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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에 ‘귀신보는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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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에 ‘귀신보는 방법’이 있다?

‘잡방문’의 특성과 환각의 관점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한의학, 질병 현상의 원인을 과학적 인과론에서 찾아

현 시대의 관점에서 오류보다 가치있는 내용에 집중해야



장인수 교수



최근 양의계가 묻지마식 한의약 폄훼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과거 양의계가 동의보감에 ‘투명인간이 되는 법’, ‘귀신을 보는 법’이 있다며 동의보감과 한의약의 가치를 깎아내리자 이를 반박했던 논문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장인수 우석대 한의대 교수의‘동의보감의 영인은형 해석에 대한 고찰’(대한한의학회지 2016;37(1):53-61.)이란 논문인데 장 교수로부터 동의보감에서 말한 ‘투명인간이 되는 법’, ‘귀신을 보는 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들어봤다. -편집자 주-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동의보감의 ‘투명인간 되는 법’에 이어 이번에는 동의보감에 나온다는 ‘귀신보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동의보감 잡방문(雜方門)에는 견귀방(見鬼方)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글자 그대로 해석을 하면 ‘귀신을 보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견귀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要見鬼者 取生麻子 石菖蒲 鬼臼等分 爲末 蜜丸彈子大 每朝向日服一丸 服滿百日 卽見鬼(本草)

‘귀신을 보고 싶은 사람은 ‘대마의 씨(麻子仁)’와 석창포(石菖蒲), 귀구(鬼臼)를 각각 나누어 가루를 만든 다음, 환약을 만들어서 매일 아침 해를 바라보며, 한알씩 100일간 복용하게 되면 귀신을 볼 수 있다.’



이 문장에 대해 신문 매체 등에서는 동의보감에 실제로 ‘귀신을 보는 방법’이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정말로 귀신을 보게 만들어주는 처방이 있는 걸까?

한의서에서 언급된 견귀(見鬼)의 의미는 대부분 환각(hallucination)을 말한다.



신동원 교수님은 ‘한권으로 읽는 동의보감’을 통해 여기에서 말한 견귀에 대해 ‘귀신을 본다’라고 하지 않고 ‘헛것이 보이는 법’이라고 해석했다.



견귀방에서 사용된 처방을 살펴보면 대마(大麻)의 씨, 석창포(石菖蒲), 귀구(鬼臼) 3가지로 구성돼 있다.

흔히 대마초로 알려진 대마는 환각작용을 유발하며, ‘증류본초’와 ‘동의보감’에서도 ‘대마의 씨앗을 오래 복용하면 환각 증상이 나타나고, 광증을 보이며 미쳐서 날뛰게 된다(多食令見鬼狂走)’라고 기술하는 등 환각 작용이 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한의사들이 임상에서 사용하는 대마의 씨앗, 마자인(麻子仁)은 환각작용과 관련이 있는 종자의 껍질을 제거하기 때문에 환각작용이 없다.



그러나 위 문장에서 사용된 약재는 종자의 껍질을 제거하지 않은 생마자(生麻子)를 사용했으므로 충분히 환각작용을 유발시킬 수 있다.



만약 위의 문장대로 ‘100일간 대마의 씨앗(껍질을 벗기지 않은 생마자) 등을 복용하면서 아침마다 햇빛을 정면으로 바라본다’고 한다면 생마자의 효능과 빛 자극에 의해서 충분히 환각을 유발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견귀방은 ‘귀신을 보는 처방’이 아니라 ‘환각을 일으키는 방법’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그렇다면 왜 환각을 일으키는 방법을 동의보감에서 써놨을까? 그 이유는 동의보감 ‘잡방문’의 특성에서 알 수 있다. 의학적인 내용이 아니라 말 그대로 ‘잡다한 방법’을 모아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잡방문의 내용을 보면 불을 피우는법, 자석이 남쪽을 가리키게 하는 법, 추위를 안타는 법, 술을 만드는 법, 옷에 때가 안 묻게 하는 법, 향을 만드는 방법, 모기를 쫓는 방법 등등이 가득하다. 한마디로 질병 치료라기보다 생활의 상식이나 기이한 방법을 모아놓았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환각을 유발하는 방법은 중세시대 서양에서도 오랫동안 유행했다.

환각을 즐긴 많은 사람들에게 가지과(茄子科) 식물인 nightshade family의 datura, belladonna, henbane, mandrake 등의 식물을 복용하는 방법은 아주 오랫동안 사용됐다.

특히 다투라와 벨라도나는 독성이 강하지만 많이 사용됐는데 약사들의 치료약이면서 마녀들의 약으로도 알려져 있다. 맨드레이크(mandrake)는 해리포터에서도 나온다. 모두 독성이 있지만 환각을 유발하면서 기분을 좋게 해주는 약들이다. 오랜 세월동안 많이 사용되다 오늘날의 진짜 ‘마약’이 대거 등장하면서 이제는 환각을 일으키는 목적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동의보감 잡방문에서 대마초를 이용해 ‘환각을 일으키는 방법’을 언급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귀신의 존재에 대해 언급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전통적으로 한의학에서는 질병에 있어서 귀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했다.

한의학의 이론적 배경이 되는 ‘황제내경(黃帝內經)’(BC 4세기∼AD 1세기)의 ‘靈樞 賊風篇’에서 ‘병의 발생이 귀신의 소행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결코 아니다’고 답하면서 ‘모든 질병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고 인식했다.(龍伯堅, 황제내경개론)



또한 ‘素問 五臟別論篇’에서는 ‘질병을 치료할 때에는 어떤 경우이든 반드시 환자의 대소변의 상태를 조사하고 맥의 상태를 파악해야 하며, 나아가 정신의 상태와 그 病狀과의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귀신에 씌여 신비한 것을 지껄이는 무리와 더불어 의료의 진수에 관해서 말을 주고받을 수는 없는 것이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같은 정신은 동의보감에서도 마찬가지다.

신동원 교수님은 ‘흔히 민간에서 귀신이 들렸다거나 허깨비에 씌었다고 하는 것들에 대해 동의보감에서는 그러한 존재들은 실체가 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대신 거기에 대한 의학적인 설명을 가하고 있다. 즉 그러한 현상들은 원기가 부족하고 기혈이 허해서 생긴 현상이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동의보감을 포함하는 한의학의 기본 정신이 이해할 수 없는 질병 현상의 원인을 귀신이 아닌, 과학적인 인과론에서 찾고 병인과 병리적 기전을 밝혀 치료하기 위해 노력해왔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의보감에 투명인간이 되는 법이 있다는 내용의 조선일보 기사를 보게 된 것은 2014년 쯤이었다. 처음에는 가볍게 웃어넘겼으나 구글링을 해보니 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의보감을 검색하면 자동검색어 3번째 순위에 투명인간이 붙어서 나오고 두 단어를 검색하면 9080개의 문서가 검색될 정도였기 때문이다.



문서 작성자는 일반인이 대부분이었는데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이 주제가 매우 재미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보니 검색된 문헌 중에서는 한의학이나 동의보감을 비하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비판적인 의사들도 여기에 편승해 이를 한의학 자체를 비하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동의보감은 존중할 가치가 높은 책이지만 오늘날의 입장에서는 오류도 많고 극복해야 할 부분도 많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의 첨단의학도 500년 후에 되돌아본다면 얼마나 원시적이며 오류투성이라고 하겠는가? 의사인 Max Gerson이 1920년대에 개발한 커피관장요법은 1970년대까지 권위있는 지침서, 머크 매뉴얼(Merck manual)에 포함됐었지만 오늘날 주류의학에서 완전히 무시당하고 있다.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한의사들은 동의보감에서 오류가 있는 부분을 보면 옛날책이라 그러려니 하고 오류를 인정하고 넘어간다. 그 대신에 가치있는 내용에 집중한다.



지금까지 동의보감의 영인은형의 해석에 대한 저의 지견을 소개해 드렸다. 그렇지만 허준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은형법을 기록했는지는 알 수 없다. 나아가 맹설(孟詵)이 증류본초에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썼는지도 역시 알 수 없다. 헤아려보고, 추정할 뿐이다. 하지만 문장의 앞뒤를 따져서 문맥을 읽는 것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새로운 근거나 자료가 나오면 저의 가설이 틀렸거나 다른 결론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리고 어떤 주제에 대해서 논문을 통해 의견을 제시하고 거기에 다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우리는 진실에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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