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없는 개혁, 당당한 한의사’는 한의의 미래

김필건 전 대한한의사협회장이 지난 10일 타계했다. 제41대, 제42대 중앙회장을 지냈던 김 회장은 한의협 역사상 최초로 전회원 투표에 의해 회장으로 당선됐다.

천연물신약 폐기와 현대의료기기 확보 투쟁은 고인이 큰 관심을 갖고 추진했던 대표적인 회무 과제였다. 물론 불법의료 척결, 한의약 실손보험 반영, 한의대 교육의 질적 개선,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공공의료 분야 한의약 편입, 한의약 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등 한의계 전반의 발전을 위해 다방면에서 열과 성을 다했다.

한의사협회는 고인의 급작스런 비보를 접한 후 대한한의사협회장 장례, 분향소 설치 등 여러 방안을 모색했으나 고인의 가시는 길을 간소하게 하고 싶다는 유족의 뜻에 따라 11일 임직원이 모인 가운데 추도식을 갖고 故김필건 회장의 영면을 기원했다.

고인의 생전 희생을 기억하는 많은 회원들도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해 주었다. “회무에 관해 사심없이 진솔하고 열정으로 일관하셨으며, 목표에 대해 확신이 서면 좌면우고하지 않는 우직한 성격이셨습니다.”, “고인의 희생이 한의계에 어떤 기록으로 남을지 후일의 일이지만 지금 현장의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그 길을 따라 많은 후학들이 한의학의 육성을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물론 깊은 애도를 표현하는 저 다른 한 편에서는 한의계 초유의 전회원 ‘탄핵’을 지적할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공과(功過)는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고인이 생전에 보여 주셨던 지향점과 열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미래의 후학들이 잘 사는 한의계, 한·양방 차별없는 진료문화 형성 등 고인이 주창했던 핵심 슬로건은 “중단없는 개혁, 당당한 한의사!”였다. 이의 달성을 위해 한의사회관 현관에서 뼈를 깎는 단식 투쟁에 몰입했고, 비상대책위원회의 야전침대에서 번뇌의 밤을 지새웠던 것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전회원의 공감을 끝까지 이끌어 내지 못했고, 그로 인해 회장 임기를 마지막까지 다하지 못했던 부분은 안타까운 점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안에서 더 이상 싸움 없이 하나된 힘으로 김필건 회장님의 유지를 이어나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11일 열렸던 고인의 추도식에서 최혁용 회장이 밝힌 대목이다.

고인을 기억하는 가장 명료한 단어는 ‘현대의료기기’일 것이다. 한·양방 차별없는 진료행위를 위해 온 몸을 불살렀던 열정은 제43대는 물론 이거니와 앞으로도 지속돼야 한다.

그가 외쳤던 ‘중단없는 개혁, 당당한 한의사’라는 슬로건은 결코 마침표가 아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계속돼야할 한의계의 미래다.

최 회장이 이어가겠다는 고인의 유지 또한 결국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확보 등 진료 분야에 있어 결코 차별과 위축받지 않는 당당한 한의의료를 말하고 있음이다. 그는 갔어도, 그의 뜻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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