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케어 재원 조달, 보험료 인상보단 국고 지원 늘려야”

[한의신문=윤영혜 기자]5년간 약 30조원이 투입될 예정인 문재인 케어의 재원 조달과 관련, 건강보험료를 높이기보다 국고 지원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성공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위한 건강보험 재정의 역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출 대비 수입이 더 많이 걷혀 지난해 기준으로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이 20조 7000억원 정도 남아 있게 된 상황”이라며 “향후 국고 지원금을 얼마를 가져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트렌드를 살펴보면 보험료 부담은 감소하고 국고 지원금은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실제 신 연구위원이 의료보험 제도를 도입한 국가 중 ‘보험료와 국고 지원간 비중의 외국 사례’를 살펴보면 독일의 경우 보험료 대비 국고 비율이 지난 2014년 5.52%에서 2015년 6.16, 2016년 6.73%, 2017년 6.67%로 꾸준히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역시 같은 기간 동안 0.6%에서 0.7%, 0.8%, 1.5%까지 올라 두 배 이상 국고 지원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였다.

보험료 인상보다 국고 지원을 늘리는 게 바람직한 이유로는 ‘형평성 제고’, ‘고용과 성장’을 꼽았다.

2017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가구 소득 수준에 따른 월평균 세금 및 소득세’를 살펴보면 중산층 이하의 계층은 세금 대비 보험료 부담이 높은 반면 고소득층은 적게 부담하고 있어 세금을 통한 국고 지원 증가가 형평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또 2008년 OECD에 따르면 보험료에 대한 지속적인 의존이 고용과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료를 올리게 되면 사용자 입장에서 부담이 늘어나 고용을 주저하게 될 수 있어 OECD는 가급적 세금을 내는 방향으로 전환하라는 권고를 했다는 것이다.

패널토론에서 정현준 참여연대 실행위원은 “결국 20조원의 적립금이 있다는 사실은 이명박근혜 정부부터 현재까지 많이 걷고 못 썼다는 얘기”라며 “이 거버넌스는 가입자인 국민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위원은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사회보험 재정 건전화를 발표하면서 건보 흑자로 재정을 운영하겠다고 했는데 이전에 확인하니 3년 이상 채권이나 펀드에도 20조원이 가입돼 있었다”며 “이렇게 쓰면 안 되는 돈이다. 결국 돈을 많이 남겨서 국고 지원을 줄이려고 했다는 건데 예전 정부의 적폐 중 하나를 문 정부도 주장한다면 실망”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또 그는 “사회보험 제도를 실시하는 해외 국가들의 경우 환자가 아픈 기간 동안 일을 못하기 때문에 소득까지 현금으로 보전해 주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상병 수당을 실시할 의지도 안 보이면서 막대한 금액의 현금을 쌓아놓고 있다”며 “적립금은 한 달 분 정도만 보유하고 나머지를 보장성 강화에 쓰는게 적폐 청산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좌장을 맡은 정형선 연세대 교수 역시 “보장성 강화를 위해 건강보험은 단기적으로는 적자가 나야 한다”며 “보험료를 당장 올리지 말고 정부의 국고로 지원한 뒤 나중에 적자가 날 경우 보험료를 올리면 된다”고 조언했다.

정부 대표로 나온 정경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사실 금년에 누적적립금을 쓴다는 것은 돌려 말하면 단기적으론 적자가 난다는 얘기”라며 “예전에도 보장성 강화 대책 발표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30조원을 투입해 재원 조달 방안까지 같이 발표하다보니 재정 문제가 부각되며 걱정을 많이 하는 구조로 가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누적적립금 20조원이 있는데도 이번에 건정심에서 보험료를 전년대비 3.49% 인상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이 동의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본다”며 “국고 보조금은 기획재정부와 논의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국민의 기대 수준으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송구하지만 정부 재정을 감안할 때 7000억원 증가가 적은 금액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에 제출된 2019년 건보 가입자 지원 예산안은 보험료 예상 수입의 약 13.6%(일반회계 10.3%·건강증진기금 3.3%)인 7조8732억원으로 확인됐다. 올해에 견줘 약 7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애초 복지부는 8조300억원(보험료 예상 수입의 13.9%)의 편성을 요청했으나 기획재정부의 예산심의 과정에서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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