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폐기물 처리 독점 해지 법안 추진

정부 지정 업체에 의료기관이 폐기물 처리토록
전현희 의원, 폐기물관리법 개정안 발의

폐기물

[한의신문=윤영혜 기자]의료폐기물 업체들의 담합으로 의료기관의 폐기물 처리가 어려울 경우 정부가 지정하는 업체에 처리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추진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을 11일 대표발의했다.

현행법 상 병원, 의원에서 사용한 주삿바늘이나 혈액과 같은 의료 폐기물은 의료폐기물을 배출하는 자인 의료기관이 스스로 처리시설을 설치해 폐기물을 처리하거나 지정된 의료폐기물 처리업자에게 위탁 처리하도록 돼 있다. 의료기관이 스스로 처리시설을 설치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의료폐기물 처리업자를 통해 위탁 처리하고 있으며 해당 업자들은 의료폐기물을 다른 폐기물과 분리해 별도로 처분하는 시설‧장비 및 사업장을 설치‧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전국에 폐기물 소각 업체가 고작 13곳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수도권과 충청권을 통틀어 3곳, 호남권에 2곳, 영남권에 5곳이 있다. 청정지역인 제주도는 의료폐기물 소각장을 지을 수 없어 배편으로 육지에 있는 소각장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

특히 폐기물 처리는 소각장과 병원, 폐기물 수거업체 간의 3자 계약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소각업체의 동의없이 의료기관이 처리 업체를 바꾸기 어렵게 돼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의료계 안팎에서는 소각 업체끼리 서로의 거래 병원을 침범하지 않기 위해 암묵적으로 합의하거나 13개 소각 업체가 계약시기마다 순차적으로 돌아가면서 처리 비용을 인상하는 가격 담합 의혹까지 제기돼 왔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수년째 조사하고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의료기관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높은 가격에 몇 년째 같은 의료 폐기물 처리 업체와 거래하고 있다. 처리 업체 선정 공고를 내도 매번 한 업체만 입찰에 참여하고 또 유찰시켜도 다른 업체가 참여하지 않아 결국 특정 업체와 계약해야 하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의료폐기물 소각업체들은 환경부의 폐기물 줄이기 정책에 동참한다는 명목으로 의료기관과의 폐기물 처리 계약을 일방해지하면서 의료현장에서는 큰 혼란이 벌어지고 있어 심각성은 더해지고 있다.

게다가 의료폐기물이 매년 급증하고 있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의료폐기물 처리시설은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이 강해 당장 신규 설치 및 증설이 어려운 실정이다. 의료폐기물 배출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국 13곳 의료폐기물 소각업체에서 적정 처리기준을 초과한 115%를 처리하고 있다.

이에 개정안은 의료폐기물 중간처분을 업으로 하는 자의 시설·장비 또는 사업장의 부족으로 의료폐기물의 원활한 처분이 어려워 국민건강 및 환경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환경부 장관이 환경오염이나 인체 위해도가 낮은 의료폐기물에 한정해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정폐기물 중간처분을 업으로 하는 자에게 처분할 수 있도록 했다. 즉, 의료폐기물 처리가 어려울 경우 정부가 지정하는 처분업자에게 맡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일부 의료폐기물 처리업체의 일방적 계약 해지로 폐기물 처리에 애를 먹고 있는 의료기관들은 안정적으로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전 의원은 “의료폐기물 처분업체의 소각시설에 고장이 발생하고 다른 처분업체 소각시설에서도 의료폐기물을 처분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면 의료폐기물이 방치되는 큰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수 있어 비상 상황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했다”며 “개정안을 통해 필요 시 인체 위해도가 낮은 의료폐기물에 한정해 지정폐기물 처리업자에게 넘겨 의료폐기물의 안정적인 처리를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법안 취지를 밝혔다.

윤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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