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나요법 급여화 원년 –

한의 의료서비스의 사회적 역할, 기회와 도전

신병철회장신병철 척추신경추나의학회 회장
(부산대학교 한방병원장)


이제는 한의 의료 서비스도 국민건강보험과 의료실손보험 보장체계 안으로 진입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시대적인 과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2018년 현재, 추나요법의 급여화 진입 모형은 다른 한의의료기술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등재되려면 해당 의료 행위의 유효성, 안전성 및 경제성을 의료기술평가에 의한 급여 모형의 수준으로 입증해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추나요법 급여화 모델이 가장 중요하고 주목받는 이유는 한의계 최초로 보편적 급여 진입 모형을 따라 체계적으로 행위정의와 수가 개발, 재정추계, 시범사업, 본사업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밟아서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된 한의의료기술이라는 점입니다.
척추신경추나의학회 회장으로서 추나요법 급여화의 결실을 맺어주신 한의계 구성원, 정부 당국자, 심평원 수가등재부 관계자 및 국책 연구기관 연구자 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표하며, 추나요법 급여화가 국민적 요구에 의해 시행되는 만큼 근골격계 질환으로 고통받는 국민들께도 질 높은 추나 진료로 보답해야 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짐해 봅니다.
2019년 추나요법 급여화 원년을 맞이하여 한정된 지면이나마, 추나요법 급여화가 한의 의료서비스에 미칠 파급효과 및 향후 보험급여의 발전방향에 대하여 간략히 의견을 밝히고자 합니다.

추나요법 보험급여화 진입 과정

척추신경추나의학회는 2012년 이사회에서 급여화에 대한 소극적 입장에서 적극 추진 입장으로 방향을 선회한 뒤, 『추나요법 급여화 대비 연구』(2012), 『추나요법의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연구』(2014),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급여 시범사업방안 연구』(2015)를 발간하면서 급여화 대비 사전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하였습니다. 때마침 정부에서는 <‘14~‘18 중기보장성 강화정책>을 수립하고, 2015년 2월 건정심에서 “국민들의 요구도가 높은 근골격질환의 한방 치료 분야에 대하여 건강보험의 보장범위 확대, 특히 근골격질환의 추나요법에 대하여 효과성 검토, 시범사업 등을 수행하며 타당성 검증을 통하여 단계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를 근거로 2016년 정부와 심평원, 공급자단체(협회, 병원협), 학계(학회, 대학)가 시범사업 자문회의를 통해 수가 개발을 마치고, 2017년 2월 시범사업을 전국 65개 기관에서 실시하게 됩니다.

한의사 고유의 수기치료 기술인 추나요법이 급여화에 성공한 것은 본 학회와 전국 12개 한의과대학(원)이 협력하여 교과서 편찬, 학회지의 한국연구재단 등재지 진입 등 지식과 기술을 체계화하고 학문적 토대를 튼튼히 세웠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급여화 과정에서 특히 ‘추나의학교수협의회(의장 차윤엽 교수)’는 추나의학 기본 교육과정 표준화와 한의과대학(원)의 공통 강의교안 개발 등에 커다란 역할을 하였습니다. 또한 본 학회는 2016년 국제 수기근골의학 연합회(FIMM)에 회원국(1국가 1학회)으로 가입하여 국제 수준의 교육훈련 기준을 수용하는 등 술기 교육훈련 표준화에 대한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에 앞서 본 학회는 25년 전통의 ‘추나의학아카데미’를 통해 체계적인 추나요법 교육훈련을 제공함으로써 한의사 사회에 추나 술기를 널리 보급하고 추나 임상 진료를 확산시켰습니다. 24기 3,987명의 회원을 양성 배출하는 동안 교육 내용을 부단히 개선해 왔고, 2011년부터 ‘추나요법 표준강사자격 인증시험(CIQ)’ 제도를 도입하여 전문 강사에 의한 교육을 실시하여 내용을 표준화하고 전국 어느 곳에서나 훈련의 질을 평준화 하였습니다.
이는 추나 치료의 대중적 지지 기반 확대로 이어져 추나요법 시범사업 연구결과 환자의 추나치료 만족도가 92.8%에 달하였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18년 11월 29일 건정심을 통과하여 2019년 3월부터 추나요법 급여화 원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추나요법 급여화에 따른 파급효과

추나요법의 급여화가 시작되면 환자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어 향후 환자의 추나 진료의 진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일선 한의병·의원에 추나요법 환자의 증가가 예상됩니다. 추나요법은 비약물, 비수술 수기치료요법으로서 근골격계 질환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에 대한 접근성과 선택의 폭을 늘려주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추나요법 급여화의 효과는 비급여항목으로 머물렀던 탕약, 약침술이나 우수한 한의의료 기술들이 속속 다양한 형태의 한의의료서비스 보험급여 진입을 추진하고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추나요법 급여화 진입 모형은 타 한의의료기술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또한 한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보험 상품 개발도 촉진할 것이며, 현재 낮은 수가에 머무르고 있는 자동차보험 추나요법 수가에도 영향을 미쳐서 조만간 상대가치점수에 산출된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향후 도전과 과제

11월29일 20차 건정심 회의에서 통과된 본사업 재정추계 규모는 약 1100억원선으로 추정되며, 일반적인 건강보험 보장율인 70%(본인부담율 30%)에 못 미치는 50%에 불과하고 행위별로 심지어 본인부담금이 80%에 이른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시술자 1일당 18회 제한 및 수진자(환자)당 연간 20회 제한 등 많은 제한 조건이 붙어 있어서 이번 결과에 한의계에서는 겉으로는 환영하면서도 내심으로는 불만어린 목소리가 분명히 나오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반면에 첫 술에 배부르랴는 속담을 거론하면서 이런저런 조건들이 차차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도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이번 결정 내용에 ‘향후 2년간 질 관리 모니터링’을 시행하기로 한 부분입니다. 정부는 이런 제한 조건 외에도 재정추계를 감안하여 표준화된 추나요법이 아닌 질 낮은 추나요법이 공급되지 않도록 ‘추나요법 시술의 질 관리’까지 강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일선 한의 병·의원에서는 향후 2년간 적정진료와 환자 중심의 질 높은 추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본 사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나갈 수 있도록 동료 한의사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할 때라 할 것입니다.
본 학회는 회원교육을 통해서 정부의 질 관리 정책에 적극 협력할 생각이며, 불합리한 제한 요소가 있다면 관련된 근거를 확보하고 정리하여 추나 진료를 수행하는데 있어 장애 요소를 제거하는데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척추신경추나의학회는 금번 추나요법 급여화 진입을 통하여 기술 및 교육표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였으며 이의 확보를 위하여 대한한의사협회와 함께 보수교육을 통한 한의사 재교육 강화, 한의과대학 추나의학 교육의 체계화, 추나의학회 내부 표준화 교육역량 강화를 도모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러한 추나의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충분한 연구지원이 필요하므로, 이에 대한 방안과 계획도 수립할 예정입니다.

끝으로 추나요법 급여화를 위해 노력하여 주신 추나학회 회원 여러분과 임직원 및 명예회장인 신준식 대한한방병원협회장님,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님과 중앙회 임직원, 한방재활의학과학회 교수님들과 초기 방향 설정에 도움을 준 마선희 부장 등 제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한의계 구성원 모두의 염원을 결집해서 협력한 결과로 추나요법 급여화 원년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1952년에 법제화된 신흥 의료 전문직인 한의사의 명운이 이제는 보험 진입 여부에 달려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2019년 추나요법 급여화 원년을 맞이하면서 한의계는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야 합니다. 한의 의료서비스의 보장성 확보와, 점진적인 성장, 건강한 발전을 위해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C2192-05

<한의신문(www.akom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