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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의 현재와 미래-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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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칼럼

한의학의 현재와 미래- <11>

이학로 원장

천안 약선당한의원<한의학당 회장>



형이상학적에서 형이하학적 한의학으로 변모를

한의학 서적 이해에 해부·생리 등 개념 도입 ‘절실’





앞서 우리는 한의학의 새로운 이정표 확립을 바라는 마음으로 출발하여 한의학이 이 땅의 주류의학에서 비주류의학으로 전락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그 과정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여기에서 한의학과 한의사, 한의사와 한의사, 한의사와 환자와의 의사소통 즉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언어의 부재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들었습니다.



한의학과 한의사 사이의 소통의 부재는 곧 한의서의 용어 해석방법의 난해함에서 비롯됩니다. 한의사와 한의사 사이의 문제는 곧 한의서에 쓰여 있는 각각의 용어를 서로 다른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의사와 환자 사이의 문제는 현재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용어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 상호간에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것을 말합니다. 즉 한의학, 한의사, 환자 이들 삼자 사이에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데서 오는 문제들이지요. 여기서 문제의 출발점은 한의서에 쓰여 있는 한의학 용어들의 추상성에 그 단초가 있다고 생각지 않으십니까? 한의학은 형이상학이 아닙니다.



한의학은 환자라는 구체적 실존태인 인간의 몸을 이야기하고 있는 의학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선배 한의사들은 임상경험을 통하여 축적한 결과물들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그 시대의 첨단학문이었던 음양, 오행, 육기 등의 형이상학적 개념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21c의 한의사들은 우리의 선배들이 알지 못했던 해부, 생리학이라는 형이하학적인 인체의 언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체액(혈액, 림프액, 조직액)의 순환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갖고 있으며, 이러한 정보량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많아져 인체에 대한 이해가 더욱더 정확해져 가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을 비롯한 한의학 서적들을 혈관, 세포, 신경, 탄수화물, 단백질, 근육, 소화효소 등등의 구체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위에서 말한 삼자 사이의 소통의 문제는 자연히 해소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구체적인 언어를 통한 원전의 해석과 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임상을 하다보면, 한의학에서 사용되는 치료기술의 정체성 즉 한약이 인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침이 어떤 기전으로 인체에 반응하여 효과를 발휘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임상은 질병치료의 재현성과 치료율을 높일 수 있으며, 현재 사용되는 한의학적 치료기술의 한계와 적용범위 등을 알게 해주는 등 우리에게 이전의 한의사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많은 연구 자료와 임상실적을 축적해 나간다면 한의학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발전하면서 객관화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의학은 시대가 흐르면서 주변 학문과의 경쟁과 지원과 협조를 통하여 점점 발달하여 새로운 이론이 기존의 이론을 대체하면서 발전해왔습니다. 점점 더 정교해지고 객관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죠. 그러나 한의학은 상대적으로 시대적 흐름에 보조를 맞추는 정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이대로 가다가는 그 존립자체를 한의사 스스로 의심하기에 이를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제 우리도 과감히 주변학문을 흡수하여 형이상학적 한의학(철학의 범주에 속하는 의학체계)에서 형이하학적 한의학(인체를 다루는 의학적 체계)으로 전환해야 할 때입니다.



어떤 새로운 이론이 그 이전에 이뤄졌던 모든 관찰결과를 설명해내고, 거기에 더하여 이전의 이론들이 설명하지 못했던 더 많은 사실을 설명해 낸다면 그 학문의 설명방법은 당연히 새로운 이론으로 대체해야 합니다. 새로운 이론보다 더 넓은 설명방법이 등장하면 또다시 그 이론으로 대체되는 선순환을 허용하는 열린 학문만이 미래에도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지속가능할 것입니다. 서양의학은 철저히 이러한 시스템에 의하여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에 이르렀는데 한의학은 그동안 그러하질 못했습니다. 고인 물은 쉽게 썩습니다. 열려 있으면서 변화하고, 흐르면서 진화해가는 한의학을 기대합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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