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과학적 근거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돌파해야”

C2195-32[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2018 한의혜민대상 시상식’에서 장학증서를 수여받은 김휘경 학생(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과4학년)에게 학부생으로서 느낀 한의학의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본다.

요즘 입학 후 미래를 꿈꾸고 있는 많은 예비 한의대생들이 한의대에서 견학을 하고 있다. 그들을 보면서 처음 한의대에 입학하여 너무나도 떨리고 기대되던 그 순간이 다시 생각났다. 지난 6년의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고, 이제 그것을 갈무리할 수 있는 국가고시를 앞두고 있다니 감회가 새롭다. 한의학도로서 한의학을 공부하며 느낀 점을 바탕으로 제가 생각하는 한의학의 장점과 개선이 필요한 점에 대해 지면을 빌어 말해보고자 한다.
한의학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인간 중심적 사고’라고 생각한다. 한의학은 환자를 볼 때 병이나 구조를 우선으로 보기보다는 종합적으로 인간 그 자체를 바라보고, 성품까지도 고려 대상에 넣는다. 저는 인간에 초점을 맞춘 한의학을 공부하며 인간 중심적으로 환자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각을 배웠다. 그리고 수많은 의가들의 고민과 생각이 담긴 각종 이론들은 인간을 바라보는 사고의 폭을 확장시켜 주었다.

“탄탄한 기초 한의학 기반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한의학은 국민의 생활 속에 녹아들어 있다. 의료 이원화 정책이 실시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임상현장에 계시는 훌륭한 한의사 선배님들의 노력으로 한의학은 국민건강을 충실하게 책임지고 있다. 또한, 한의 의료정보를 통해 건강을 관리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어르신의 경우 예전부터 익숙했던 한의학에 대해 위화감을 느끼지 않는 편이고, 젊은 층의 경우 추나요법이나 침 치료, 그리고 한약 등으로 한의학을 일상 속에서 접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의 입장에서 볼 때 한의학 교육은 개선할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탄탄한 기초 한의학의 기반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2017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면역학회에 참석해 신선한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의학 학회에서 연구자들의 수많은 최신 연구 성과를 보며,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의학의 발전 정도를 느꼈다.
많은 교수님들께서 기초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계시지만, 아직 한의과대학 학생들에게 연구는 익숙하지 않은 분야이다. 수업 중에 연구를 접하는 내용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생들 사이에서도 소위 ‘대가’들의 임상 경험과 기술이 중요시되다 보니, 나중에 자신이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동기 부여도 떨어진다. 기초 한의학과 임상의 유기적인 연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학생들이 한의사로서 임상 현장에서 일할 때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히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잘못 알려진 한의약 정보 바로 잡는 캠페인 절실”
다가오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 기술은 ‘최신의 지견’을 모아 ‘최고의 선택’을 빠르게 도출해주고 있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삶 속으로 빠른 시일 내에 들어왔듯이 인공지능 기술 역시 머지않은 미래에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가 될 것이다. 이러한 미래에 한의학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한의학의 과학적 근거를 정립하고, 과거 의가들의 용어를 재정립하여 현대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근거를 갖추지 않은 민간요법, 건강기능식품 등에 대한 한의사 단체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학창 시절동안 주변의 지인들로부터 ‘OO식품은 먹어도 되는 것인가?’, ‘OO이 몸에 좋다는데 사실인가?’ 등 난무하는 의료정보들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처럼 잘못된 의료정보는 환자에게 위해가 갈 수 있고, 자칫하다가는 한의학 전체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집단 차원에서 홍보나 캠페인 등이 필요하다. 접근성이 좋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의 매체를 이용해 잘못 알려지고 있는 정보들을 바로잡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한의학의 정신적 기반인 인간중심적 사상 되새길 것
마지막으로 의료인으로서의 품위, 그리고 전문직 윤리를 지켜나가야 한다. 말로는 가장 쉬운 일이지만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윤리이다. 졸업을 앞두고 가장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Red face test’라는 용어가 있다. 자신의 행동을 남이 알게 되었을 때 얼굴이 붉어질 만한 일은 실천하지 말라는 용어이다. 윤리를 지키지 않는 행동은 눈앞의 이익을 보장할 수는 있겠지만, 밝혀지게 된다면 한의사 집단 전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이를 늘 마음에 두어 남부끄럽지 않은 한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의학의 정신적 기반은 인간중심적 사상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새겨,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가짐을 갖출 필요가 있다.
한의학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살리고 이를 강화할 수 있는 교육과정의 개선, 그리고 근거 기반 한의학 연구 활동들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할 때 한의학이 발전하여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한의혜민대상’ 이라는 뜻깊은 상을 주신 데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상의 뜻을 새겨 의료인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한의사가 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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