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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 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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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 ⑮

졸업생의 교수 평가
교육 개혁이 어려운 이유 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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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상 윤 한의사/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박사과정

 


최근 한의사와 한의대생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모 사이트 내의 베타테스트가 있다. 한의과대학 교육 변화의 불씨가 되고자 시작했다는 이 서비스는 각 한의과대학과 소속 교수에 대해 한의사들이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강의 전달력/ 연구, 임상 능력/ 수업 분위기/ 시험, 평가 적정성/ 강의 내용/ 인품 등의 6가지 항목으로 별 5개 만점의 점수를 매기도록 되어 있으며, 평가는 한의사만 할 수 있도록 하여 현재 수업에 참여하는 재학생의 평가를 배제하였다. 단 댓글은 한의사나 한의대생이 모두 작성할 수 있어 자유로운 의견 피력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교수 평가 서비스를 만들게 된 배경은 아무래도 재학 중에 열심히 의견을 냈으나 반영되지 않고 그저 형식적인 절차로 그쳤던 강의 평가에 좌절하고 체념한 경험, 학생들과 소통 의지가 부족했던 학교 측과 일방적 전달 방식의 교수님들을 보며 느꼈던 답답한 마음, 과거에 비해 그다지 많이 달라지지 않은 한의대 교육의 현실 속 후배들에 대한 미안함, 안타까움 등등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평가를 통해 한의학 교육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한의사와 한의대 재학생, 교수, 학교 및 기타 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그리하여 한의학 교육 개선을 위한 객관적이면서도 건전한 논의와 토론이 이뤄지며 전국 한의과대학의 교육이 상향평준화를 이루게 되고 양질의 의료인이 배출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필자도 진정으로 그러한 과정과 결과를 바라고 있고, 이러한 서비스를 요청한 학생의 마음과 여러 부작용이 예상되었음에도 실행에 옮긴 서비스 제작자의 심정 역시 감히 이해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정말 안타깝게도 서비스 시작 1개월 정도 지난 요즈음, 이러한 시도가 한의대의 교육 개선이나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가 든다. 자유로운 소통 문화를 장려하며 익명으로 댓글을 쓰는 건 좋지만 ‘잘 생겼다’와 같은 교육과 무관한 주관적 생각들이나 여러 인신 공격성 댓글들, ‘가족 문제’와 같은 확인되지 않은 루머와 개인 신상 문제까지 여과 없이 공개된다는 것은 교육 개선 논의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교수에 대한 좋은 평가와 그렇지 않은 평가가 형식적으로는 공존하고 있지만 평가자마다 기준이 다르다 보니 총점도 많은 의미가 있는 것 같지 않고, 결국 6가지 평가 항목을 무색하게 하는 인기투표로 변질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혹은 한의사들이 바라는 대학 교수는 과연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할까? 연구를 잘 하는 사람일까, 아니면 잘 가르치는 사람일까? 연구와 교육 둘 다 잘해야만 하는 걸까?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오래된 고민이다.    

평가 기준 중 하나인 ‘연구/임상 능력’과 같은 경우 과연 무엇으로 판단할 것인가? 직접 교수 평가에 참여하려고 해도 별점을 매기기 망설여진다. 발표된 논문의 수가 중요할까? 아니면 어떤 학술지에 게재했는가가 중요할 것인가? 환자들의 치료율로 임상 능력을 평가할 것인가? 교수를 평가하기에 졸업생들이 자세히 알 수 있는 지표가 될지 잘 모르겠다. 

이러한 서비스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의 교육 현실을 환기하는 데에는 분명히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교수 평가가 객관적이고 명확한 지표로 기능할 수 있는가 하는 점과 과연 졸업생의 평가로 한 사람의 교수를 점수 매기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점이 우려스럽다. 

교육의 개선을 이루려는 다양한 시도는 장려되어야 하고 재학생과 졸업생이 같은 고민을 공유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대단한 시도라고 평하고 싶다. 다만 이러한 시도가 가십성 이벤트에 머물지 않고 보다 근본적으로 한의대 교육의 개선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교수와 학생 대다수가 참여하여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며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반박할 것은 반박하는 과정, 소통의 과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실제적인 개선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과 노력에서의 전반적인 관리 주체와 방법도 살펴봐야 할 문제이다.  

최근 모 한의대의 교육과정 개편안 결정 과정에 학생들의 참여 정도를 두고 학생회와 교수회 측의 마찰이 있었으나 학생들의 의결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수요자 중심 교육으로의 전환은 교육이라는 행위의 한 축이자 해당 구성원으로서 학생을 인정하고 의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하기 때문이다. 학생과 교수가 함께 참여하는 ‘교육과정 위원회’와 같은 기구는 각 학교에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적극적 참여와 제안으로 조금씩 교육의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졸업생의 교수 평가 서비스역시 한의대 교육에 대한 참여와 제안의 시도로 본다면 다분히 긍정적 측면을 가지고 있다. 부디 부작용이 일어날 여러 상황에 대한 가능성을 줄이고 보완하여 한의대 교육 개선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존 듀이를 계승한 철학자이자 교수였던 시드니 훅은 다음과 같이 교육 현장에서 교수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자신의 교육 경험을 기억하는 모든 사람들은 교육 방법이나 기술이 아니라 교수를 기억한다.” 

한의대 재학 시절을 회상했을 때 좋지 않은 기억이 있었던 특정 교수의 낮은 평가를 보고 모 한의사는 ‘통쾌하다’고 표현하였다. 문제는 그런 통쾌한 기분만으로는 교육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어느 분야에서나 개혁은 어렵다. 검찰 개혁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한의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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