) 중증 환자에 대한 호흡기 관리에 대해 상세한 기술 추가

    제5판에서는 제4판에 비해서 중증 환자에 대한 호흡기 관리에 대한 처치(management)가 보다 세분화되고 상세해졌습니다. 중증환자일수록 치료(treatment) 못지않게 처치(management)의 적절성이 환자의 상태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침에도 변화가 생겨난 것으로 생각됩니다. 


    6. (기타 병원학, 역학적 특성) 

    병원학

    지침에서 소독을 위해 75%의 알콜을 권고하고 있으며, 일반적인 70%이상 농도의 알콜은 대부분의 병원균과 바이러스에 대해서 살균 효과가 있습니다. 최근 뉴스를 보니, 중국 각지에서 소독제가 부족하여 40~50도의 술을 소독용으로 사용한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카디(75.5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술은 소독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에탄올 농도가 부족합니다. 


    역학적 특성 

    5판에서는 무증상 감염환자 역시 전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지침에서 적시하였습니다. 

    전파경로에서는 호흡기 비말전파 외에 접촉을 추가하였으며, 에어로졸이나 소화기관을 통한 전파는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다고 표현하였습니다. 

    임상적 특성 부분에서는 4판에서는 없던 인후통을 추가하였습니다.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대표적인 특징은 발열과 마른기침입니다. 콧물 코막힘이나 인통, 설사도 보고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적으며, 기침의 빈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7. (중의 치료) 변증은 제4판과 동일. 

     변증은 제3판에서(1월 23일) 제4판(1월 30일)으로 넘어오면서 일부 변화가 있었습니다. 제3판에서는 초기 병변을 濕邪로 규정하고 치료를 시작하였으며, 사용된 처방도 달원음(達原飮)과 같은 온병학에서 나오는 교과서적인 처방을 사용했다고 한다면, 제4판, 제5판(2월 4일)에서는 약간 변형된 처방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차이가 있습니다. 변증에 있어서도 제3판에서는 초기의 濕邪 --> 邪熱 --> 邪毒 --> 內閉外脫의 순서로 변증 기준을 잡았습니다. 

    제4판, 제5판에서는 경증에 藿香正氣散 계열과 銀翹散, 雙黃連 계열의 중성약을 이용한 과립제, 캡슐제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아울러 좀더 심한 중증 단계에서는 이후 본격적인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강화될 때, 寒濕 --> 疫毒 --> 內閉外脫 --> 氣虛의 단계로 증후를 분류하였으며, 치법에 있어서도 다소 변화를 주었습니다. 제3판에서는 기본방과 약물만을 제시했는데, 제4판, 제5판에서는 약물 용량까지 구체적으로 표시하였습니다. 변증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점은 각 증후에 따른 분석과 치료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제제약 정리 

    중국에서는 우리 표현으로 제제약에 해당하는 것을 中成藥 이라고 부르며, 제형이 꽤 다양합니다. 지침에서 소개되는 제제약을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기존 처방을 그대로 활용하는 藿香正氣膠囊 (藿香正氣캡슐), 防風通聖丸(과립)은 제외하였습니다. 


    金花清感과립 (Jinhua Qinggan Granule): 

    金銀花、浙貝母、黃芩、牛蒡子、青蒿 等 

    발열과 기침, 인후통, 콧물 감기 및 독감에 많이 사용되는 제제약입니다. 중국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어서 항바이러스 효과 연구도 나와 있습니다. 



    連花清瘟캡슐(과립) (Lianhua Qingwen Capsule)

    連翹、金銀花、炙麻黃、炒苦杏仁、石膏、板藍根、綿馬貫衆、魚腥草、廣藿香、大黃、紅景天、薄荷腦、甘草

    금은화 연교 박하 등 은교산의 구성 약재와, 마행감석탕 약재들, 그리고, 중국에서 감기 및 독감에 흔히 사용되는 판람근, 관중 및 어성초가 들어가 있습니다. 홍경천은 국내에서 잘 쓰이지 않는 편인데, 고산병예방 면역력 강화 등의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현재 2020년 2월 1일자로 중국임상시험등록센터(Chinese clinical trial regisrtry)에 연화청온캡슐/과립을 이용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폐렴에 대한 이중맹검 RCT 연구가 등록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疏風解毒캡슐(과립) (Shufeng Jiedu Capsule) 

    虎杖、連翹、板藍根、柴胡、敗醬草、馬鞭草、蘆根、甘草

    연교, 시호 등이 들어가 있고, 역시 항염증 작용이 있는 호장, 패장초, 마편초, 판람근이 있습니다. 생진 효과가 있어서 온병에 많이 사용되는 노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Minor comment 1. 

    후베이성(湖北省) 우한(武漢)지역은 중국 내륙의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삼국지에 나오는 형주(荊州) 지역이 이 동네입니다. 근처에 명승지로 적벽(赤璧)이 있습니다. 제갈량과 조조의 한판승부가 벌어졌던 그 적벽대전(赤璧大戰)의 장소입니다. 

    또한 우한시는 미국 플로리다를 연상시킬 정도로 강과 호수가 매우 많고 그 가운데 도시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기후를 보면 여름에는 최대 33도, 겨울철 최저는 0도입니다. 그런데 습도는 연중 내내 80%로서 여름은 물론이고 겨울에도 매우 습한 편입니다. 겨울에는 많이 건조한 우리나라와는 다른 것 같습니다. 초기 변증이 한습(寒濕)에서 시작하는 여러 이유 중에도 지역과 기후 영향이 있지않을까 추정해봅니다. 


    Minor comment 2. 쌍황련. 

    중국에서는 사스와 메르스때 어느 정도 효력이 입증된 쌍황련에 대한 일반인들의 기대감이 큽니다. 이번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자마자 중국 전역에서 쌍황련이 모두 품절되었다고 합니다. 

    제약회사에서 생산해서 제공해도 일반인들이 모조리 사재기를 해버리는 일이 반복되다보니, 2월 4일 중국 위생성 브리핑에서, 쌍황련은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서는 임상 효능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무증상의 건강인이 먹어봤자 예방효과가 없다는 브리핑까지 나왔습니다. 

    중국의 현실을 감안하여 이행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쌍황련은 금은화, 황금, 연교의 3가지 약재로만 구성되었으며, 일반적인 호흡기 질환에서 항균, 항바이러스 효과가 입증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코로나바이러스, 인플루엔자,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효능에 대한 실험적 연구는 나와있습니다. 

    Nature 계열의 Scientific Report (2017)에서도 실험적인 연구 결과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최근 일부에서 쌍황련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임상적인 치료 근거가 없다고 발표되었다고 주장하였는데, 다소 오류가 있는 것입니다. 앞에서 소개드린 대로 HIV 치료제들과 C형간염 치료제인 Ribavirin 역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임상적인 근거가 없습니다.

     쓸 약이 없다보니, 임상적, 실험적 근거 없이 경험으로 그냥 쓸 뿐입니다. 이 약, 저 약 사용해보다가 도움이 된다고 증례가 나오거나 전문가의 합의가 이루어지면 사용하는 것입니다. 

    재난 상황에서는 재난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것이죠. 특수상황에서는 심지어 약물 특허를 일시 해제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사례는 아닙니다만, 실제로 신종플루 사태와 같은 상황에서 타미플루 (Oseltamivir)의 특허권을 직권으로 일시 해제한 적도 있었고, 또 제네릭을 급히 허가해준 사례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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