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처방 허용 막는 규제 장벽

오는 3월부터 희귀난치질환 환자는 질병 치료 목적으로 대마 성분 의약품을 처방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는 환자, 환자가족, 한의사를 중심으로 한 의료인 등으로 구성된 시민단체인 ‘한국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본부’의 지난한 노력 끝에 지난 해 11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올 3월 12일부터 효력을 발휘하게 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 한국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본부는 지난 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마 단속 48년 만에 이뤄진 마약법 개정임에도 불구하고 시행령에서 ‘의료목적’으로 처방할 수 있는 부분을 규제해 환자의 불편을 외면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가령 국민이 애호하는 오렌지 과일을 수입해 과일 그 자체를 먹도록 할 수 있는 법안이 통과됐는데, 하위법령에서는 오렌지 자체를 먹으면 안되고, 오렌지에서 추출한 일부 특정 성분만 먹을 수 있게 규제한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실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의 개정안 핵심은 제3조(일반 행위의 금지)에 있다. 제3조 7항에서는 “대마를 수출입 · 제조 · 매매하거나 매매를 알선하는 행위. 다만 공무, 학술연구 또는 ‘의료 목적’을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은 경우는 제외한다”고 한 부분이다.

이와 함께 동조 제10항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나열하며, 가)목에 “대마 또는 대마초 종자의 껍질을 흡연 또는 섭취하는 행위(제7호 단서에 따라 의료 목적으로 섭취하는 행위는 제외한다)”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법 통과 이후 지난 달 14일 식약처가 발표한 하위법령의 제3조(일반 행위 금지의 예외) ③항 3)에서는 “한국희귀  ·  필수의약품센터가 대마에서 유래한 성분을 함유한 의약품을 환자의 자가치료를 목적으로 필요한 경우”로 적시했다.

모법에서는 의료인이 본연의 의료목적인 환자치료를 위해 대마의 처방과 사용을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위법령인 시행령에서는 ‘자가치료’의 경우로 한정했으며, 그 공급처 역시 국내 하나밖에 없는 ‘한국희귀  ·  필수의약품센터’에서만 의약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규제를 혁파하고자 했던 상위법을 무시한 채 하위법에서 새로운 규제 장벽을 쌓아 올린 셈이다. 현장과 격리된 탁상행정으로는 규제개혁이 결코 이뤄질 수 없음을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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