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려의학의 특징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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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졸업 후에는 국가가 지정한 병원서 근무

초년생은 의사 6급 출발, 지정된 해당과에서 진료
고려의학 전공자들은 대개 호담당과 의사로 활동

북한의 의학대학교육과정의 여섯번째 특징은 국가고시시험이 없다는 것이다. 국가고시시험이 없다고 하면 한국의 의과대학 학생들은 부러워하는 경우도 있었다. 졸업시험만 치르면 바로 의사로 일할 수 있고 인턴이나 레지던트 과정과 같은 피곤한 과정을 거치치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시험이라는 과정은 어떤 경우에도 별로 유쾌하지는 않다. 특히 한국의 국가고시처럼 커트라인이 정해져 있을 뿐 아니라 한 해에 한번밖에 시험을 치르지 못하고 한번 떨어지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는 시스템속에서는 더욱더 고역으로 느껴질 수 도 있다. 물론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이고 특히 의학대학학생들에게는 전교생들에게 국가에서 장학금을 매달 지급하면서 공부시키기 때문에 한해 더 공부시킨다는 것은 막대한 국가적 손실이기도 하다.
의학대학졸업생들이 국가고시 시험을 치르지 않는다고 해서 졸업이 결코 편하고 순탄한 것은 아니다. 북한의 의학대학과정이 7년이라는 긴 과정을 거치는 이유가 있다. 북한의 의학대학에서는 보통 대학과정의 마지막 6개월은 본격적인 현상실습으로 이루어 진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몇 명씩 조를 지어서 병원에 의료실습을 나가게 된다. 어떤 병원에 가게 되는 지는 국가에서 정해준다. 해당지역에 가면 그 해당병원에서는 숙소까지 마련해 주며 매 과에 배치를 해줄 뿐 아니라 진료실까지 따로 제공해준다. 뿐만아니라 환자를 진료하고 필요에 따라 입원시킬수 있는 자격도 부여되며 그 병원 의사선생님들과 같이 아침 조회부터 시작하여 회진 및 의사협의회, 퇴근까지 등 완전한 의료인으로서의 경험을 하게 된다.

학교에서 강의와 실습을 거의 동시에 진행하는 교육으로 이미 3년이상 단련이 되었기 때문에 임상현장에서 환자를 만나는 것이 생각보다 낯설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직은 학생이라는 신분과 내 환자로서 내가 끝까지 환자를 책임져야 하는 것 때문에 초 긴장상테로 6개월을 보내게 된다. 다만 한국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는 병원에 계신 의료진들이 잘 도와주고 마음대로 물어보면서 경험을 쌓을 수 가 있어서 졸업실습을 마치는 즈음이 되면 빨리 사회에 나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6개월간의 졸업실습을 마치고 대학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면 6개월간의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실습보고서를 임상케이스를 위주로 하여 꼼꼼히 작성하여 제출하여야 하며 이에 준하여 졸업시험 자격이 주어지게 된다.
졸업시험은 매 과목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몇 과목을 치른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3~4개의 과목이었다고 생각이 되며 하루에 1과목씩 며칠에 거쳐 졸업시험을 치르고 졸업증을 받게 된다.
졸업증을 받는것과 동시에 국가에서는 정해진 병원에 졸업생들을 배치하며 배치해주는 대로 가야 하기 때문에 개인이 원하는 병원에 가는 경우는 드물다. 병원에 배치되면 해당 병원에서 바로 필요한 과에 배정이 되면서 의료인으로서의 본분을 시작하게 된다.

3. 보건의료현장에서의 의료인의 활동
대학을 졸업한 초년생은 의사 6급으로 지정되며 고려의학전공자이든, 양방전공자이든 상관 없이 배치가 되는 해당 과에서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여기서 한국과 또 다른 시스템은 양방의사 자격까지 부여받고 있는 북한 고려의사의 치료행위 범위이다. 북한에서의 고려의사는 양방과에서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가 아니라도 양방약을 처방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양방약은 단순한 감기약, 소화제, 소염진통제의 일반적인 기초의약품의 범위를 넘어 페니실린이나 마이싱 같은 항생제는 물론 디아제팜, 니트로 글리세린 등 전문적인 약품들과 함께 아트로핀이나 디메드롤, 에페트린, 모르핀 등 향정신약제들도 다양하게 처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아트로핀아나 모르핀 같은 약들은 해당환자의 병력, 현증 등 차트기록이 명백해야 할 뿐 아니라 원장의 결재가 있어야 하며 자주 처방하는 것은 곤란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환자의 경우, 응급으로 제시된 환자의 경우에는 시간에 상관없이 처방 받아 환자 치료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북한에서 고려의학전공자들이 양방을 하게 되는 경우는 소아과나 산부인과와 같은 전문과에서 일하는 경우도 있으나 고려의학과를 제외하면 보통은 한국의 가정의학과와 비슷한 호담당과 의사로서 활동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다.
북한에서 기본의료행위는 가장 기초단위인 호담당에서 맡게 되며 한 개의 호담담당과에는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청진시와 같은 비교적 큰 도시 같은 경우는 8명~10여명의 의사들이 있고 이런 호담당과가 한 병원에 1과 2과 3과 정도로 나뉘어 있다. 결론적으로는 구역병원한개의 호담당의사만 30여명 정도가 된다는 것이다.

호담당에서는 맡은 담담구역환자들에 대한 건강관리를 산부인과 또한 소아과를 비롯한 여러과를 넘나들며 진료하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할 때는 해당 전문과 의사와의 협의를 진행하며 이를 “의사협의회”라고 한다. 이러한 “의사협의회”는 한주일에 한번씩 지정된 날자에 진행된다. 내가 진료하던 병원은 매주 화요일이 의사협의회하는 날이었다.
“의사 협의회”를 진행하는 목적은 호담당의사들이 자신의 담당구역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중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앞으로의 치료방법들이 불투명하거나 진단이 명확하지 않을 때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이며 “의사협의회”라는 과정을 통하여 상급병원으로 파송할 지에 대한 여러 의사선생님들의 의견을 청취한다.
자기 담당구역의 환자가 “의사협의회”에 회부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될 때 담당의사는 의사협의회 당일 날 환자를 여러 의사선생님들 앞에 불러오게 되며 지난 기간 동안의 환자의 증상, 진단, 치료과정과 사용약물, 그리고 경과(호전, 불변, 악화)에 대하여 설명하고 앞으로의 대책에 대한 의견을 구한다. 병원장이나 기술부원장, 각 과의 과장들은 담당의사의 환자치료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환자에게 간단한 문진을 하게 되며 그 환자에 대한 앞으로의 치료방법을 함께 상의하여 결론을 내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초년병 의사들은 많은 것을 배우게 되고 환자는 병원을 신뢰하게 되고 자신이 필요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충분히 보호받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보면 북한의사들은 서로 상의하면서 모르는 부분은 전체적인 토의에 붙여 방법을 모색할 수 있으니 한국보다는 훨씬 쉽고 편안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국과는 또 다른 불편한 시스템이 있다. 그것은 바로 3년에 한번씩 의사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시험을 치르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을 방금 졸업한 의사에게는 6급이 주어진다. 이후 의료현장에서 의료행위를 하면서 3년을 경과하면 6급에서 5급으로 진급하는 시험을 반드시 치르어야 한다. 이 시험은 국가기관인 구역행정위원에 보건과에서 졸업연도를 보고 산출하여 해당 병원에 시험치르어야 할 의료인 명단을 내려 보내게 되며 특별한 유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절대로 피할 수 없다. 만약 정당한 이유없이 시험을 치르지 않았을 때는 의사자격을 박탈한다.
6급에서 3년이 지나면 5급 시험을 치르게 되며 5급에서 3년이 지나면 4급시험을 치르든가 5급을 유지하는 시험을 치르게 된다. 대학을 졸업한 직 후 받게 되는 6급은 유지시험을 치를 수 없으며 이때는 반드시 진급시험만 치를 수 있다. 보통 대 다수의 의사들은 5급유지시험을 치른다. 만약 실장이나 과장이나 병원장 등 진급을 목표로 두고 있는 경우라면 4급시험 또는 3급시험 등을 준비하면서 치르는 경우가 있으나 4급 시험부터는 의료현장에서의 치료경험에 대한 논문을 발표해야 하는 관계로 결코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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