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나와 이웃을 살리는 운동이죠”

5년만에 마라톤 재출전하는 주승균 원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다음달 중앙일보 개최 마라톤에 참여하는 주승균 평강눈치코치한의원 원장을 만나 5년만에 마라톤에 도전한 이유와 마라톤이 스스로에게 갖는 의미 등에 대해 들어봤다. 1999년부터 희망 기부 마라톤을 참여해 온 주승균 원장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마라톤에 참여해 몸이 불편한 이웃에게 희망을 전해 왔다.

주승균
주승균 평강눈치코치한의원 원장.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Q. 중앙일보에서 11월에 개최하는 마라톤에 참여한다.
A. 30대 중반부터 꾸준히 이어온 마라톤이다. 5년만에 다시 도전하게 됐다. 주일에 열리는 춘천 마라톤은 저의 신앙생활에 지장을 주기도 하고 이미 40여회 완주를 하기도 해서 참여하지 않게 됐다. 이번에 서울에서 하는 중앙일보 마라톤은 첫 마라톤을 시작한 대회라는 상징도 있고, 아침에 뛰고 와서 오후 예배를 참석할 수 있을 것 같아 참여의 뜻을 굳혔다.

Q. 5년 전부터 마라톤을 뛰지 않은 이유는.
A. 달리기를 시작한지 15년쯤 되던 해인 2013년 즈음에 마라톤에 대한 회의가 왔다. 내가 왜 달려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침 교회에서 하는 활동도 많아지다 보니 매주 일요일마다 훈련과 대회를 나가서 뛰어야 하는 일이 버겁게 느껴졌다. 그렇게 안 뛰게 된 게 해를 거듭하며 5년이 지났다. 안 뛰다보니 내가 왜 뛰었나 하는 답을 다시 찾게 됐다. 이제는 그 답을 찾았다. 뛰면서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다시 한 번 가지게 되었고, 내 옆에 함께 달리며 호흡하는 동료와 이웃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힘을 얻고 다시 도전하게 됐다.

Q. 마라톤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1999년 중앙일보에서 시작한 하프마라톤에 처음 참여했다. 한참 젊은 때였고, 운동도 좋아하고 체력이 좋았으므로 마라톤을 뛰면서 의미 있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988년부터 활동해온 중증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만난 장애인들이 생각났다. 지금은 시설의 이사로 등록되어 활동하고 있는데, 당시에는 막연하게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마라톤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참여하게 된 게 ‘희망의 마라톤’이다. 장애우와 사랑을 나누기 위한 취지로 시작된 희망의 마라톤은 1미터를 달릴 때마다 1원씩 희망기금으로 적립된다. 2002~2003년에는 시각장애우 13명, 비장애우 13명과 희망의 끈을 잡고 전국 500km 대장정을 하면서 3700만원의 모금으로 3명의 중증장애우 수술을 무사히 마치게 하기도 했다.

Q. 마라톤을 하며 인상 깊었던 이슈는.
A. 마라톤을 하면서 질환을 발견하고 이를 치료하게 된 일이다. 의사면서도 달리기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 있었던 것 같다. 열심히 달리면 혈관도 청소되고 건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게 가족력이 있었다. 아버지께서 혈관 쪽 질환이 있어서 고혈압으로 일찍 돌아가셨는데, 내게도 관련 질환이 올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어느 날 평소와 같이 달리기 연습을 하려고 출발을 하는데 가슴이 뻐근하고 사지가 저려오면서 뭔가 큰 일이 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심장 전문의에게 진단 받아보니 협심증이라고 했다. 결국 심장에 영양공급을 하는 세 혈관, 관상동맥 중에서 가운데 줄기가 70% 막혀서 스탠드를 박는 시술을 2003년에 하게 됐다. 그 때가 스물다섯 번째 완주할 때였는데, 의사는 절대 다시 뛰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죽어도 뛰어야겠다고 해서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기도 했다. 시술 후 6개월 뒤에 다시 뛰게 되면서 2013년까지 15번을 더 뛰었다. 누군가는 열심히 대회에 참여해서 전력질주 하다가 돌연사를 한 경우도 있는 걸 보면, 저의 경우 마라톤이 자신을 살렸다.

Q. 오랜만에 시작하면서 난관은 없었는지.
A. 그동안 다른 운동은 많이 해 왔지만 마라톤을 할 때와 쓰는 근육이 달랐다. 예를 들어 테니스를 할 때 쓰는 근육과 마라톤을 하며 쓰는 근육이 달라서 다시 훈련을 시작할 때 근육의 뻐근함이나 호흡 등도 다르다. 그래도 달리면 달릴수록 예전의 느낌이 떠올라서 새삼스러운 기분이 든다. 또 피부를 스치면서 지나가는 공기와 달리며 빠르게 지나가는 광경들이 호흡을 통해 느끼는 점이 좋다. 살아있는 느낌을 다시 받는다. 도전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

Q. 이번 마라톤의 완주 목표 시간은.
A. 체력 관리는 근력에 대한 차이 때문에 정상적인 다른 아마추어 선수들이 보면 좀 무모하다 싶은 생각도 들 수 있다. 하지만 예전부터 기록보다는 완주를 목표로 해 왔다. 이번에도 4시간 40분 정도를 목표로 하면 완주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보다는 늦는 페이스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준비 중이다.

Q.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요즘 한의원이 많이 힘들다. 25년 넘게 임상을 해 오면서 지금처럼 어려웠던 적이 없다고 생각될 정도인데, 갓 졸업하거나 10년 미만의 원장님들의 타격은 더욱 클 것이다. 누구나 힘든 시기이지만 이럴 때 일수록 저는 더욱 육체적인 단련을 했던 것 같다. 소리도 지르면서 세상에 대해 한 번 스트레스를 날려 보는 거다. 우리 회원들도 몸과 마음이 움츠려들어 원내에만 있지 말고 봉사활동이나 달리기 등 활동으로 체력을 관리하다보면 정신이 강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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