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자연관, 조류독감 문제 등 현대 방제학 해결 위한 보완적 관점 제시”

허준박물관, 12주년 기념 학술세미나 ‘동의보감의 새로운 가치’ 개최

동의보감
허준박물관 12주년 기념 학술세미나가 지난 23일 서울 강서구 허준박물관 2층 시청각실에서 열리고 있다.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자연과 병이 별개가 아니라고 보는 동의보감의 자연관이 바이러스를 병으로 보고 이를 근절하려는 현대 방제학의 한계를 보완해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허준박물관은 지난 23일 서울 강서구 허준박물관 2층 시청각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허준박물관 개관 12주년 기념 학술세미나를 진행했다.

조영숙 성균관대 교수는 ‘AI 사태를 통해 돌아본 ‘동의보감’의 자연관과 사회치료’ 발표에서 “동의보감 자연관을 일관하고 있는 논리는 자연과 생명체가 둘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대의 방제와 대응논리는 병을 자연과 분리해 보는 데서 문제점이 발생한다”며 “이런 방법이 병을 퇴치하는 데 공헌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병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는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동의보감의 자연관과 생명관에 나타나는 생명체의 유기적 관계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영숙 교수는 이어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은 집중적인 가금류 생산 관련 거래 시장 시스템과 관련돼 있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한다. 그러므로 야생 조류를 AI의 주범으로 몰아 죽이는 게 AI 발생의 통제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며 “야생조류는 인간의 편의를 위해 길러지는 가금류에 의한 AI의 피해자이다”고 밝혔다.

조영숙 교수는 또 “자연은 결코 인간이 만든 틀에 순응하지 않는다. AI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이 바이러스는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알 수 없고 다만 자연치유력이라고 하는 자연 환경의 면역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추정할 뿐이다”며 “지구 생명체를 잇고 있는 생명의 그물망에 이상이 생긴다면, 인간의 건강 역시 보장할 수 없다. 이 논문에서 살펴봄 동의보감의 중심 논리는 바로 인간의 자연이라는 점이다. 인간의 생명은 자연과 서로 연결돼 있고 자연의 운행법칙과 인체의 순환 논리가 같은 흐름 속에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동의보감은 사람이 자연의 변화를 알고 그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자연을 파괴하면 생명의 근본이 파과된다고 보는데, 요즘 같은 AI 사태를 겪을 때 우리가 좀 더 정숙한 마음을 받아들여야 할 중요한 교훈이다”고 강조했다.

유철호 경희대 교수는 ‘명의 유이태와 허준의 스승이라는 유의태’ 발제에서 허준의 스승으로 알려진 유의태와 조선 명의유이태의 차이를 한국구비문학대계, 5도(五道) 정신 등의 근거를 들어 설명했다.

한편 동의보감의 현대적 가치를 발견하고 새로운 계승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세미나는 박완수 대한한의사협회 수석부회장, 김병희 강서문화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장생을 위한 염원’ 전시와 함께 개관 12주년 기념 행사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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