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예방의학 선도하는 연구기관으로 도약하겠다”

김종열김종열 원장(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비 비중 조정 및 조직 개편 등 임상가에 도움주는 임상연구 중심으로 전환
4차 산업혁명 대비 인공지능한의사 개발 위해 올해부터 1차연도 사업 추진
한의학연내 임상연구센터 설립에 박차… 올해 예산 확보에 주력 방침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지난해 1월24일 한국한의학연구원장으로 취임한 김종열 원장으로부터 지난 1년간의 소회와 함께 올해 한의학연구원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 및 향후 비전 등에 대해 들어본다.


Q. 지난 1년간의 소회는?
한국한의학연구원 초기 연구원에 근무하는 한의사 대부분은 문헌 연구에 참여했고, 과학적인 연구는 생물학 등 기타 전공자들이 해왔다. 선임부장 재임시절 한의사수당을 올리면서 한의사전문의가 많이 들어왔음에도 원내 연구비 균형은 여전히 기타 전공자들의 비중이 크고, 실제 한의사가 수행하는 임상과 관련된 연구는 적은 상태가 지속돼 왔다.
이러한 구조를 원장 한 사람이 바꾸기란 쉽지 않음에도 지난해 내부 구성원들이 다함께 의견을 모아 한의학연구원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연구비 비중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져 많은 변화가 있었으며, 저와 뜻을 같이 해준 구성원들에게 너무나도 감사해 보직자 송년회에서 감사한 마음을 담아 큰 절을 올리기도 했다.

Q. 지난해 기억에 남는 연구성과가 있다면?
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는, 또 자랑할 만한 연구성과가 있다면 전침 치료를 통해 통증성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완화시키는 것을 입증한 것으로, 해당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당뇨케어저널’(Diabetes Care, IF 13.397) 온라인판에 발표된 바 있다. 지난해 한의학연구원에서는 다양한 연구성과가 발표된 바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임팩트가 높은 연구가 바로 임상연구였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연구성과였다. 지난해 한의학연구원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만큼 앞으로도 이러한 임상연구에 대한 투자는 훨씬 더 강화될 것이다.

Q. 4차 산업혁명에서 한의학연구원의 역할은?
의학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의 여파를 꼽자면 바로 인공지능의사다. 아직까지는 그리 성공적이지 않지만, 결국 인공지능의사는 우리 곁으로 올 것이다. 그 형태는 인공지능의사가 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의사가 인공지능의사를 옆에 놓고 그것을 이용해 진찰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즉 지금까지 어떠한 의학서적보다도, 또 어떠한 진료지침보다도 굉장히 성능이 뛰어난 DB를 옆에 갖고 의사가 진료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한의사도 이 같은 시대의 흐름을 타지 못한다면 결국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의사 역시 인공지능한의사가 절실히 필요하다. 아직까지 한의계에서 별다른 준비가 없는 가운데 한의학연구원에서는 올해 1차연도 인공지능한의사 관련 연구에 25억원을 투입해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Q. 일선 개원가에 도움을 주기 위한 노력은?
지금까지 한의학연구원의 연구성과가 최종적으로 사용된 현황을 보면 기능성 식품에 대한 기술이전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한의학연구원이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한의치료기술 개발에 중점을 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의학연구원도 지난해 연구방향을 바꾼 것이다. 이를 위해 한의학연구원에서는 임상 치료기술에 대한 근거 확보와 함께 한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한 근거 창출, 인공지능한의사를 통한 미래의학 개척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연구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의학연구원의 조직도 △임상의학부 △한약연구부 △미래의학부로 구성하게 된 것이다.

Q. 임상연구센터 설립을 위해 노력 중인데?
한의학연구원 내에 임상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하면서 가장 걱정이 됐던 것이 대전 지역 한의사들의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연구원에 그러한 시설이 꼭 필요하다’고까지 말을 건넨 회원도 있는 등 대전 지역 한의사들은 임상연구센터의 설립에 적극 지지를 보내고 있다. 또한 대한한의사협회나 임상연구센터를 갖고 있는 한의과대학들, 보건복지부와도 소통을 통해 임상연구센터 설립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하고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임상연구센터는 다른 한방병원의 운영에 지장이 있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절대 아니며, 이곳에서 임상연구된 성과들이 확산돼 다른 한방병원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나가는, 한의계의 상생발전을 위한 곳이라는 인식과 함께 세계적인 의학연구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시설이라는 것을 이해해줘 아직까지는 큰 걸림돌 없이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바로 예산 확보이며, 임상연구센터 설립에 있어 가장 어려운 난관이라고 생각한다. 올해에는 기재부나 과기부 등을 설득해 설립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는데 노력을 기울여 나가 한의학연구원의 오랜 숙원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Q. 한약연구재단과의 업무 중복 문제는 없는지?
업무 중복에 대한 문제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서양의학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지원하는 기관이 얼마나 많은가? 반면 한의계에서는 고작 한의학연구원과 한약진흥재단 2개인 상황에서 앞으로 한의학을 지원할 수 있는 기관이 10개가 되도 얼마든지 상호간 업무 분장을 통해 한의계에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해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Q. 올해 한의사 면허수당 등을 복원한 이유는?
이 부분은 지난 2014년부터 생각했었던 부분이라서 개인적으로도 감회가 큰 부분이다. 지난해 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이 문제부터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었고, 한의학연구원내 비한의사 노조원들도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노조의 동의를 얻어 한의사면허수당이 복원하게 됐다. 지난 1년간의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한의학연구원의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던 부분이었으며,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돼 동의를 해준 노조원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특히 면허수당 복원은 높은 연구능력이 있는 한의사 연구인력 확보를 위해 추진한 것이다. 면허수당이 폐지된 이후 이것이 모든 이유가 되지는 않겠지만 연구원에 근무하는 한의사 일부가 대학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새로 연구원을 모집했지만 연구능력을 갖춘 한의사를 뽑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번 면허수당 복원을 계기로 앞으로 보다 높은 연구능력을 갖춘 한의사를 선발해 한의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한의 관련 연구가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Q. 앞으로 한의학연구원의 비전은?
미래의학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할 영역은 바로 ‘예방의학’이다.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누구나 죽기 전까지건강하게 살다가 생을 마감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꼭 죽는 질병이 아니더라도 내 건강상태를 좀 더 높게 유지하게끔 하는 것이 바로 예방의학이다.
이러한 패러다임에 맞춰 서양의학에서도 예방의학을 강조하면서 최근 들어 유전자를 통해 암 발생을 예측하는 등의 정밀의학이 발달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갖고 있지 않는 것도 현실이다. 왜냐하면 서양의학 시스템 자체가 하나의 질병에 대응하는 의학으로 발달해 왔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한의학은 사람의 몸 상태에 대응하는 의학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에 예방의학에 대한 솔루션을 이미 갖추고 있는 의학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한의학연구원에서 개발돼 상용화를 앞둔 한의진단기기를 일반 가정에 보급할 수 있는 손쉬운 기기와 한의의료기관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보다 전문적인 한의진단기기로 개발·보급하고, 이를 한의사의 진료와 연계시켜 국민들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연계를 이뤄진다면 한의학은 이미 예방의학의 솔루션을 갖고 있는 만큼 전 세계 예방의학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로 25년이 되는 한의학연구원은 전 세계 어디에도 유례가 없는 이같은 맞춤의학을 최선두에 서서 세계의 패러다임을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 바로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제시하는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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