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출신이 산하기관 감독?…식피아 우려 재점화

올해 식약처 퇴직자 4명, 단독 지원해 100% 합격
살충제 계란업체 해썹 인증 받아…관리 부실 도마 위

낙하산표

[한의신문=윤영혜 기자]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출신 퇴직 공무원들이 공공기관장 및 상임이사로 대거 낙하산 임명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식피아(식약처+마피아)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에 한국형 마피아 관료들로 인해 더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료집단과 이익집단 간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임명된 식약처 산하기관 신규 임원 7명 중 4명이 식약처를 퇴직한 공무원으로 조사됐다. 윤 의원이 식약처와 각 산하기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관은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이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은 지난 5월 2명의 상임이사(기획경영·인증사업)를 임명했는데 모두 식약처 출신이었다. 이를 포함해 이 기관의 역대 임원 4명은 모두 식약처 출신이다. 지난 2014년 설립 직후 임명된 기관장(원장)과 2017년 2월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과 통합 후 새롭게 임명된 원장이 식약처 퇴직 공무원이다.

안전관리인증의 연봉은 식약처 산하기관 중 가장 높다. 원장이 1억3500만원, 상임이사가 1억800만원이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은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인증기관이다. 그러나 최근 부실 인증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문제가 된 ‘살충제 계란’과 지난달 2000명 넘는 식중독 환자를 발생시켰던 한 식품업체의 초코 케이크가 모두 해썹 인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식약처 출신이 산하기관에 앉아있는데 식약처가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연봉 1억500만원의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원장에도 지난 7월 식약처 출신 고위 공무원이 뽑혔다. 연봉 9200만원의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센터장(기관장) 자리도 지난 2월 식약처 출신 공무원이 차지했다.

올해 뽑은 4곳의 임원 자리는 각각 식약처 퇴직 공무원이 1명씩 신청했고 100% 합격한 셈이다.

식약처 출신 공무원이 산하기관 임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식약처 산하 공공기관은 총 6군데다. 4일 기준 이들 기관이 임명한 역대 기관장과 상임이사는 총 25명인데, 이 중 60%인 15명이 식약처 출신 퇴직 공무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1999년 설립된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7명의 임원 중 6명이 식약처 출신이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원장(상임이사) 연봉은 9600만원으로 파악됐다.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과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도 각각 2명과 1명의 식약처 출신 공무원을 임원으로 뽑았다. 식품안전정보원이 유일하게 식약처 출신을 지금껏 임원으로 뽑지 않았다.

윤종필 의원은 “기타 공공기관·일반 산하기관 등은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를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이사회 운영이나 임원 임명, 예산회계와 같은 주요 사안에서 자율성이 보장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식약처 퇴직 공무원을 대거 임명하면 특혜 논란이 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윤 의원은 “투명성이 제고되지 않은 상황에 식약처 출신을 산하기관에 내려보내면 식약처 내부의 줄 세우기 경쟁만 심화시킬 뿐”이라며 “산하기관 내부승진이나 전문 경영인 선임을 통해 임원을 임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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