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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 다양한 보현산서 가을 정취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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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 다양한 보현산서 가을 정취 느끼다

경북한의사회 산행대회를 다녀와서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지난 4일 영천 보현산에서 경상북도한의사회 산행대회에 참여한 정재우 원재한의원 원장의 기고를 싣는다.



경북



정재우 원재한의원 원장.



경상북도 한의사회(회장: 이재덕)는 해마다 가을에 개최하는 산행대회를 개최한다. 올해는 영천 보현산으로 가기로 했다고 해서 보현산 산행은 꼭 참가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일정을 조정하여 산행대회에 참가했다.

대구지역에서 출발한 회원과 가족들이 탑승한 대형버스 1대와 경주 포항지역에서 함께 온 회원가족의 버스 1대 그리고 스케줄에 맞춰서 개인 승용차를 이용한 회원들까지 모두 보현자연수련원에 집결했다.



행정구역상으로 영천시 화북면과 청송군 현서면에 속해 있는 보현산은 영남지역 일대에서 식생이 다양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봄이 되면 보현산 정상부 북측 사면은 피나물, 현호색, 나도바람꽃, 개별꽃, 노랑제비꽃이 군락으로 피어나 천상의 화원을 방불케 한다. 골짜기 마다 쌓여있던 잔설을 헤치고 피어난 너도바람꽃이 새 봄을 노래할 즈음이면 복수초, 괭이눈, 중의무릇이 저마다 지난 겨울 이야기를 가슴에 안고 따스한 봄 햇살을 만끽한다.



영천약령시가 한약재 유통과 생산의 집산지로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오늘날까지 번창하고 있는 데에는 영천시 북쪽에 위치한 보현산과 남쪽의 채약산, 보현산의 서북쪽에 위치한 부약산에서 나는 다양한 약재로 기인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채약산은 명칭 그대로 ‘약초를 캐는 산’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약초가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부약산은 지아비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 온 산천을 헤매 영약을 부약산에서 구해 완치시켰다고 하여 부약산으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보현산은 채약산이나 부약산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식생이 다양하다. 보현산에는 대략 800여종의 관속식물이 자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자란초, 청괴불나무, 세잎승마, 금오족도리풀과 같은 한국특산식물이 11종 정도 자생하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다양한 식생만큼이나 보현산 자락에는 많은 약초가 자생하고 있다.



제목 없음



식물사진, 약초사진,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는 것을 유일한 취미로 갖고 있는 나에게 보현산은 우리나라 산 중에서 가장 많이 즐겨찾는 산 중에서 하나다. 거리 상으로도 대구와 1시간 여 거리에 위치해 있고, 식생이 다양하며, 천문대 정상까지 자동차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주말에 시간이 날때날 때는 언제나 보현산을 찾아 식물사진을 촬영해 왔다. 보현산 골짜기 구석구석 내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수년간 보현산 자락을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2012년에는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보현산의 풀과나무”라는 보현산 자생식물 도감을 발간하기도 했으니 보현산은 나에게는 늘 마음의 고향처럼 다가오는 그리운 산이다.

이른 봄부터 초여름까지 계절에 맞추어 피고 지는 나무 꽃들의 향기를 맡으며 보현산 자락의 골짜기와 마을을 누비며 다니던 것은 내게는 참으로 행복한 기억들이다. 돌배나무 꽃이 만발하던 4월의 구들장길과 법화리 마을 입구, 그리고 절골의 등산로... 죽장면 두마임도와 갈천리 하박산 입구에서 만난 야광나무, 계곡 주변에서 우아한 자태를 뽐내던 물참대...

한약재로 중요하게 쓰이는 황벽나무를 갈천리 상박산 일대에서 몇 그루를 발견하고는 수피의 독특한 촉감을 손으로 직접 확인해보던 기억도 새롭다. 멸종위기 야생식물 Ⅱ급인 망개나무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다가 가을 무렵에 몇 개체를 확인하고 기뻐했던 일과 상상하지도 못한 곳에서 매화마름을 발견하고 기뻐했던일.. 해마다 눈에 띄게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복주머니란을 찾아 산골짝 여기저기를 구석구석 찾아다니던 기억들….



산행은 절골 입구에서 시작하여 보현산 정상 시루봉(1124m)을 거쳐 천문대까지 갔다가 다시 원점회귀하는 코스로 시작되었다. 절골에서 시루봉으로 가는 산행길은 식생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보현산을 내집 안방 드나들듯이 다니던 나도 거의 다니지 않던 길이다. 비록 늦가을이어서 다양한 식물들을 관찰할 수는 없겠지만 그 동안 잘 다니지 않던 길이어서 호기심도 조금 생겨서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절골마을을 지나면서 까맣게 익어가는 오가피열매, 노란 산국꽃, 가지마다 풍성하게 달려서 익어가는 홍시..전형적인 산골 마을의 정취를 느끼며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자 등산로 옆에는 조릿대(산죽)이 줄지어 자라고 있으며, 보라색 꽃의 용담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온다.

때늦게 무덤가에 핀 할미꽃을 보고 회원들이 이 계절에도 할미꽃이 피느냐고 신기해하며 옛추억을 되새기며 즐거워한다.



우리가 잡은 등산코스는 절골마을에서 시루봉 정상까지 최단거리로 도달할 수 있는 등산로여서 경사가 급하고 낙엽이 등산로에 덮여있어서 미끄럽기도 하여 산행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대다수의 회원들이 정상까지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가족산행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조금 무리한 등산 코스이긴 했지만 모처럼 등산다운 등산을 한 것 같아서 상쾌한 기분이다. 등산을 하면서 평소에 자주 만나지 못했던 여러 회원들과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함께 걷는 것도 산행대회의 또 다른 기쁨이다. 유흥식, 박인수 두 분의 명예회장님은 내가 예전에 회무를 함께 본 인연으로 산행대회에 가면 늘 반갑게 만날 수 있는 분들이다.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 참여해서 정상까지 완주한 회원들을 보면서 젊은 시절 야생화 촬영에 미쳐서 아이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일들이 조금은 후회가 되기도 한다. 산 정상에 도달하자 팥배나무 열매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유난히 붉게 빛을 발한다. 시루봉 정상석을 배경으로 간단히 인증샷도 한 컷.



하산 후 보현 자연수련원에서 뚱단지막걸리를 곁들여 만찬을 즐겼다. 참석한 회원 한사람도 빠짐없이 추첨한 행운권으로 선물을 받았다. 여부회장님은 신나는 탬버린 연주를 선보였고, 이재덕회장님의 초등학교 5학년 막내 아드님이 휘파람으로 모짜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밤의 여왕 아리아”를 들려줬다. 경상북도 회원들의 가족애를 느끼며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한 하루였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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