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한의학, 다양한 분야서 인정받길 바래”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혜민대상 시상식에서 장학증서를 수여받은 편수헌 학생(대전대 한의대 본과 4학년) 김봉주 학생(가천대 한의대 본과 2학년)에게 학부생으로서 느낀 한의학의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본다.

장학생3(편수헌)

편수헌 대전대 한의대 본과 4학년

한의사가 되기 위해 보내야만 하는 한의학관 내에서의 6년간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각자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그 안에서 학생들은 다른 지류로서 나아간다. 그 중에, 제가 보냈던 학교에서의 시간을 이야기해드리고자 한다.

제가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보낸 지난 1년간은 인생에서 가장 바쁘고도 보람 있던 시간이었다. 저는 본과 3학년이 되던 해부터, 구상과 연구를 시작하여 한의학도로서 독특하게도 치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제가 구상한 제품은 숙면에 대한 방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편안한 치약’으로, 기존의 치약들에 사용되어오던 자극적 성분들을 줄이고 서양의학에서 활발하게 연구되어 오던 허브들과 한약처방 “황련해독탕”의 구성물질에서 착안한 제품이다.

1인 기업 ‘슬리피쉬’ 창업, 신제품 연구 개발

이 아이디어는, 저의 기숙사 생활 시절 저와 친구들이 잠을 깨기 위하여 양치질을 했던 기억에서 시작하였는데 불면증을 자주 경험해온 저는 오히려 매일 쓰는 치약인 만큼 이것으로 숙면에 작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본래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실험하는 것을 좋아했던 저였기에 실험을 하고 데이터를 정리하고 특허를 내는 이 과정들을 즐겁게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단지 연구만으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었다. 직원 없이 홀로 시작한 1인 기업이었기에 학업을 이어가며 연구, 회계, 마케팅, 유통 등 회사의 모든 일을 이끌어 나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결국 저는 제가 꿈꾸던 “슬리피쉬”라는 회사를 만들어 내었고, 또 제가 ‘이런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제품을 실현할 수 있었다.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저는 다양한 전공을 하는 사람들과 접촉할 기회가 필연적으로 많았다. 이 때 만난 사람들 중 대부분은 졸업하면 한의사가 될 텐데 왜 사업을 하는지 궁금해 했다. 그때마다 정확한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그에 대한 제 대답은 “한의학의 다양화”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의학이 가진 기존의 이미지인 ‘한의원’에서 빠져나와 다양한 분야에서, 한의사는 한의원에 있어야 한다는 국민들의 인식을 바꾸자는 것이 제 생각이었다.

“다양화야말로 한의학이 나아가야 할 길이다”

저의 이런 생각은 학교에서 받은 영향이 크다. 제가 신입생이던 시절 인터넷을 통하여 “한의학의 위기”에 대한 많은 글들을 보고, 한의학의 미래에 대해서 불안감을 가졌던 시절이 있었다. 이 때, 의대를 가고자 휴학을 한 동기를 보며 크게 갈등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저는 불안감을 안고 있는 것 보다는 내가 이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본과2학년이 되어 병원교수님들의 수업을 듣게 되었다. 그러던 중 내과학 시간에 한의학의 세계화에 대한 강의를 하신 교수님의 수업을 듣고, 다양화야말로 한의학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저만의 해답을 찾게 되었다.

앞으로 졸업 이후에 제가 어떠한 일을 하게 될지 저는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제 적성으로는 임상을 하는 것 보다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것들을 배워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일을 하고 싶다. 미래의 한의학이 다양한 분야에서 인정을 받아 세계화로 이어지고, 한의학이 주류가 되기를 기원한다.

‘기가 막힌다’, ‘기가 세다’ 한의학 용어만큼 한의학도 대중화 기대

장학생4(김봉주)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본과2학년 김봉주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한의학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한의대에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고질병이 한의원에 갔더니 싹 나았다는 얘기, 침을 맞았더니 엄청 시원하더라는 얘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개중에는 이런 말도 나온다. “너는 한의학 믿냐?”

그 이후 한의학을 믿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 보았다. 일반적인 경우에 믿는다는 말은 종교나 신앙, 불확실한 무언가에 대해서 쓰는 말인데, 그렇다면 한의학은 과연 종교나 신앙, 불확실한 것이란 말일까. 그 날 이후 저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한의학을 공부해 왔다.

공부를 하다 보니 배운 내용과 모순된 부분이 생기기도 하였고,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생기기도 하였다. 그런 경우가 발생할 때는 이해를 하지 못하니 무작정 외웠다. 한의대생인 저도 이러는데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일반 사람들이야 오죽할까.

그러던 중에 올해 수업을 들으면서 이 해답의 실마리를 찾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약리학과 방제학 수업을 들으며, 현재 한의학이 가지고 있는 논리를 이해하고 풀어내기에는 현재의 과학 수준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말이다. 또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복잡계 이론, 양자역학 혹은 그 이상에서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기가 막힌다.”, “기가 세다.”, “간에 기별도 안 간다.” 등 한의학과 관련된 관용어구를 씀에도 대중들에게 한의학은 친숙하지 않은 존재인 것 같다. 가령, 한약을 먹는다고 하면 “보약 먹고 있어?” “돈 많나 보다. 비싼 거 먹네.”란 말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대중들에게 한의학과 한의원은 자연친화, 웰빙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나 비싸다, 건강기능식품과 비슷한 이미지가 강한 것 같다.

어쩌면 이것은 지금의 한의사 선배님들과 미래 한의사들의 숙제일지도 모르겠다. 인터넷 상에선 한의학이 아직도 동의보감만으로 공부한다며 공격을 받는 지금, 제가 바라는 한의학은 대중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친근한 치료의학이 되었으면 좋겠다.

저는 실마리 아닌 실마리만 가진 채 한의학도로서 4년을 보내는 길목에 섰다. 신입생 시절, 본과 선배님들을 보면 한의학을 거의 마스터한 것 같이 보였지만, 제가 본과가 된 지금은 그 선배님들도 다 지금의 저와 비슷한 수준의 지식으로 이해하고, 외우고, 고민하며 공부를 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나름 재미있기도 하다. 혹자는 한의학이 공부하면 할수록 공부 양이 늘어나는 학문이랬는데, 그 역경이 벌써 눈앞에 선하다.
그래도 괜찮다. 저는 한의대에 입학하며 세상의 모든 병을 고치리라는 무모한 다짐을 이 순간에도 마음에 품고 공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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