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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성인식 조사 병행…성폭력 치료 매뉴얼 초석 다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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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

"한의사 성인식 조사 병행…성폭력 치료 매뉴얼 초석 다질 것"

14일 성폭력 피해자 한의 의료지원 시스템 구축 심포지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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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대한여한의사회장

 

 

“성폭력 피해를 당한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인들이 준비 안 된 성인식을 갖고 있다면 제대로 된 치료가 가능할까요? 성폭력 치료는 오히려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상당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때문에 의료인부터 스스로를 알기 위해 현재 시점의 평균적 성인식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한의사 성인식 조사를 병행한 이유입니다.”

지난달 30일 영등포구 대림동 태창한의원에서 만난 김영선 여한의사회장은 최근 한의사 성인식 조사를 실시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17년 7월 미국 영화계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퍼진 미투 운동 이후 비단 성폭행과 강간사건 같은 극단적인 수준의 범죄 외에도 직장 내의 성차별은 물론 성추행, 데이트폭력 사건 등도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성폭력 치료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 그러나 아직까지 한의계에서는 적극적인 성폭력 피해자 치료가 이뤄지고 있지 않아 매뉴얼 정립 등 보다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오는 14일 ‘성폭력 피해자 한의 의료지원 시스템 구축 심포지엄’ 개최를 앞두고 있는 김영선 회장으로부터 심포지엄을 기획한 이유와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심포지엄을 기획한 계기는? 

한국은 현재 성폭력 피해 치료에 소요되는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조사된 바에 따르면 지난 2015년 9733명의 피해자가 간병비를 포함한 의료비를 지원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신적, 신체적 피해에 대한 치료비를 비롯해 보건상담 및 지도, 성병감염 여부 검사 및 치료, 임신 여부 검사, 증거물 채취 검사 등이 포함된다. 그런데 이렇게 국가적 차원의 의료지원 시스템이 존재하는데도, 치료가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 피해자들이 한의 의료기관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현재 한방병의원 중 성폭력 피해자 의료지원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이 1개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문제의식을 느껴 한의계의 성폭력 피해자 지원 시스템 참여를 독려하고 한의진료 매뉴얼 정립 등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어 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됐다.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한의진료 지원시스템과 매뉴얼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의료지원이 필요할 때 진료 기준 등을 담은 매뉴얼과 이후 다른 기관까지 연계하는 총체적인 시스템을 의미한다. 의료지원은 보통 여러 기관에서 담당하는데 한의진료의 접근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의 의료기관에서 성폭력과 관련해 어떤 진료를 하는지, 진료를 받으면 어떤 점이 좋을지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그간 한의계가 성폭력 관련 진료에 적극적이지 않았으며 진료 매뉴얼이 부재한 점도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그래서 기존의 한의 치료가 가진 장점과 진료 기술에 기반해 새롭게 한의 진료지원 시스템 및 매뉴얼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성폭력 한의치료의 장점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한의학에서는 만성화하는 정신적 고통과 그에 따른 신체 증상을 심신의학적 접근에 기반해 트라우마 및 화병 치료를 통해 호전시키고 있다. 트라우마 한의 치료 접근 방법은 일단 피해자가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마음 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기 때문에 심리적 힘을 키우는 치료방법이다. 안전의 장을 형성하는데 가장 큰 중점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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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치료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한의 의료기관은?

마포구에 위치한 이유명호한의원이다. 여성 건강 전문가인 이유명호 한의사는 평화운동가로 활동하는 고운광순 한의사와 함께 여성 운동을 하면서 성폭력 치료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제도화가 안 됐기 때문에 여성 보호 차원에서 무상으로 치료 지원을 했다고 들었다. 

무엇보다 2년 전 여한의사회가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중앙지원단, 성폭력 피해상담기관인 해바라기센터와 함께 ‘여성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한의학적 지원 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했는데 관계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아 참여 의료기관의 확대가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심포지엄을 기획하면서 한의사 성인식 조사를 병행했다고 들었다. 

성폭력 경험 피해자 연구 조사를 보면 의료기관 접근성이 낮은데, 그 원인 중에 의료종사자의 편견도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이 의료기관에 가서 오히려 2차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의사들의 성인식 조사를 병행했다. 그 과정에서 트라우마 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왜 우리가 조사를 받아야 하느냐는 얘기들도 나왔다. 그러나 우리 자체의 인식에 대한 점검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부족한 부분을 대비할 수 있어야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고 한의사가 의료인로서의 치료 자격을 논할 수 있게 된다. 조사 결과는 상당히 합리적이고 유의미하게 나왔다. 미쳐 준비 안 된 지식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어 꼭 필요한 조사였다. 

물론 한의사와 예비한의사(한의대생)까지 대상으로 포함해 매뉴얼의 필요성, 매뉴얼에 담긴다면 어떤 내용이 필요한지 등도 함께 조사했다. 결과는 심포지엄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장기적으로 여성가족부에서 지원 매뉴얼로 공인받고 사업에 참여하는 게 목표다. 매뉴얼로 정식 등록되면 성폭력 피해자가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해바라기 센터나 여성의 전화 등 상담원들 매뉴얼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이분들에게 트라우마 한의 치료에 대해 강의할 수 있어야 나중에 한의 치료와 연계될 수 있다. 심포지엄 이후 한방신경정신과와 치료 표준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에 들어갈 것이다. 더 많은 한의계가 성폭력 치료에 참여하려면 한의계의 인식 개선부터 출발해 결국 더 많은 환자들이 한의 치료의 장점을 알아보고 치료를 받겠다고 해야 한다. 그 길을 닦는 셈이다. 추후에 인권진흥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등과 간담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남기고 싶은 말은? 

이번에 개최하는 심포지엄을 통해 현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고 한의 치료가 가진 장점을 널리 알리며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의료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물론 여한의사의 외연 확장과 직무 환경 개선 등 본래의 정책도 여전히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많은 관심 갖고 지켜봐 주었으면 한다. 

윤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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