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교류협력 사업은 어떤 상황서도 지속돼야 한다”

박재만 원장

박재만 원장, (사)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총무이사로 활동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사)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총무이사를 맡아 남북간 의약품 지원 및 보건의료 협력 사업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박재만 원장(성남시 길벗한의원)을 만나 보았다.

2005, 2008, 2018년 등 세 차례 방북
왕진가방 보내기, 北 병원 현대화 사업
南北 미래 통일의학으로서 충분한 가치
北 의료전달 체계 빠르게 발전 중
허준·이제마 묘소 상호 방문 기대
협회 차원 남북 교류 활성화 바래


박재만 원장(길벗한의원)이 (사)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이하 지원본부) 활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지난 2005년 우연한 기회로 방북단에 포함돼 평양을 방문하게 되면서부터 시작됐다. 2005년 첫 평양 방문 이후 2008년 개성, 2018년 평양에 이르기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지원본부와 함께 방북한 바 있다.
통일부 비영리민간단체인 지원본부는 1997년 발족 이후 20여 년간 34회에 이르는 북한 방문을 통해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 건립, 철도성병원·대동강구역병원 현대화사업, 어린이영양관리연구소 지원, 왕진가방보내기운동 등의 대북지원 활동을 해왔다.
지원본부에서 총무이사와 기획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 원장은 올 11월 17일부터 20일까지3박4일간 평양을 방문한 바 있다.

C2193-38-2

가장 최근의 방북 목적과 주로 어떤 활동을 했는가?
이번 평양방문은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가 그동안 지원했던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을 방문해서 우리가 보냈던 의료물자들이 잘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북측 보건의료시설 견학과 북측 관계자들과 함께 남북 보건의료 협력사업에 대해 협의했다. 이번 방북은 9년 가까이 남북간 교류협력이 차단되었다가 올해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교류협력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보건의료분야 교류협력의 시작을 알리는 방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북한 방문을 통해 느낀 북의 의료현황은 어떠한가?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 옥류아동병원, 류경치과병원, 류경안과종합병원 등을 방문했는데 북에서 최고의 의료설비를 갖춘 병원들인 만큼 최상급 병원이었다. 최근 북에서는 먼거리의료봉사체계(우리식 표현으로 원격의료)를 강조하고 있는데 도 단위 의료기관과 화상회의를 통해 환자 치료대책을 세운다는 점이 새로웠다.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은 평양시 만경대구역의 어린이병원인데 여기에서는 원내 의료정보 전산망을 깔고 있다는 것도 전과 달라진 점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취임 이후 북에서는 과학기술을 매우 강조하고 있었는데 각급 병원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었다.
평양시 사동구역에 위치한 장천남새전문협동조합을 방문해서 리인민병원도 둘러보았는데 호담당의사제(우리식 표현으로 주치의제)가 작동하고 있었다. 만경대구역종합병원이나 장천리인민병원에서 본 주민들마다의 건강기록부는 우리와 다른 주치의제도의 증거였다. 모든 의료진들의 명찰에 적혀 있는 ‘정성’이라는 문구는 의료인들이 인민들에게 봉사한다는 정신을 표현하고 있었다.
류경치과병원에서 만난 치과의사에게 남에서는 의사 직업을 선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나라에서 의사들은 할 일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 하지만 인민을 위해 일한다는 보람으로 산다”고 답했다. 북은 전에 비해 의료설비, 의학기술, 의료전달체계 등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가고 있다.

제약공장 등도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성제약종합공장과 평양치과위생용품공장을 방문했다. 다양한 의약품과 치과위생용품들을 GMP 설비를 구축해 전산화, 자동화 시스템 속에서 다량으로 생산하고 있었다. 일반 약국도 방문했었는데 다양한 약들이 전시, 판매되고 있었다. 전에 비해 다양한 의약품과 건강용품들이 생산, 공급, 판매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한에 의료지원을 하는 부분에 있어 가장 시급한 것은?
현재 의료지원은 미국의 대북제제로 거의 차단된 상황이다. 남북 정상간 협의는 세번이나 했지만 실무적 추진은 정체 그 자체다. 의료지원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교류협력이 추진되려면 우리 정부는 민족의 입장에서 대북제재를 해소, 완화해가야 한다. 의약품 한 알, 비닐 한 조각까지도 미국의 대북제재 리스트 체크를 당해야 한다면 남북 정상의 만남이 한반도에 따뜻한 봄이 아니라 다시 냉혹한 겨울을 불러올지 모른다.

북한과 교류사업을 하면서 어려움에 봉착하는 때는?
남북간 교류협력은 인도주의적인 사업이지만 매우 정치적인 사업이다. 남북간 정치군사적 대립이 극명할 때는 교류사업은 완전 중단된다.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때처럼 남북간 파국적 대치는 민간단체들의 대북지원과 남북교류마저 꽁꽁 얼어붙게 만든다. 남북의 통일을 지향해간다면 최소한 교류협력 사업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속하게 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

남북간 한의학 관련 교류는 어떻게 이뤄지는 것이 좋다고 보는가?
남측 한의학과 북측 고려의학은 민족의학으로서 공통점 만큼이나 미래 통일의학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2003년 1차, 2006년 2차 남북 민족의학 학술토론회에 이어 3차 학술토론회를 조만간 개최해 서로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면 좋겠다. 경기도한의사회에서 제안한 남측 허준묘소(경기도 파주시)와 북측 이제마 묘소(함경남도 함주군)를 상호 참배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지원본부에 한의사들이 더 많이 참여하기 위해선 어떻게 하면 되는가?
지원본부가 벌이는 남북 보건의료 협력사업에 많은 한의사들이 참여하고 후원해주면 좋겠다. 최근에 하고 있는 원료의약품 북송 캠페인에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남북 인적 교류와 더불어 침공장 건립, 고려약공장 건립, 고려약재 생산 및 가공공장 건립 사업 등 큰 규모의 사업에서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와 대한한의사협회가 협력해가길 기대한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지원본부는 정부 당국간 협력 속도에 맞춰 민간단체로서 남북 보건의료 협력사업을 지난 20년간 해온 것처럼 열심히, 진정으로 해 나갈 것이다. 과거에는 남에서 북으로 일방적인 인도적 지원이 주였다면 이제는 남북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상호협력 방식을 찾아야 된다.
남북간 인적교류와 더불어 남북 보건의료제도 연구, 그리고 공동의 협력 사업을 찾아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대한한의사협회 남북민족의학협력위원으로서 북측 고려의학과의 협력사업도 협회 차원에서 함께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

C2193-38

<한의신문(www.akom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