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404)

1978년 노정우 교수가 적은 하와이에 한국 한의학 전파기
“나의 사명은 미국에 한국 한의학을 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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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가서 필자와 고병희 교수(경희대 한의대 사상체질의학교실 명예교수)가 ‘한국 한의학의 역사와 인물’과 ‘사상의학’이라는 주제로 동국대학교 LA 캠퍼스 강의실에서 실시하였다. 필자 개인적으로 이 강의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의사들과 토론의 기회를 처음으로 가진 뜻 깊은 시간이었다.
이 자리는 故노정우 교수(1918∼2008)의 사위인 윤동원 원장과 따님 노효신 원장의 주선으로 미국 한의사 보수교육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이었다. 특별히 노정우 교수의 따님이신 노효신 원장께서는 필자의 방문기간동안 노정우 교수께서 90평생 한의사로 활동하신 동안 보관하고 계셨던 개인자료를 아낌없이 경희대 한의대 정재한의학역사박물관에 기증하시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윤동원, 노효신 원장의 가야한의원(LA 소재)에 방문해서 노정우 교수의 보관자료를 보는 순간 필자는 전율로 몸을 떨었다. 이러한 개인자료를 하나도 버리지 않고 필자와 같은 연구자에게 전달되게 하신 노효신 원장과 윤동원 원장께 감사의 마음이 절로 크게 일어났다. 그리고 이 자리가 故노정우 교수의 학술세계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하는 자리가 되었다. 노정우 교수는 동양의약대학 교수, 경희대 한의대 교수, 경희대 부속한방병원 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수많은 학문적 업적을 쌓은 한의학자다.

자료의 일부를 가지고 오고 나머지 자료는 국제택배로 받기로 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일부 자료를 열람하는 과정에서 노정우 교수께서 쓰신 메모를 발견했다. 여기에는 미국 하와이에 온 목적, 경과, 하와이에 한의원을 내게된 동기, 앞으로의 전망, 애로점 등을 직접 만년필로 작성해서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이 메모에 자신의 나이를 61세로 적고 있는 것으로 보아 1978년도에 작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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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노정우 교수의 메모를 그의 목소리로 요약하여 정리한다.
○ 하와이에 온 목적: 서양의학으로서 해결할 수 없는 만성병이 급속히 늘어가고 있다. 고혈압, 심장마비, 신경통(류마치스), 각종 신경질환, 백혈병, 암 등은 서양의학이 거의 포기하고 있는 분야이다. 서양의학의 한계를 동양의학으로 풀어가려는 것이 바로 하와이에 온 목적이다. 하와이는 東과 西의 접촉이 가장 빈번한 곳이다. 여기를 발판으로 동양의학을 전파하려 한다. 경희대학교에서 23년간 교수로 있으면서(동양의약대학까지 포함한 연도) 그리고 6년간 병원장으로 있으면서 서양의학이 풀수 없는 많은 사각지대를 동양의학으로 풀었다. 이 동양의학을 서양에 전파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다.
○ 하와이에 온 경과: 1975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렸던 제4회 세계침구대회에 참석, 대회장을 맡아 일하던 중 몇 사람의 미국인 동지를 만났다. 뉴욕에서 개업하고 있는 변호사 아터 스타인버그씨와 하와이주 의회 수석법률고문으로 있는 넬슨 변호사였다. 이들은 모두 나에게 치료를 받아 중풍과 심장병을 고친 사람들이다. 그리고 하와이대 교수로 있는 사무엘 리 박사도 나의 주장에 적극 찬성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들이 1975년 하와이주 의회를 움직여 하와이대학에 동양의학 과정을 설치하자는 결의안을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이 결의안의 실천에 기대를 걸고, 또 넬슨 변호사 등으로부터 강력한 권유를 받아 경희대학교 교수직을 사직하고 하와이에 왔다. 75년 7월 하와이에 온 후 넬슨, 리 등과 함께 동의학 보급연구를 위한 ‘동서의학연구재단’이라는 재단을 주정부로부터 설립허가를 받아 설립하고 하와이대학에 동의학 과정을 설치하려는 등 동의학 보급에 노력하였다. 그동안 주정부로부터 침사자격증도 획득했으며 St. Sanfrances병원에서 동의학 단기강좌를 M.D대상으로 실시하여 수료증을 수여하기도 했다.
○ 병원을 내게된 동기와 경과: 병원을 열어 서양의학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을 고쳐놓으면 동양의학 이론을 전파하는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호누룰루 경찰서 맞은 편의 메디칼 빌딩 304호에 개업하였다.
○ 병원전망과 애로점: 한의학은 의료보험 혜택이 없지만 양방병원에서 고치지 못한 환자들은 결국 오게 될 것이다. 실무에만 기울어서 연구하는 시간이 줄어들까 하는 개인적 걱정은 있다. 그리고 다른 한인 한의사들과 경쟁적 입장이 아닌 공생적 입장에서 진료할 것을 모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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