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병원서도 의료기기업체 직원이 ‘대리수술’

감사원, ‘군 보건의료체계 운영실태’ 감사보고서에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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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최근 의료기기업체 직원에 의한 대리수술이 잇단 방송을 통해 그 실체가 폭로되며 사회적 파장이 야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관행은 군병원에서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감사원이 11일 발표한 ‘군 보건의료체계 운영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감사기간 중 ’17년 10월1일부터 ’18년 3월31일 사이에 A병원에서 이뤄진 전방 및 후방 십자인대 수술을 대상으로 수술실 CCTV 자료 등을 확인한 결과 12건의 전방십자인대 수술 등에서 담당 군의관 6명이 의료인이 아닌 의료기기 납품업체 직원 B씨로 하여금 수술실 내에서 의료행위를 하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의무사령부는 지난 ‘15년 8월 의료기기 납품업체 직원의 수술 참여 및 의료 보조행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수술실태조사를 통해 A병원 등 군병원에서 의료기기 납품업체 직원의 수술 참여 및 의료 보조행위를 확인한 후 ‘15년 8월25일 군병원 내 의료기기 납품업체 직원의 수술 참여 및 의료 보조행위를 금지하도록 지시한 이후 군병원 수술실 내에서 의료인이 아닌 자의 의료행위가 이뤄지지 않도록 구체적인 재발 방지대책 등을 마련하거나 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군의관인 C씨의 경우는 의료인이 아닌 B씨에게 ’17년 11월6일 전방십자인대 수술이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전방십자인대 수술에 필요한 ‘건(腱)’을 납품하도록 요구하고는 수술 당일에 C씨가 수술실에 들어오도록 조치했다. 이후 C씨는 위 수술시 B씨에게 자신을 도와 의료행위를 하도록 해 B씨가 10여분간 수술도구인 확공기를 이용해 환자의 무릎 부위에 구멍을 뚫게 하는 등 총 4회에 걸쳐 의료인이 아닌 자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도록 했다.

이에 C씨를 비롯한 6명의 군의관들은 감사결과를 수용하면서 “의료법 제27조 제1항에 위반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의료인력이 부족해 의료인이 아닌 의료기기 납품업체 직원으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도록 했다”고 답변했으며, 실제 의료행위를 한 B씨는 “자신의 행위가 의료법에 위반되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수술재료를 납품하기 위해 군의관에 지시에 따라 의료행위를 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이 같은 답변에 대해 “의료법에 위반되는 것을 알면서도 의료기기 납품업체 직원에게 직접 연락해 수술실에 들어오도록 조치하고, 수실실 내에서 의료행위를 하도록 한 것은 법령을 준수해야 할 군의관이 업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은 것이며, 설령 자신이 혼자 하기 어렵다면 다른 군위관의 도움을 받는 방법 등도 고려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같은 군의관들의 답변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의무사령부는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는 한편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군병원 내 수술실을 통합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재발 방지대책을 수립하며,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같은 행위에 대해 국군의무사령관에는 의료인이 아닌 자로 하여금 ‘의료법’ 제27조제1항을 위반해 의료행위를 하도록 한 군의관들에게 ‘군인사법’ 제59조의 규정에 따라 징계처분(경징계 이상)할 것과 함께 의료인이 아닌 자가 군병원에서 의료행위를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휘·감독을 철저히 할 것에 대한 주의 조치를 내렸다.

또한 해당 군의관 6명 및 의료기기 납품업체 직원 B씨에 대해 고발 조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의료법’ 제66조제1항제5호의 규정에 따라 자격정지 등 행정처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위법내용을 통보하며, 앞으로 의료인이 아닌 자가 군병원에서 의료행위를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통보’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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