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들 “왜 한의난임치료를 정부서 지원해주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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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민보영 기자] “제가 말주변이 없어 발표를 잘 못 하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시선은 둘 곳 없는 듯 바닥을 향해 있었고, 떨리는 목소리는 메마른 듯한 음색을 냈다. 한 달 전, 충남시한의사회가 주최한 저출산 극복 공청회에 참여한 김혜진(가명)씨의 모습이다. 한의 난임 사업을 위한 공청회에서 김 씨는 공청회 패널석에 앉아 있었다. 공석이 익숙지 않아 보이는 그가 어떻게 마이크를 들게 됐는지 의아했다.

그의 발표를 듣고 이유를 알게 됐다. 그가 말한 한의 난임 치료의 장점은 그 수줍음을 이길 수 있을 법 했다. “시험관시술을 받을 땐 호르몬 주사 탓에 속이 울렁거리고 소화가 안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한의원에서 한약을 먹으며 생활지도까지 받으니, 몸이 건강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임신이 될 거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침·뜸 치료는 생리 현상도 좋게 만들어 줬습니다.” 김 씨는 양의 산부인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난임이란 진단을 받고 한의원을 찾았다고 했다. 양의 치료가 몸과 마음을 상하게 했을 것 같았다.

그는 말을 이어갔다. 남편과 함께 난임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난임 원인을 알 수 없어도 여성만 고통 받는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는데, 남편과 난임 치료를 받으면서 그런 마음이 줄어들었습니다. 남편도 난임 치료로 더 건강해지기도 했고, 부부 사이까지 좋아져서 여러모로 잘 된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에는 난임의 주된 원인이 산모에게 있다는 인식이 있다. 이를 부정도 긍정도 하지 못하도록, 그의 수줍음은 고통을 자기 안으로 감추게 만들었을 테다. 남편과 받은 난임 치료는 이들 부부에게 아이와 건강 모두를 안겨준 듯 했다.

그의 발표는 막바지에 다다랐다. “저는 그래도 운이 좋았습니다. 천안시의 한의난임사업 지원을 받았거든요. 하지만 이 사업에 참여하지 못한 산모들은 왜 한의 난임 치료를 정부에서 지원해주지 않느냐고 불만을 토로하곤 합니다. 오늘 공청회를 통해 정부가 하루 빨리 한의난임사업을 지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저 같이 난임으로 고통 받는 전국의 환자들도 한의 치료를 받을 기회가 주어졌으면 합니다.”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난임으로 고통 받는 전국의 많은 김 씨에게 보내는 응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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