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장은 회원들의 뜻과 정서를 중앙회에 전달하는 연결고리”

C2207-16이학철 회장 / 부산광역시한의사회

신임 시도지부장에게 듣는다(1)
[편집자 주] 전국 시도지부 대의원총회가 성료된 가운데 10개 지부에서 새로운 지부장이 선출됐다(연임된 서울·제주 지부는 제외). 본란에서는 이달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신임 지부장들로부터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지부 사업 및 운영 방향 등에 대해 들어본다.


한의 공공의료 영역 및 보험급여 확대, 의료기기 확보에 매진
‘치미병’(治未病)하는 한의학이야말로 미래에 기대되는 분야

Q. 부산시한의사회장으로 선출된 소감은?
회원들의 직선제 투표 결과 투표자의 96.08% 찬성으로 제34대 부산시한의사회장으로 선출됐다. 막상 회장으로 당선되고 나니, 제일 먼저 느껴지는 점이 무거운 책임감이었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산적한 한의계의 문제를 얼마나 잘 풀어갈지, 그리고 지부장으로서 역할의 한계가 있을 텐데 얼마나 잘 헤쳐 나갈 수 있을지 두려움도 있지만, 이왕 맡은 김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해 보고자 한다. 그래서 우리의 업황들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후배들이 진출할 수 있는 자리가 조금이라도 넓혀질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면, 저의 조그만 희생이나 봉사는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회장으로 출마한 계기는?
저는 20대 후반에 처음으로 한의사협회의 일을 맡게 됐다. 부산시한의사회 대의원과 학술위원을 거쳐,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부산에서 제일 많은 회원이 소속돼 있는 부산진구한의사회의 분회장을 맡게 됐다. 그 후 분회장을 2번 역임하고, 제 자신의 충전시간을 갖고자 모든 회무에 손을 떼게 됐지만, 일복이 많아서인지 부산시한의사회 감사로 선출돼 10여년간 감사의 직분을 수행하게 됐다.
평소 한의원 업(業)을 하면서, 비록 적더라도 이만큼의 생활을 누리는 것은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주변의 환자분들이 그만큼 믿고 신뢰해주신 덕분이고, 그러한 혜택을 주위의 이웃들에 나누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협회의 일도 저를 이끌어주신 선·후배와 동료들에 보답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흔쾌히 맡았었고, 그러한 결과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Q. 임기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방향은?
우선 공공 부문의 의권사업을 확대코자 한다. 현재 부산의 16개 구·군 보건소 중 한방진료실이 개설돼 있는 곳은 4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모두 임시 계약직의 신분으로 근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개선키 위해 부산시 내의 전 보건소에 한방진료실 개설을 추진하는 한편 신분도 계약직이 아닌 5급의 의무사무관이 배치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를 통해 한의사가 공공 부문에서 소신있게 진료를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듦으로써 후배들이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국민에게 친숙한 한의사의 이미지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와 함께 오는 8일부터 시행되는 추나요법 급여 외에도 보험급여 부분 확대와 의료기기 사용권한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경주해 의료기기 확보와 내장기추나 등 미래 제도권 진입을 위한 회원교육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Q. 회무에 오랜 기간 참여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부산시한의사회는 선배들의 역사가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는 데다, 경상도 특유의 선·후배간 화끈한 단결력과 화합이 큰 힘의 원천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한의업계의 어려움이 이어지면서 그러한 전통이 많이 쇠퇴한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그래서 앞으로는 회원간의 소모임을 활성화해 선·후배간 교류의 장을 넓히고, 회원의 의견이 협회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유기적인 역할을 다할 생각이다.

Q. 지부·지부장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지부와 지부장이란 회원들과 중앙회의 연결고리라고 생각한다. 즉 중앙회의 정책들은 회원들의 생사여탈권을 결정짓는 법안이 된다. 이러한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기에 앞서 회원들의 뜻과 정서를 연결하는 역할이 바로 지부와 지부장의 책무인 것이다. 한번 정책이 잘못 결정되면 많은 회원들의 미래에 치명상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회 일을 하다보면 평소 한의원 안에서만 근무할 때는 잘 몰랐던 많은 능력있는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그럼으로 해서 폭넓은 인간관계를 가지게 된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인 것 같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 회원들이 처해있는 어려운 업황을 단시간에 어떻게 회복하지 못하는 점은 제일 안타깝고 힘든 일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말처럼, 맡은 바 소임을 묵묵히 하다보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지부장의 역할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려고 한다.

Q. 인생의 좌우명이 있다면?
저는 한의사로서의 삶이 제 자신이 잘나서가 아니라 주변의 사람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은 복 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 좌우명은 ‘한의사로서 받은 혜택을 주위의 이웃에게 나누는 삶을 살자’이다.
좌우명을 생활 속에서도 실천해 나가자는 생각으로 종교는 다를지라도 주위의 교회나 성당에서 주최하는 ‘무료진료봉사’에 수년 동안 참가했었고, 금전적으로는 사회복지관·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사회복지법인 어린이재단에 정기적으로 매달 후원하고 있는 것이 벌써 20년 이상 됐고, 부산가톨릭대학교에도 적은 금액이나마 매월 후원하고 있다. 또한 부정기적이지만 사랑의 전화 복지재단과 유니세프도 후원하고 있다.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는 경제적인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면 최소한 제가 한의원 업(業)을 하는 한 계속 해나갈 생각이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은?
대체적으로 한의사들은 한의학의 영역을, 단지 한의약적으로 치료한다는 좁은 의미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제 자신부터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진료실에서 진료만 하다보니, 넓은 시야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못 가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될 수 있는 한 외국 등으로 여행을 많이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못 사는 나라에 가보면 우리의 과거를 볼 수 있고, 비슷한 나라에서는 현재의 우리와 비교해 볼 수 있으며, 잘 사는 나라에선 우리의 미래를 유추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산업도 각 나라들의 경제의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과거가 좋았다고 현재도 꼭 좋다고 할 수 없을 것이며, 현재가 암울하다고 하여 미래에도 꼭 그럴 것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과거의 장점을 잘 간직하고 있으면 어려운 현재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며, 미래의 트렌드를 잘 헤아려 나간다면 새로운 한의약 영역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문명과 과학의 발달로 국민들은 더욱 오래 살게 되며, 은퇴 이후 생활이 더욱 길어지고, 건강하게 살고 싶은 욕구 또한 더욱 더 강해질 것이라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치미병(治未病)하는 한의학이야말로 미래의 기대되는 분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가 어렵다고 의기소침하지 말고,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갖췄으면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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